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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엄마랑 함께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2. 8. 22.

짧은 듯 긴 시간,

10일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 생각했는데,

긴듯 짧은 시간.

10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 10일을 엄마랑 같이 다녔다.

감사하게도 8월인데 날이 많이 덥지 않았고,

낮에 더웠다고도 저녁이면 선선하니 써늘해졌다.

엄마는 8월의 날씨가 너무 신기하다 하시며 덥지 않아 좋아 하시고.

엄마랑 동생이랑 조카랑.... 브런치 먹으러 26 레스토랑에 갔다.

초록 초록이 좋다하시고,

이쁜 손녀 사진찍어 주는 울 엄마.

 

브런치 먹은 26 레스토랑 앞에 있는 고즈더 우드버르로 갔다.

바로 앞이 주차장이라서 잠깐 구경하고 가기로.

이스트반 70살 생일에 초대 받았다.

몇 주 전부터 생일 초대 명단을 작성하시고 음식 메뉴까지 

미리 정하라 하고.

혹시 몰라서 엄마도 함께 가기로 했었다.

남동생 가족이 여행을 가면 엄마가 우리랑 같이 움직여야 하고,

또 이스트반이 한국에 갈 때면 엄마랑 인사한 적도 있기에.

울 아들이 70살 생일 축하 꽃을 드리고,

20년지기 친구인 신랑은 금일봉을 준비하고.

핑크 드레스 입으신 분이 이스트반의 형 부부인데,

산부인과 의사시다.

그런데 젊었을 적 북한을 방문했을 때 비행기에 자리가 

부족해서 의사를 북한에 남겨두기로 결정을 해서 이스트반 형이 

혼자 북한에 남겨지게 되었단다.

그때 이야기를 어찌나 재밌게 해주시는지 한참을 웃었다.

매일 뮤지컬을 보여주는데 진짜 탱크가 무대위를 지나갔다고.

혼자 버티다가 너무 심심해서 가겠다고 보내달라 하니 기차로

러시아에 짐짝 버리듯 버리고 갔다고. 거기서 헝가리로 

돌아 왔단다.

예전에 헝가리랑 북한은 우호적 관계였고, 유학생도 많았고,

관광객도 많았었다. 

미리 사이트에 들어가서 우리가 먹을 식사를 주문했다.

스테이크가 제일 맛있었다.

소스가... 거 참 맛있더라는.

엄마는 집에 와서 따뜻한 물에 밥 말아서 김치랑 조금 드셨다.

그러고 나서는 속이 편해지셨다고. 

신기하게도 이스트반하고 손자하고 생일이 같았다.

그래서 이 날은 케이크가 두 개.

미리 알았다면 선물을 챙겼을 텐데.

울 신랑이 한 등치 하는데 신랑 옆에 앉으신 분이

장군이란다. 별이 몇개인 장군.

그래서 그런지 울 신랑이 그 분 옆에 앉으니 작아 보이더라는.

사진으로는 크게 차이가 안 보이지만 정말 등치가 컸다.

김치가 떨어져서 엄마랑 배추를 구하러 재래시장을

갔다.

이 날은 좀 더워서 저렇게 선풍기가.

시장 따라온 강아지를 위한 배려.

휴가들을 갔나 보다.

헝가리 사람들 진짜 여름에는 휴가들을 길게 가고

노는거 진짜 좋아한다.

없었다. 배추가.

항상 이 때는 배추가 없다.

있어도 너무 부실하고 안 좋은.

9월은 되어야 나오려나 보다.

가시기 전에 김치 같이 담자고 하셨는데

배추가 없어서 김치를 못 담으니 울 엄마

걱정 걱정 한 걱정을 하신다.

괜찮다고 해도.

느긋하게 센텐드레를 다녀왔다.

마땅히 갈 만한 곳도 없고,

멀리가기도 그렇고,

40여분 거리의 센텐드레 산책하고

울 준아 사진찍고.

참... 어디나... 저 놈의 사랑의 맹세를 확인하는 

자물통들은.....

유럽에서? 세계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부다페스트 맥도날드.

하빈이가 할머니랑 여기서 먹고 싶단다.

정말 오랜만에 가본 맥도날드다.

등이 바뀌었구나....

예전 등이 더 아름다운데.

예전의 맥도날드 보다는 조금 아쉽다. 

엄마가 꽃을 받고 기뻐하신다.

식사 대접만도 고맙고 감사한데.

꽃을 받은 엄마가 

"항상 꽃은 시들어서 아깝다 생각하고 화분을 사곤 

했는데 꽃을 받으니까 좋다" 하신다.

예쁜 꽃을 정성들여 준비해주신 그 마음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