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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한국방문

집으로 돌아 가는 길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5. 8. 7.

40여 일의 긴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 가는 길.

집에서 짐을 재고 또 쟀는데도 공항 저울은 왜 그리 인색한지....

세 번이나 다시 싸고 또 풀고 또다시 정리하고....

그렇게 책을 놓고, 매실액 두 병이랑, 여름 이불을 모두 남겨 두고서야 비행기를 탔다.

9시간을 날아가서 새벽 4시에 두바이 공항에 도착을 했다.

공항에 들어서니 다들 여기저기 드러누워 잠들 잔다.

의자 위에, 쇼파 위에, 바닥 위에......

깨어 있는 사람이 드물정도.

새벽 4시에 커피 한 잔 시켜서 앉았는데...... 힘들다....

우리도 아예 자리를 잡자.....

에어컨 때문에 윗 공기는 찬데 바닥이 따뜻해서 좋다며 

아예 누운 하은이.

온돌 같단다. 어이없음.

그러더니 바로 잠이 들어 버렸다.

책 읽다가 게임하다가... 다시 책 읽다가..... 다른 게임하다가...

하빈이 잠자는 언니 몰래 사진 찍으며 재밌어 죽겠단다. ^ ^

아침 7시가 되니 모두 나가서 줄을 서란다.

그리고 셔틀버스 타고 다른 터미널로 이동을 하는데.... 헐~~~~ 멀다....

그리고 2시간을 기다렸다.

비행기 에어압축 뭔가에... 문제가 있다며.....

그리고 드디어 집으로 출발.

짐을 찾아 나오면서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드디어 집에 왔다.

태산이가 미친 듯 반기는 우리 집에.

딸들 제일 먼저 태산이부터 목욕시키고

산책 갔다 오고.

울 태산이 꿈이냐 생시냐.... 표정이다.

집이네....

외할머니의 고양이.

길고양이인데 친정엄마가 매번 먹을 것을 주다 보니

아예 장애인시설 봉고차 아래에 누워있을 때가 많다.

한쪽 눈이 실명을 했다.

다른 쪽 눈도 아픈지.....

참 재밌다.

친정엄마 목소리만 들리면 나와서 저리 아는 척을 한다.

그러고는 언니네 차 밑에서 눕는다.

우린 이름 없는 이 고양이를 외할머니 고양이라고 불렀었다.

외할머니 고양이는 자기를 이뻐하는 줄 아나보다.

친정엄마 주변만 맴돈다.

아픈 쪽 눈이 안쓰러운데...

참내.....

비가 와도 저리 우산 쓰고 나가서는 길고양이 밥을 챙기시는 친정엄마.

생선을 줄 때는 딸들 괜찮다 하지만 

고기를 주려 하면 외할머니한테 안된다고 

진숙이 줘야 한다고 

진숙이 불쌍하다며 길고양이만 챙기시는 외할머니한테

반기를 든다. 

형부 강아지 진숙이는 아프다.

외할머니 길고양이도 아픈데,

진숙이도 아프다.

사람을 무서워하고, 눈이 슬프다.

밥도 잘 안 먹어 형부가 돼지고기 사다가 매일 볶아서 준다.

외할머니 고양이는 안과에 가야 한다면,

형부 강아지 진숙이는 신경정신과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

왜 그리 슬프고 경계하며 방어를 하는지.

그래도 

딸들에게는 다가와서 손 냄새도 맡고

짖지도 않고 조금씩 친해졌는데.....

 

집에 와서 천방지축 태산이를 보니

외할머니 길고양이랑 진숙이가 생각난다.

 

38도 더위에 누나들이랑 신나서 산책 나갔다가

10여분 만에 죽을 듯이 힘들어하더니

집에 와서는 해 떨어질 때까지 누워서 꼼짝도 안 했단다.

ㅉㅉㅉㅉㅉ

저질체력하고는......

추운 지방에서 사는 녀석이 38도 더위에 털옷이 얼마나 뜨거울까... 싶긴 하다.

 

태산이를 보니 정말 집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