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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외로운 헝가리 할머님들과 함께한 시간-2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12. 23.

작은 녀석, 큰 녀석 낑낑대며 수레를 밀고는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끝방부터 한방씩 방문을 하고는 선물을 드렸다.

볼독 꺼라초니~~~ 하면서 말이다.

2층으로 올라가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소박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우릴 반긴다.

직접 만드신것들로 장식을 했다. 

그러고 보니 전에는 내가 밀고 가고 딸들은 따라와서 선물을 전달했었는데

이젠 다 큰 딸들이 저리 수레를 씩씩하게 밀고 간다. 다 컸네.......

방으로 직접 방문을 해서 선물을 전해 드린다.

외로우신 할머님들은 잘 들어주고 대답을 잘하는 하은이를 붙들고는 이야기하시느라

보내주질 않으셔서 다른 방 할머님들이 복도에 나와서 기다리시곤 한다.

 

언제나 별로 말이 없는 작은 녀석도 오늘은 그래도 조곤조곤 대답도 하면서 선물을

전달한다. 저렇게 어색하게 할머님을 안아드리고 뿌시뿌시도 하고.....

그리 일렀건만 어째 저리 어색해하는지.....

꼭 안아드려야지요~~~~~ 작은딸!!!!

복도에 나와서 기다리시던 할머님께서 사진을 꼭 찍어 달라 신다.

제일 오랫동안 기다리신 할머님. 함께 방을 쓰시던 할머님이 95세신데 지금 병원에

계셔서 혼자 방을 쓰신단다. 그리고는 본인이 1950년에 유치원 선생님이셨는데

그때 유치원에 한국 아이들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딸들에게 물으신다.

혹시 그 한국 사람들을 알고 있느냐고..........?    1950년에 유치원이었다고....?

그럼 지금 연세가....... 65에서 67세 정도일 텐데.......

게다가 1950년대 헝가리라면 분명 북한 사람들 인테고 우리 딸들이 알리가 없지요.

오는 차 안에서 할머님의 질문을 생각하면서 딸들과 역사 공부를 했다.

1950년의 한국과 헝가리.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

 할머님들이 만드신 종이 작품들을 하나씩 선물로 주셔서 나도 하나 받았다.

눈도 침침하실 텐데 언제 이리 곱게 만드셨을 까.

딸들과 집으로 돌아오면서

언제나 드는 생각.

여러 가지 여건. 우리와 선교사님과 시설의 여건이 다 맞아야 하기에

자주 방문하지는 못하는 아쉬움과 오늘도 좀 부족하게 준비한 것 같은 죄송함.

집에 와서 옛날 사진을 찾아보니 작은 녀석 1학년때 방문했던 사진이 있었다.

요즘은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지만 그때는 거의 안 가지고 다녀서

벌써 8년째 방문을 하지만 예전 사진은 별로 없다.

한복 입고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작은 녀석 너무 이쁘다.

3학년이었던 하은이. 저럴 때가 있었구나........

저리 곱게 한복 입고 할머님을 방문하면 할머님들은 너무 이뻐 환히 웃으시면서

안고 뽀뽀해주시곤 했었다. 게다가 헝가리말을 잘하니 신기해하며

손주, 손녀가 보고 싶어 눈물짓곤 하셨었다.

세상에~~~~~

하은이 저런 모습이 있었구나........

내 새끼 너무 이쁘네.

어느새 커서는 나보다 등치가 크니 참 신기하다.

딸들아~~~

내년에는 우리 좀 더 준비를 잘하고 옷도 이쁘게 입고 오자.

그저 건강하시기만 기도했다.

그리고 자주 웃을 일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