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하은이네 2013. 9. 12. 05:42

조카가 왔다.

헝가리에 10여 년 전이었던가...? 

고등학생 때 왔다가 이제 다 큰 성인이 되어서 잠시 방문을 했다.

그 편에 친정엄마가 보시던 성경책을 가지고 왔다.

여름에 잠시 방문한 친정엄마에게  

엄마가 보시던 성경책을 가지고 싶다 했더니

기억했다가 조카가 오는 편에 보내주신 것이다.

손으로 쓰다듬고 슬쩍 안을 들여다 보고 또 쓰다듬고.....

 

엄마한테 몇 번째 성경책일까.....

지금 나한테 있는 내가 읽었던 성경책이 10여 권이 넘으니 

이것은 아마도 어림잡아 40번째는 넘을 듯....

 

겉은 멀쩡해 보였는데 안은 이렇게 나긋나긋 낡았다.

 

 

 

난 그냥 줄을 찍찍 긋는데 엄마는 항상 자를 가지고 반듯반듯 줄을 그으신다.

모든 책에 항상 이렇게....

 

 

 

내년에는 엄마 성경책으로 일독을 해야겠다.

엄마가 우리에게 믿음을 유산으로 물려준 것처럼

나도 딸들에게 믿음을 유산으로 물려줘야 할 텐데....

지난여름 헝가리에 왔다 가실 때도 혼자서 그 긴 시간을

녹음된 말씀을 들으면서 왔다 가셨다.

10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하는 터키 공항에서도 녹음된 하나님 말씀을 들으면서 

기다리셨다고....

내 딸들이 외할머니의 믿음을 따라 하나님 말씀을 꿀송이처럼 달게

그리 먹으며 살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그 어떤 것보다 우선으로 하나님 말씀을 바라고 읽고 품으며 살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나중에 나중에 내가 읽었던 10여 권이 넘는 성경책을 물려준다면 좋아할 까...

엄마가 읽었던 성경책을 들춰보면서 내가 줄을 긋고 

감동받아 적었던 부분을 가슴에 담을 까.....

그랬으면 좋겠다. 내 딸들이.

 

내가 읽으며 좋았던, 귀한 책들을 잘 담았다가 딸들에게 주어야지.

한가할 때 책을 정리를 좀 해야겠다.

딸들에게 꼭 주고 싶은 책들과 누군가가 보고 싶다 해서 줘도 좋은 책들로.

책이 너무 쌓여 놓을 곳이 부족하고....

아이들 방 책꽂이도 얼마 전 내려앉았다.

무거워서.....

정말 책 정리할 때가 되었나 보다.
그러고 보면 살면서 한 번씩 아깝다.... 아쉽다..... 하면서도

꼭 가지치기를 해야 하나 보다.

그래야 숨 쉴 공간이 생기고... 그 작은 공간을 통해 평상시 못 보았던,

놓쳤던 것을 다시 볼 여유가 생기기도 하니까.

특히 나 자신을.....

조만간 가지치기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