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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세르비아

베오그라드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3. 12. 31.

몬테네그로에서 부다페스트로 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산길로 산길로 와야 하기에.

그래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하루 쉬고 가기로 했다.

아침 9시에 베오그라드로 출발을 했다...

내비게이션에 따르면 오후 4시 20분 호텔 도착인데....

국경이 문제일 줄 알았더니만 아니었다.

국경 넘어서 2시간을 서있었다.

이런 대 낮에 양쪽 차선을 막고 공사를 하는 세르비아.... ㅠㅠ

산길로만 가니 구불구불...

산 위라서 귀가 막혔다 뚫렸다 반복을 하고.

세르비아는 세르비아만의 정교회란다.

그래서 십자가 모양이 다르다고.

세르비아 국경에서 뭐라고 말을 했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이거였다.

오가는 길 다 막고 공사를 한다.

꼬박 2시간을 넘겼다. 여기에 서서.

드디어 2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가는데.... 

계속 공사를 한다.

베오그라드까지는 아직도 4시간 넘게 남았고,

오후 3시가 되어가고...

무슨 호텔은 아니고... 식사를 하고 

아이스크림을 가면서 먹고 싶다 하니 친절하게

주방에서 빈통을 찾아서 아이스크림을 담아 주셨다.

음식값도 저렴하고....

베오그라도 호텔에 도착을 하니 오후 8시다.

중간에 2시간 기다리고 식사하고....

울 아드님은 호텔에 도착을 하니 다시 국기 카드 펼쳐놓고 

날려서 멀리간 국기로 다시 월드컵을 하시네.

 

분명 호텔인데 거실과 간단한 주방이 있다.

밤이라서 거리 때문에 불안해서 안 나갔었는데 아침에 보니

바로 센트룸 안이었고, 

베오그라드 시내 전체 거리가 다 지저분하고 질서가 없고

교통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 폴란드에 갔을 때의 비슷한 느낌?

아침에 식사를 하러 내려갔더니만

울 아들,

"엄마, 먹을 게 없다. 너무 작다" 한다.

몬테네그로 호텔 아침 식사가 좋아서 비교가 되었나 보다.

그래도 우리가 먹을 건 정해져 있기에....

Belgrade Fortress (베오그라드 요새)를 보러 오랜만에 

걷기.

성벽을 오르면서 이제 부다페스트에 가면 태산이 없어도

매일 한 시간씩 꼭 걸어야지 다짐을 했다.

계단 몇 개 오르니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아파왔다.

정말 운동 부족이다. 

세르비아 정교회 성화? 그림은 다 똑같다.

몇 개의 교회를 들어 가 봤는데 정말 복사한 것처럼 같았다.

그리고 화려하고.

"하겸아,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온화하고 사랑이 많은 분인데

세르비아 교회에 있는 그림은 좀 무섭다. 엄하고.

표정이 너무 근엄하고 무서워"

하니 울 아들 다시 본다.

 

요새 성벽아래에 무기 박물관이란다.

아들은 역시나 탱크, 로켓... 무기에 관심이 많구나.

 

베오그라드는 도나우강(부다페스트의 두나강), 드라바 강, 사바 강등이 

합류하는 곳이란다.

부다페스트에서 부터 흘러 내려오는 두나 강이 여기까지 오는구나....

아침에 올라갈 때 보니 남자분이 초를 꽂으며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다.

내려가면서 보니 물이다.

보통은 모래인데 여기는 물이구나....

 

성 사바 대 성당

크네.....

사람은 간절함이 있다.

어떤 기도를 간절한 마음을 담아 드리고 계실까....

역시나 엄청 화려하구나......

 

줄을 서서 기도를 하고 입을 맞춘다.

코로나 이후 생긴 건지 모르겠지만 줄을 서서

같은 곳에 입을 맞추니... 청결하지 않은 생각이 드는 건 뭘까....

 

"엄마, 우린 저렇게 하지 않지?"

"그럼, 우린 기도를 하지만 무언가에 절을 하거나

입을 맞추거나 하지 않지. "

우리 아들 이상한지 한참을 보다가 물어본다.

마른 허브 종류인데 입구에서 사서 여기에 기도하고 던진다.

냄새가.... 살짝 힘들다....

 

 

성 마르카 성당은 주차를 못해서 그냥 통과.

거의 다 비슷비슷해서 사실 보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었다.

 

이제 집으로 출발~~~~

고속도로 입구에서 맥도널드가 보이고,

바로 맥도널드로 들어가서 우리 아들 점심으로 너겟을 먹는데

"엄마 정말 오랜만에 먹는다 그렇지?"

ㅎㅎㅎㅎ

코소보, 알바니아에서는 있기는 있겠지만 못 봤었다.

세르비아에서도 베오그라드 고속도로 입구에서 하나 발견하고

바로 너겟을 사서 아들을 먹이고. 

맥도널드가 이렇게 반가울 일인지 모르겠지만 우린 행복했다. ㅎㅎㅎ

드디어 헝가리 국경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거의 한 시간.

헝가리가 이쪽 마지막 유로 국경이다 보니 

하나하나 다 검사하고, 트렁크 다 검사하고.....

정말 국경 넘기 힘들다~~~~ ㅠㅠ

드디어 부다페스트다~~~

어찌나 반가운지.

부다페스트가 이렇게나 아름답고 깨끗하고 질서가 있다니.

남편이랑 둘이 부다페스트 정말 아름답고 깨끗하고 좋다고....ㅎㅎ

우리가 여행 간 사이 두나강이 넘쳤단다. 

일주일 만에 돌아오니 꽃이 피었구나....

코소보 선교사님께서 마케도니아 산 쌀을 주셨다.

감도 집에 가져가서 익으면 먹으라고 주셨다.

집에 와서 보니 며칠 사이 반은 익은 듯.

쌀도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 ^

혹시나 싶어 준비해 간 컵라면이 먹고 싶어서 

몬테네그로에서 산 물 끓이는 거.

작고 예뻐서 혹시 몬테네그로 제품인가 물어보니

중국제품이란다. 2년 보증서를 주신다. ㅎㅎㅎ

집에 와서 보니 작고 예쁘다.

 

언제나처럼 집 떠났다가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빨래다.

빨래 두 번 돌리고, 짜빠구리 만들어서 먹고,

하겸이는 짜파게티 끓여서 먹이고.....

이제 새 해가 오네.

 

나이가 들면서 새 해에 대한 감흥이 사라진다.

그냥 하루하루가 더 소중해지고.

오늘이 소중하고  내일이 소중하고,

새해라는 건 사실 의미가 별로 없다.

오늘이 감사하고 소중하고 잘 살아야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