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3주 방학중 오늘 처음 하루종일 잠옷 차림으로 청소기 돌리고,
3시간 동안 책도 보고, 라면 2개로 우리 셋이 점심도 먹었다.
일주일을 이리 보내면 다음 주 개학할 때 원이 없겠다.
그런데......
아침 일찍 우체부가 외할머니께서 보내주신 소포를 가지고 와 아이들은 너무
행복해 웃는데 어째 내눈에는 여기저기 쌓인 뽀얀 먼지만 보이는지....
그저 한숨만 나오고, 걸레를 들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내일 딸들과 함께 닦기로 했다.
진짜~~~로 내일!
근데 먼지 닦아도 며칠이면 또 저리 뽀얗게 앉을 텐데.....
그래도 방학이니 닦아야지!
결혼하고 주말이면 벼룩시장을 다녔었다.
우리 부부만, 아니면 지인들과 함께.
그때 뭔가 사고 싶지만 마땅치 않아 고민하다가 예쁘고 신기하게 생긴
헝가리 다리미 하나를 우리 돈 5,000원을 주고 산 날
앞으로 비싸지 않으면 다리미를 사야겠다.... 생각을 하고
갈 때마다 눈여겨보다가 20,000원이 안 넘는 선에서 하나씩 사모은 것들이다.
왼편에서 3번째는 초창기 전기 다리미이다. 왼쪽에서 두 번째 것은 안에
숯돌이 들어 있다.
그것을 오븐에서 달구어서 안에 넣고 다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다리미가 안에 직접 달구어진 숯덩어리를 넣거나
아니면 숯돌을 달구어서 넣는 것이다.
가운데 손잡이가 큰 것은 진짜 무거워서 어떻게 옷을 다렸을 까 궁금해진다.
저 가운데에 있는 오래된 전기 다리미.
내가 제일 좋아하고 아끼는 다리미.
그 아저씨 말이 사실이라면 저것은 50개만 만든 것 이란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자기가 알기로는 이젠 거의 없단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아니라 저 2개가 한 세트이다.
하나를 오븐에서 달구면서 하나로 다림질을 하고 식으면 바꾸는 것인데
손잡이 가운데 작은 나무를 위로 올리면 손잡이가 빠진다. 그렇게 손잡이를 바꾸어
가면서 다림질을 할 수 있는 편리한 것이다.
언제 이불홑청 다릴 때 저걸 한번 이용해 볼까 싶다.
그런데 진짜 다리미들이 무겁다.
옛 아줌마들 어떻게 저 무거운 다리미를 이용했을까 싶다.
세탁소 용이라고 했는데 두 손으로 잡아도 들기가 힘들다.
너무 무겁고 커서 무기 수준인 내 다리미들.
가끔 놀라운 아가들이 들어 보려 애쓰면 괜스레 내가 긴장한다.
저거 들다가 발등 깨질까 봐서.
이번주 벼룩시장이나 가자 할까....?
예전에 보았는데 비싸서 못 산 다리미가 있었다.
다리미 위에 부탄가스통 같은 것이
달려 있었는데 안에 휘발유를
넣어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많이 위험했을 것 같은 처음 본 것이었다.
혹시 그 녀석이 아직도 있나 보자 할까?
10여 년 전에는 대부분 10,000이면 샀는데 요즘은 0을 하나 더 붙여야 할 만큼
가격이 올랐다.
남편은 오래된 카메라를 모은다.
본인도 모으고 사서 선물도 많이 했다.
한 번씩 자리 잡고 앉아서 카메라를 닦고 손질하는 남편.
아주 오래된 무비카메라도 있고....
장 위에 먼지가 뽀얗다.
에휴~~~~
진짜 장도 닦아야겠다.
내일 딸들이랑 같이 하자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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