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도노발리 스키장을 당일로 다녀왔다.

헝가리 하은이네 2020. 1. 4. 19:30

올 해는 그냥 아침에 가서 스키 배우고 저녁에 돌아오기로 하고 출발을 했다.

시간도 없고....

새벽 6시에 출발을 해서 9시 15분쯤 도착을 했는데,

스키 강사가 없단다.

빅 시즌이랑서 ...

이 황당함이라니...

마침 캔슬한 분이 계셔서 하겸이 거기에 끼워 넣고.

두 조카는 일단 혼자서 연습을 하기로 했는데

작년에 배운 것을 다 기억하고 오히려 너무 잘 타고, 리프트도 잘 이용해서 다행이었다.

크리스마스부터 1월 6일까지는 모든 비용이 두배다.

리프트도 학생들의 경우 하루 이용권이 15유로여서 돈을 냈더니 아니라며 다시 보란다.

다시 보니 1월 6일 까지는 30유로다.

이해가 간다. 겨울 이 시즌이 지나면 텅 빈 도시가 되는 곳이라서 이 시즌에만

돈을 버니 그러려니....

 

 

날이 화장하니 너무 좋았는데,

눈이 별로 없었다.

작년에는 눈이 정말 많았는데.

게다가 얼음이 녹기 시작해서 좀 걱정이 되었는데

스키 타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밖에서 서있어야 하는 나는 햇볕이 있고 바람이 없어 오히려 좋았다.

 

 

어디서 레슨을 받나....

울 아들을 찾아서 아래로 내려오니 리프트 줄이 양쪽으로 엄청 길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울 아들을 찾아다니다

드디어 발견했다.

내 새끼.

 

오리 새끼 걸음으로 선생님을 향해 가는 울 아들.

스케이트는 그리도 열심히 잘 타던데

스키는 좀 겁이 나나 보다.

 

 

 

단체로들 와서 스키를 배우는 유치원생들이 제법 많다.

 

엄마가 스키를 잘 타면 저리 줄을 묶어 가르칠 텐데...

스키를 못 타는 에미는 그저 선생님 찾아 아들을 맡길 수밖에.

 

 

 

1시간 레슨 받고 온 울 아들 햄버거랑 감자튀김 사서 먹이고.

겨울 한 시즌이니 이해하지만 값이 많이 올랐다.

햄버거가 6유로. 감자튀김이 2.5유로

그래도 슬로바키아라서 싼 것이려니...

또 맛이 좋다. 맥도널드나 버거킹 보다 헐~~ 씬 맛이 좋다.

 

 

 

폼은 아주 국가대표 선수 같다. 내 새끼.

 

신나는 눈썰매.

웬만한 산 정상 오를 만큼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래서 오후 레슨에 다리 힘 풀려 서리...

 

내려가는 것은 순식간인데...

 

걸어 올라오는 길은 멀고도 멀어서.

그래도 재밌다고 스키장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저 멀리 검을 헬맷이 반짝반짝하면 우리 아들이다.

 

여기저기 눈밭에 누워서 쉬거나 엄마랑 아빠랑 노는 아가들.

참 행복한 아이들이다.

 

마침 가방에 아들 선글라스가 있어서.

내 선글라스는 챙기지도 못하면서 아들 것은 가방 안에 가득하다. 

 

형아랑 헬멧 쓰고 머리 콩콩 그저 좋단다. 우리 아들은.

형아랑 누나랑 같이 눈썰매도 타고 신나고 행복한 내 새끼.

 

이 꼬마 진짜 진짜 잘 탄다.

3살? 4살?

어린데 위에서 아래까지 혼자서 너무너무 잘 타고 내려간다.

그러면 아빠가 따라 내려가서는 저리 끌고 올라오고.

아빠는 힘들어 땀 닦으며 오르락내리락.

아들은 신나서 스키를 타고 내려가고. ㅎㅎ

처음에는 아이가 어려서 리프트를 못 타나? 했었는데

리프트 줄이 너무너무 길어서 20여분을 줄 서서 기다려야 하고

리프트 값은 너무나 비싸고.

결국 아빠가 끌고 올라오는 것이 훨씬 시간적으로 빠르기 때문이다.

 

요 헝가리 꼬마 아가씨는 처음 스키를 신고 걸음마부터 시작을 했는데

엄마 팔을 잡고 몇 번 내려가고 아빠가 스카프로 잡아서 끌로 올라오고

몇 번 하더니 혼자서 잘 내려가는데.

에고....

우리 아들 어쩌누.

엄마, 아빠가 스키를 타야 좀 어떻게 해볼 텐데.

선생님하고 영어나 헝가리어가 안되니 배우는 속도가 좀 늦다.

 

날이 좋아서 그런데 패러글라이딩을 많이들 해서 파란 하늘에 색색 아름답다.

 

오후 레슨 시작 전에 서는 법을 가르치는데 쉽지 않다.

자꾸만 엄마한테 기대고 안기려고 해서.

그러더니 자기 스키 안 타겠단다.

"하겸아, 스키는 나무로 만들었어. 그래서 하겸이가 조절을 하고

명령을 내려야 하는 거야. 신발처럼 하겸이가 이렇게 가자 저렇게 가자

하고 조절을 하면 되는 거야"

설명을 하고

 

3시 30분 마지막 레슨을 어럽게 잡아서 선생님하고 출발...

내 새끼 하루 종일 부츠 신고 스키 타고, 썰매 타고 오르락내리락

피곤해서..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이 30분만 하고 올라오셨다.

돈은 한 시간 35유로를 냈는데. ㅠㅠ

어쩌겠나. 울 아들 차 타고 출발하자마자 코 골고 잠이 들어서는 집에 와서야 깼다.

얼마나 피곤했던지.

 

2월에 한번 더 와야겠다.

그때는 좀 한가해서 영어 잘하는 선생님을 만날 수 있지 싶다.

어쨌든 올해 안에 울 아들 혼자서 내려가고 리프트 이용할 수 있어야 하지 싶은 마음이라서.

계절 스포츠를 전혀 못하고 할 수 있는 것은

걷기랑 수영밖에 못하는 어미라서 그저 새끼들은 이것저것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

친구들과 멋진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 왕복 7시간 운전을 하고 다녀왔다.

울 아들 잘 타면 다음에는 좀 더 멀리 멋진 스키장으로 가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