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 엄마의 일/2008년

서로가 알아가는 시간들.

헝가리 하은이네 2008. 9. 14. 21:42

벌써(?) 2주가 지났다.

처음에는 덥고 정신이 없었는데 이젠 아이들도 많이 적응이 되고

시간의 흐름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아침, 저녁 쌀쌀해졌다.

2주간의 시간이 피부로 느껴진다.

 예비반 15명의 아이들이 사진을 찍고 손발을 그려서

자기 모습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기 나라 국기 밑에 나를 붙이고 자신을 소개한다.

난 나이지리아에서 왔어. 난 미국에서 왔지.

난 헝가리 바로 이 나라에서 태어났단다.

난 헝가리에서 좀 많이 위에 있는 북유럽 핀란드에서 왔단다.

난 아시아에 있는 인도에서 왔어.

난 한국에서 왔단다.

난 한국 옆 일본에서 왔어.

우리 모두 사이좋게 일 년 동안 잘 지내보자.

하고 손에 손을 잡았다.

 

지난주는 참 조용했다.

아이들이 영어 이외에는 사용을 못하니 눈치 보며 새 환경이 낯설어

긴장을 해서 그랬었다.

그리고 조용한 분주함이었다.

어디에서 어느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나 나도 소리 없이 분주했었다.

눈이 마주치면 손으로, 눈으로 이야기를 한다.

목이 말라 물먹고 싶어요.

화장실에 가고 싶어요. 폴더가 안 들어가요.

도와주세요. 신발 끈이 풀어졌어요.  묶어 주세요.........

그러면 빨리 가서 도와주며 이야기한다.

"나를 따라 해 봐. 미스 선미. 도와주세요 해봐"

"손을 들고 화장실에 가도 되나요? 해봐"..

그렇게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몸으로 보여주고,

손잡고 데리고 가서 일일이 알려주며 일주일이 지나니

지난주는 좀 더 수월해졌다.

아침에 오면 자기 자리에 가방도 넣고, 도시락도 꺼내서 올려놓고,

신발 들고 운동장에도 잘 나가고,

특히 줄도 이젠 잘 선다.

도시락도 조용히 시간 안에 잘 먹는다.

특히

놀이터에서 놀 때 첫 주보다 활동적이라서 안심이다.

3-5명씩 짝을 지어 소꿉놀이도 하고, 잡기 놀이도 하고,

그네도 순서 지어 잘 탄다.

아마도 한 달이 지나면 무지 시끄러워질 것 같다.

조금씩 말을 배우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질 테니 말이다.

참 이쁘다.

이제 5-6살 아가들인데.....

이렇게 우린 서로 알아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