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상하게 꿀만 보면 사고 싶어 진다.
이상하게 좋은 꿀만 보면 지나치지를 못한다.
아니 좋은 꿀이라고 쓰여있거나 말만 해도
솔깃해서 걸음을 멈추고 손은 이미 꿀병을 잡는다.
바이오 장에 갔다가 밤 꿀을 샀었다.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차를 좋아해서 꿀을 타 먹는 것도 아닌데...
항상 고기 요리에 꿀을 넣기는 하지만서도
해바라기 꿀, 밤꿀, 박하 꿀, 호박 꿀, 꽃 꿀.. 자꾸만 보면 사게 된다.
남편이 선물 받아 온 것인데 꽃가루가 들어 있는 꿀이다.
어느 집이나 하나쯤 있는 로열젤리.
그냥 한 숟가락씩 떠먹어도 된다지만서도...
사실 잘 먹지도 않는데 왜 그리 꿀은 좋은지.
자연산 꿀이란다.
말 그대로 광야에서 채취한 자연산 꿀.
엄청 비싼 것이라고 선물 받고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데...
찌르르르~~~ 하면서 다른 꿀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나 어릴 적 몰래 꿀단지에 손가락 넣어 찍어 먹던
바로 그 맛이었다.
신기했다.
어떻게 나 어릴 적 몰래 찍어 먹던 그 꿀맛이
중동 광야의 자연산 꿀맛에서 날까.
그냥... 자연산이라서 그런가?
그다음부터 어쩌다 생각날 때면 한 숟가락씩 입에 털어 넣고
오물오물 빨아먹었다.
얼마 안 남았네...
이건 가장 최근에 산 꿀이다.
알바니아에 갔을 때 산 꿀인데
그냥 느낌상 자연산 같아서...
길거리에서 파시는 꿀을 샀었다.
조금씩 고기 요리할 때 사용하던 꿀을 모두 꺼내서 다 하나로 모았다.
바이오 장만 가면 자꾸 꿀을 사게 된다.
이래서 사고 저래서 사고.
사온 꿀은 고기 요리할 때 사용하고
어쩌다 카스텔라 만들 때 사용하고는 그냥 다 남아 있는데...
마트에 가서 생강을 샀다.
저 꿀들 모두 모아서 생강청을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고기 요리할 때 생강즙 내서 했었는데 그게 은근히 귀찮다.
또 어떤 때는 냉동고에 생강이 없을 때가 있어 난감할 때도 있다.
설탕 대신 꿀을 넣는데 그럼 꿀에 생강 넣었다가 쓰면 되지 싶어
그때부터 생강청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했다.
사용하던 4가지 다른 꿀들 다 섞어서 생강청을 만들었다.
얼마 안 남은 이 생강청도 3가지 꿀이 섞였다. 어쩌다 보니...
부엌 장을 다 정리하면 어디선가 또 꿀이 나올 것이다.
아마도 어렸을 때,
꿀이 너무나 귀한 시절.
어르신들이 꿀물 타서 드시고,
떡을 찍어 먹는 모습을 보아서 더 꿀에 집착을 하나 보다.
나 어릴 적에는 과자나 간식거리가 없었다.
고구마나 감자, 쑥개떡 정도가 간식이었다.
아니 그것도 고급이고 무 뽑아 먹고,
부엌에 들어가 설탕 손가락으로 찍어 먹거나
꿀 항아리에 손가락 넣어 몰래 찍어 먹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 꿀 항아리랑 설탕통은 쉽게 손에 닿지 않았다.
딸들은 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끈적거린다고.
늦둥이 아들도 "엄마, 난 꿀 싫어"단호하게 싫다고 말을 한다.
어이없어서....
사실 나도 꿀을 따로 어떻게 먹는 건 없다. 그냥 요리할 때 말고는.
그런데도 꿀만 보면 사고 싶어 지고, 결심하고 돌아 섰다가도 돌아오는 길에
미련을 못 버리고 꿀을 사게 된다.
요즘 바이오 마켓을 거의 안 가서 꿀이 이 정도지 자주 갈 때는 꿀 장수 앞에서 한 참을 서서
햇볕을 받아 너무 예쁜 색으로 있는 병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어떤 꿀인지 물어보고
이건 새로운 거네? 목에 좋다고? 자꾸만 데려오곤 했었다.
어제 대충 눈에 띄는 곳에 있는 꿀병을 정리했다.
부엌 장을 언제 다시 정리를 해야겠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족발을 했다.
만들어서 한 시간 식혀서 잘라 줬더니
큰 딸이 너무 맛있다며 먹는다.
만들어서 갖다 주면 어쨌든 식어서, 그리고 혼자 먹으니 달랐을 것이다.
집에서 엄마가 바로 만들어서 주니, 그리고 가족이 다 같이 먹으니
맛있나 보다.
어제는 만두를 쪘다.
마침 냉동고에 간 돼지고기랑 소고기라 있어서..
우리 아들이 엄청 만두를 좋아하기에 만두를 빚을 때는 기분이 좋다.
아니나 다를까 울 아들 만두 10여 개를 순식간에 먹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엄마는 왜 이렇게 요리를 잘해? 어디서 배웠어?"
한다.
잘 먹어 줘서 오히려 엄마가 고맙지요~~~
간 고기 1kg으로 만두 100개 만들었는데 사촌동생 목사님네 좀 드리고
저녁 한 끼에 다 먹었다.
정말 아침부터 뭐 먹을까 하며 시작해서는
밤에 잠들 때도 내일은 또 뭐 해 먹나로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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