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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딸이 깁스를 했다....어찌나 속상한지...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4. 11.

큰 녀석이 다리에 깁스를 했다.

너무나 어이없게 그냥 마당에서 넘어졌는데....

체중이 많이 나가다 보니 그냥 살짝 넘어진 것 같았는데 발목이 삐끗하면서

다리뼈가 금이 가고 발가락 뼈가 부러졌단다.

결국 깁스를 했다.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났다.

그동안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안 주려고 참고 있었는데

깁스라고 누워있는 녀석에게 살 빼라고 소리쳤다.

 

시작은 이랬다.

내가 혼자 메트로에 가서 장을 보는 동안

두 녀석이 마당 자리 펴고 인터넷 수업을 준비한다고 해서

엄마 차가 들어가면 장 본 것 옮기게 도와달라고 했었다.

그러다 집에 거의 다 왔을 때 수업시간이 다 된 것 같아서 괜찮으니

나오지 말고 수업하라고 전화를 했다.

그런데 내 차가 집에 들어가자 울 딸 짐 빨리 옮겨주고 수업을 받으려고

뛰어나오다가 그만 앞마당에서 넘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좋다고 뛰는 태산이 발에 걸렸나 했었다.

 

그리고 절뚝거리고 뒷마당에 가서 수업을 하길래

그냥 삐끗했나 그랬으면 좋겠다 했었다.

 

 

(이 사진은 하은이가 찍어서 보내온 것, 난 거의 마당에 안 내려가기에..)

울 아들도 누나 옆에서 프린트 과제하고,

그런데  절뚝거리고 들어 오더니 아이스팩을 달란다.

아이스팩에 얼음주머니까지 다 들고 침대에 눕더니만...

아무래도 안 되겠단다.

결국 남편이 데리고 응급실로 가고 ,

거기서 부다페스트에 있는 야노쉬 병원에 가서 한참을 기다려 사진을 찍었는데

뼈가 부러졌단다.

 

한 7년 전? 기억도 가물가물...

남편이 얼음판에서 미끄러져서 다리뼈가 부러졌을 때

깁스하고 사용한 것을 아래층에서 갖다가 씻었다.

이것을 내 새끼가 다리 깁스하고 사용할 줄이야....

 

태산아~~~

어쩌면 좋으냐.....

이제 산책은 못 가겠다. ㅠㅠ

 

 일주일간 침대 위에 누워만 있으라고 했단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다시 와서 사진 찍고 전체 깁스한다고 했다는데...

정말 어쩌면 좋으냐...

이 참에 아예 굶고 살 빼라고 했다.

너무 속상해서.

그랬더니만 뼈가 붙으려면 고기를 먹어야 한다며 자기도 미안해서 웃는다.

고기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젊어서 고기 안 먹어도 뼈 잘 붙걸랑.

인터넷 수업이니 다행이다 하면서도 깁스하면 일단 두 달인데..

어쩌나 그냥 답답하다.

 

헝가리는 오늘 아침 발표한  코로나 확진자가 1310명이다.

그래서 무기한 연장을 한다고 발표를 했다.

이동제한을.

그냥 한숨만 나온다.

부활절 연휴로 다들 여행 가고 벌러톤이라도 갈 이 좋은 날에

부활절 예배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정지가 된 이 시간.

사망자는 85명이다.

사망자는 70세 이상이 가장 많다.

어제도 90세 할머니, 81세 할머니, 84세 할아버지, 91세 할머니, 85세 할아버지,

그리고 62세 남자분...

대부분이 혈압이 높고 당뇨도 있으시고...

특히 심장 쪽에 병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돌아가셨다.

 

앞으로도 장을 보려면 새벽에 나가든가

아니면 12시 이후에만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아차 하면 시간을 놓쳐서 12시 이후에 나가게 되는데

하겸이 데리고 나가기 신경 쓰였는데 하은이가 깁스하고 누워있으니

하은이랑 같이 있으라고 하면 되겠다.

 

 

 

 

 

우리 집은 배꽃이 제일 먼저 만발했다.

그리고

지금 체리꽃이 피고 있는데 다음 주면 꽃비가 돼서 다 흩날리지 싶다.

날은 또 왜 이리 좋은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