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두나 강 위에 있는 Spoon배 식당으로 갔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가는 것 같다.
그런데 항상 배 안의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오늘은 배 위의 갑판에 예약이 되어서
올라 가 보니 너무 시원하니 답답하던 속이 다 뚫리는 것 같다.
그래서 사진기를 꺼냈다.
솔직히 안에서 식사를 할 때는 그냥 그런데 뭐 이리 비싸나 했었다.
그런데 위로 올라가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부다페스트 야경이
한눈에다 들어오고,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마음이 풀어지면서 여유로와 진다.
바람 싫어 하는 나지만 그날은 정말 좋았다.
간만의 여유라서 그랬는지......
시간 맞추어서 갔는데 길이 막혀서 그랬는지 아직들 안 왔다.
마침 주차장에서 만나서 함께 들어온 00 씨와 이야기하며 기다리는데
시원한 물줄기를 가르며 보트가 지나간다.
손 씻으러 화장실을 들어가니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밖의 강이 다 보인다.
어떤 색다른 기분이랄까......
내가 화장실에 있다는 것을 잠시 잊어버리게 만드는.....
오늘은 00 씨 생일겸, 00씨 한국 귀국이 아쉬워 만든 자리였다.
생일 카드에 축하의 글도 쓰고.
내가 주문한 헝가리 전통 쇠고기 요리. 아~~~~ 짜다. ㅠㅠ
난 이 시원한 오이 샐러드를 좋아한다.
즐겁게 이야기하며 식사하는 사이 날이 어두워지고
초에 불을 붙이니 분위기가 또 다르다.
미처 생일 케이크를 준비 못해서 레스토랑에서
후식으로 급조한 생일 케이크. 모양도 맛도 훌륭하다.
어느새 두나 강변에 불이 켜지고 부다페스트는 낮과는 다른 모습을 들어낸다.
참 좋다.......... 예전 20살 한창나이 때 난 하이델베르크와 슈바빙을 꿈꿨었다.
전혜린의 책을 읽고 나서부터 열병을 앓았었다.
가고 싶어서, 그곳의 그 자리에 있고 싶어서........
그리고 지금 부다페스트의 두나 강 위에 있는 내가 너무 신기했던 밤이었다.
23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듯한 이상한 기분을 느끼면서.....
아쉽지만 다음날 출근을 위해서 10시 40분쯤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차장에서 보니 낮과는 너무나 다르다.
밤이 더 아름다운 부다페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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