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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코로나로 인해 응급이 아니면 진료를 안 한 단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4. 7.

일요일 아침,

안경에 뭐가 묻었나?

눈썹에 김조각이 붙었나?

그래도 계속 뭐가 보여서 거울을 보니 아니다.

흰자에 갈색이 있고 그 갈색이 점점 커지면서 검은 눈동자까지 내려 온 것이다.

그래서 내 시야에 작은 날파리 같은 것이 눈동자 따라 여기저기 날아다닌다. 계속.

하루종일 눈앞에 작은 날파리를 보면서 지냈다.

낯선 상황에 무의식적으로 눈을 비비고, 안경을 닦고...

그러다 아~~ 아니지..를 반복했다.

월요일 아침 일찍 우리 구역 가정의에게 갔다.

월요일은 7시 30분부터 11시까지 진료다.

화요일은 오후부터고,

도착을 하니 7시 30분인데...문을 안 연다....

 

 

내 앞에 두분이 거리 두기를 하고 벌써 기다리고 있었다.

5분쯤 기다리니 간호사가 와서는 약을 받으려는 분에게는 약국에 전화를 할테니

가라고 하고, 남자도 간호사가 주는 종이를 받아서가는데

의사가 안 오니 난 30여분을 기다렸다.

가정의 올 때까지....

 

8시가 되니 의사가 온다.

익숙한 여자 의사가 인사를 하고 들어 가더니

저 창문앞에서 나를 부른다.

벽을 사이에 두고 난 밖에서, 의사는 안에서 창문을 통해서 왜 왔는지 묻고,

....

코로나 때문에 환자가 건물안에 들어 갈 수 없고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벽을 두고 만나는 것이다.

마침 차 안에 라텍스 장갑이 있어서 끼고 의사를 만났다.

 

의사가 전화번호를 주면서 꼭 전화를 하고 약속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를 한다.

병원에 직접 가면 안된다고 또 여러번 말해준다.

집에 와서 딸이 전화를 했더니만...

월요일은 진료가 없고, 화요일에 전화를 하란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전화 진료만 한단다.

헐~~~

어떻게 전화 진료를 하지?

요즘 헝가리는 죽을 병이거나 급한 수술이 아니면 병원에 오지 말라고 한다.

난 죽을 병은 아니고 급한 수술은 아닌거 같지만

계속 시야에 작은 날파리가 있으니 신경이 쓰이고

하은이가 검색을 해보니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 같으니 검사를 받았으면 좋겠는데...

 

(어제 하겸이랑 태산이랑 산책을 병원 쪽으로 걸었다. 병원앞 주차장이 한가롭다.)

오늘 아침,

하은이가 다시 전화를 했더니 한 30여분 전화를 묻고 또 묻고

전화 진료를 한다.

살다 살다 전화로 진료하기는 또 처음이다.

그러더니 의사가 직접 봐야 겠다고 판단을 했는지

내일 아침 7시 30분에 오란다.

꼭 마스크 하고 장갑을 끼고 와야 한다고 강조를 한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7시 30분 까지 이르드에 유일한 병원(진료만 한다. 입원실이 없다)

으로 가면 된다.

일단 내일 의사가 보자 하니 좀 안심이 되고.

어제 한국에 있는 친정언니한테 내가 다니던 실로암 안과에 전화해서 물어보라 했더니

물어 봤나 보다.

거기서는 "비문증" 같다고 했단다.

어쨌든 내 눈앞에 알짱거리는 이 날파리는 없애야 할 것 같다.

 

몇 년전에 명이나물 뜯으러 갔다가 흙이 너무 부드러워서 뿌리채

뽑힌 명이나물을 가져다가 마당 한켠에 심었었다.

옆으로 번지면서 많아지지는 않고 매년 저 정도만 자란다.

너무 작은 양이지만 그래도 4월 초에 명이를 보면 기분이 좋아 진다.

딱 이번주 오늘 같은 날 명이나물 뜯으러 가곤 했었는데...

올해는 안가는 걸로.

코로나 때문에 못가지만서도 그냥 내가 안 가는 걸로....

 

우리집 앞 마당의 명이나물.

좀 더 키워볼가 했더니 달팽이가 자꾸 먹어서 뜯어 왔다.

고추장 얻어 밥이라도 싸 먹을 까 하고.

 

코로나 때문에 정말 절대로 아프면 안 되겠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걸리면 안되고,

아파도 안된다.

진료를 저리 하니....

하기사 작년 8월말 까지 초음파 검사 연락 준다 하더니 8월말이 지나고 9월이 지나고

2020년 4월이 되었어도 연락이 없는 헝가리 병원인데....

코로나로 의사가 직접 환자를 안 만나고 전화로만 하겠다 하는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내일 7시 30분에 봐준다 하니 감사 감사 하며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