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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먼 곳에서 오신 귀한 분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8. 19.

금요일 오후. 분주할 것은 없는데 마음이 바쁘다.

올해 동유럽 선교사 수련회가 부다페스트에서 있기에

정말 오랜만에,  몇 년만에 만나는 반가운 선교사님 가족이

오시기 때문이고,

매년 여름이면 한 번씩 헝가리를 거쳐서 가시는

먼 곳의 선교사님 가족이 오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오늘따라 더운 것인지.

금요일은 38도까지 올라 간 정말 더운 날이었다.

목요일 저녁에 고기를 미리 재워 두었고,

대강 이것저것 해 놓으니 다 된 것 같은데.....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오셨다.

항상 같은 모습.

그 험한 곳에서 사역하시는데도 어찌나 밝고 환하신 지.

일 년에 한 번 만날 때마다 한결같으신 모습에 감사하고.

5년 만에 만났는데도 그 모습 그대로인 선교사님 가족.

아이들이 훌쩍 큰 것 말고는....

 

 

 오늘따라 더 정성껏 고기를 굽는 남편.

알바니아에서 오신 선교사님은 남편 대학 선배님이시다.

그리고 코소보에서 오신 선교사님 가족은 하은이 나이만큼 알고 지냈으니

벌써 10여 년의 시간이 쌓였다.

참으로 힘든 곳이라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그곳에서

사역하신 지 벌써 10년이 넘어가니.....

건강한 모습 뵈니 그저 감사하다.

그 사이 아이들이 훌쩍 컸다.

어찌나 이쁜지..... 엄마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 막내 공주님이

활짝 웃으며 존대어를 사용하여 대답을 하는데 정말 너무나 신기하다.

초등학생이었는데 고3이란다.

그러고 보니 소년티를 벗었다.

이렇게 컸구나. 이만큼의 시간이 지났구나....

한번 가봐야지. 시간 내서 갈게요.... 대답만 하고

아직 한 번도 방문해 보지 못한 선교지다.

정말 아이들과 함께 가보고 싶은데.....

내년에는 시간 낼 수 있을는지.....

 스누피. 무지 행복하다. 살 붙은 뼈다귀 하나 물고는

놀자고 불러도 들은 척도 안 한다.

호강한다.  스누피!

나도 좋다. 스누피.

우리 모두 행복한 주말이구나......

 코소보에서는 여인들이 비즈공예를 해서 판다고 한다.

선교사님 교회의 여성도들이 만든 목걸이와 귀걸이, 반지라며

선물로  준비하셨다며 주신다.

작년에도 검정 비즈 목걸이를 주셨었는데......

감사하다.

작은 녀석이 반지부터 끼고는 맘에 든다고 한다.

잘하고 다닐게요.너무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알바니아 선교사님께서 아이들과 우리 부부에게 카드를 써서

놓고 가셨다.

예쁜 액자와 함께.

읽다 보니 가슴이 찡해진다.

좀 더 잘해드릴 것을......

생선도 조리고 구워드린다 하고는 고기만 했네..... 싶고.

우리 가족 환하게 웃는 예쁜 사진 넣어

새집으로 옮기면 꼭 벽에 걸어 놓을게요.

카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동유럽 어려운 곳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 가족이 방문을 하면

공통점이 있다.

모두들 버거킹이나 맥도널드, 그리고 켄터키 치킨을 많이 그리워하고

먹고 싶어 하는 거.

우리가 서울 가면 자장면과 냉면을 먹고 싶어 하듯이 말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모두들 버거킹에서 만나 맛있게 햄버거 먹고,

다음날 켄터키 치킨 정말 정말 맛있게 먹고.

그리고 돼지고기 이틀 동안 먹었다.

모슬렘 국가이니 돼지고기 먹기가 힘든 곳이기에......

 

정말 알바니아에도 그 흔한 맥도널드가 생겼으면 좋겠다. 

켄터키 치킨도.

코소보도 돼지고기가 금기지만 외국인은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

 

길은 잘 찾아가셨나 모르겠다.

학교에서 일하면서도 자꾸만 시계를 보게 되었었다.

지금쯤 국경을 넘었을까? 혹시 길 잘못 들어 헤매시는 것은 아닐까?

쉽게 쉽게 잘 가셔야 할 텐데.....

차 서류는 빨리빨리 했을까? 혹시 문제 되지는 않았을까?

그 먼 거리 가는 동안 아무 문제없이 순조롭게 가셔야 할 텐데.....

 

또 언제나 만나려나...... 그 사이 아이들은 훌쩍 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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