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몸은 바빠도 마음은 분주하지 않기를.

헝가리 하은이네 2025. 4. 23. 03:20

나이가드니 손이 느려진다. 나의 경우는.

예전에는 몸이 좀 날래고 손도 이렇게 느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느리다.

뭐 하나 하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더 많이 든다.

그것이 자꾸 나를 짜증 나게 한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그런다.

 

헝가리는 지난 주 금요일부터 이번 주 월요일까지 연휴다. 부활절 연휴.

남편이 출장가는 월요일 아침.

냉동고 뒤지면 뭐든 있지만 일단 냉장고 털어서 김밥을 말았다.

그런데 이 김밥 몇 줄 마는데 반나절을 서있었다.

예전에 딸들 도시락 쌀 때는 아침에 김밥 10줄은 기본이었는데...

당근 넣은 기본 김밥. ^ ^

당근 없는 우리 아들 김밥.

그런데....

노란무도 빼고 먹더라는.... 아들아~~~

제일 맛있는 볶은 김치 넣은 김밥.

내 입에는 제일 맛있더구만. 

 

남편은 출장가고...

아들은 방학이라서.... 

아들 친구 우리 집에 와서 놀고...

나는 목요일에 있을 "한국의 날" 행사 준비를 했다.

언제나처럼 한복 입은 인형을 만들면서 올해는

전통무늬 상자도 접기로 했다.

좀 더 자세히 만드는 과정을 준비했다.

올해 학교를 그만두니까.. 내년에는 나 없이도 할 수 있어야 하니까.

시간 되면 도와주러 온다고 말은 했지만 알 수 없으니까...

 

오른쪽 방향으로 끼우느냐, 왼쪽 방향으로 끼우느냐에 

따라 무늬가 달라진다. 

마지막 단계에서 뒤로 접느냐, 앞으로 접느냐에

따라서 무늬가 달라진다. 난 이 바둑무늬가 좋다.

마치 조각보 같아서. 

 

울 아들은 친구랑 축구하고 원 없이 게임하고 아주 신났다.

 

나는 아들이 친구랑 노는 동안 작은 딸이 집에 있어서 

대중교통 이용해서 자동차 수리센터로 갔다.

1시간 30분 걸렸다. 버스 타고, 빌라모쉬 타고, 다시 버스 타고..

그리고 걸어서.

그리고 남편 차를 끌고 집으로 왔다.

헝가리 학교가 방학 기간이라서 길거리가 한산했다.

 

딸기 꽃이 피었다.

맛은 없다. ㅎㅎㅎ

그래도 4년 전에 남편이 심은 딸기가 매년 봄이면 꽃을 피우고

작고 못난 딸기를 맺는다.

이 못난이 딸기는 먹어 보면 시고 맛이 없다.

그래도 참 대견하다.

봄이라고 어찌 알고는 꽃을 피우고 작은 딸기를 내는지...

너의 최선이구나... 대견하다...

큰딸이랑 아들이 엄마의 명령으로 뒷마당 양쪽 담장따라서

깻잎 씨앗을 심었다.

이르드에서는 매년 담장따라 깻잎이 풍년이었는데...

지금 심으면 여름에 깻잎따서 먹을 수 있겠지.....

 

내일은 말하기 시험을 본다.

정식 시험이라기보다는 퀴즈 대신 말하기로 하기로 했다.

이렇게라도 해야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긴장하고 말하기 연습을

하니까...

5와~8과 주제로 문법을 적용해서 짧게 대화를 하는 건데...

일주일 방학 동안 연습들은 했는지...

학생들 대화 들으면서 질문할 것들.. 문법 적용등 열심히 정리하고.

 

내일 수업 끝나면 한국의 날 행사에 자원봉사 하는 학생들에게

한복 입은 인형이랑 전통무늬 상자 접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목요일에 행사를 한다.

재작년에 당일에 설명을 했더니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마침 방학이라 데리고 간 우리 아들이

옆에서 계속 도와줬다는...

이번에는 내일 미리 연습을 하고 목요일에 행사를 하니 아무래도

잘하지 싶다.

 

요즘 꿈자리가 어수선해서 더 맘이 그런가 싶기도 하고...

손이 느려지고 몸도 느려지고... 

내일 선교사님 잠깐 봬야 하는데 프린터기가 몇 장 프린트 되다가

종이가 걸렸다...

아... 정말... 또 짜증이.... 나려고 한다.

아니 이미 짜증이 났다. ㅠㅠ

남편 어제 출장 갔는데 돌아올 때까지 프린터는 사무실로 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