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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Jobbagi의 헝가리 어린이 집시 교회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12. 26.

12월 21일 화요일 오전.

집에서 11시에 출발을 했다.

가는 동안 이하은이랑 오은이를 태워서는 80km 떨어진 jobbagi로 향했다.

차가 너무 막혀 주유소에 들러 고속도로 통행 티켓을 살 여유가 없어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전화로 티켓을 사달라 부탁을 했다.

고속도로 진입 전에 아슬아슬하게 남편이 전화로 티켓을 구입해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찌나 안개가 심한지 그 안개를 헤치며 가자니 초 긴장이라....

시간 아슬아슬하게 허트번 테스코에 들어 서니 한차가 아직 안 왔단다.

늦지 않아 안도의 숨을 쉬고 다시 20여 킬로 더 갔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내가 착각을 했었다.

왜 그랬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 잘못이다.

선교사님이 21일에 와서 아이들이 연주를 해주면 좋겠다 전화를 주셨고

허트번 교회에서도 와서 함께 한다는 그 이야기를 나 혼자 당연히

장애인 시설이라 착각을 한 것이다.

그래서 이하은이랑 오은이까지 데리고 갔는데 가서야 알았다.

장애인 시설이 아니라 새로 시작된 집시 어린이 교회란다.

어쨌든 이렇게 발걸음을 인도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겠지.... 하면서

딸들에게 무슨 말씀을 해주시려나... 기다렸다.

오은이를 태우는데 집사님께서  종이가방을 주신다.

안에 급히 만들었다는 김밥과 귤이 있었다.

급히 만든 김밥이 어찌나 이쁜지 하은이에게 사진 찍으라 했다.

딸들, 엄마는 이렇게 못 만드는데......

하면서 신기한지 먹으랴 구경하라.... 맛도 좋다며 신나 한다.

2시간이 넘게 걸려서 간 Jobbagi다.

처음 가본 작은 시골마을.

부다페스트에서 80km가 더 떨어져 있는 곳이다.

이 건물을 구입해서는 집시 어린이 사역을 하신단다.

들어가 보니 전통적인 헝가리 집이었다.

천장이 꼭 우리네 시골집 같다.

평상시에는 10여 명 모인다고 하는데 이날은 4명이 모였다.

가운데 남자아이의 웃는 얼굴이 어찌나 이쁘던지.

눈빛도 맑고 이뻤다.

천대받는 집시다.

제발 이 녀석들 만이라도 교육 잘 받고 바르게 잘 자라서

같은 집시들에게 본이 되었으면 좋겠다 싶다.

유럽에서 제일 골칫거리이며 해결책이 없는 것이 집시다.

올여름에 프랑스에서는 집시들을 국경 밖으로 내쫓아서 국제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루마니아에도 엄청난 집시가 있고 헝가리도 정말 많은 수의 집시가 산다.

그들은 자식들을 교육시키지 않는다.

초등학교 입학은 하지만 졸업하는 수는 정말 적다.

또 고등학교 진학은 정말 낮다.

집시들은 평균 14살에 엄마가 된다.

그리고 5-7명의 아이들을 낳는다.

가난의 세습이 이루어지고 그들은

헝가리 사람들에게도 신뢰를 잃어서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나 또한 경계를 하게 된다.

아무렇지 않게 물건을 가져가고 그냥 서로

나누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그들이 편치가 않다.

그런 이들을 위해서 많은 선교사님들이 노력을 하지만 열매는 쉽지 않다.

많은 분들이 희망찬(?) 포부를 안고 왔다가 지쳐서는 돌아간다.

또 어떤 분들은 이 집시들을 이용해서 사진 찍고

많은 사역이 있는 것처럼 보고도 해서 후원금도 많이 받기도 한다.

어쨌든 집시는 아직까지도 어려운 숙제다.

이곳에서 어린 집시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하고 사랑을 전하고

그래서 이 아이들이 변화되기를 기도하며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리스에서 집시 사역을 하시는 최 선교사님은 두 집시 아들을 입양을 하셔서는

이 아들들이 자라서 자기 민족을 변화시키기를 기도하며 양육하신다.

집시들은 그들만의 언어가 있다.

하지만 쓸 수 있는 글을 없다.

헝가리에서 헝가리 국민으로 살고 세금으로 보조도 받으며 살지만

절대로 헝가리 민족이 아닌 집시들.

아직도 그들의 언어로 말을 하는 종족.

뿌리내리고 정착하기를 힘들어하는 종족이다.

세녀석이 헝가리 꺼라초 니(크리스마스) 노래를 연주했다.

미리 함께 맞춰보지 못해서 와서 바로 하니 좀 불안했는데 그래도 잘했다.                                      

전도사님이랑 호승이의 듀엣.

아이들이 참 많이 좋아했다.

그리고 손 전도사님께서 요술책을 보여주었다.

그림이 하나도 없다가,

색이 없는 그림이 나타났는데,

다시 하니

이번에는 그림에 색이 있었다.

너무나 신기해하는 아이들. 저 이쁜 눈들이 커서도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쉽게 쉽게 돈을 구하고

그날그날만 사는 집시들의 생활에 젖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소망을 품고 미래를 꿈꾸며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전도사님께서 아이들과 만들기를 준비해 오셨다.

더 많은 아이들이 왔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4명의 이 아이들에게 특별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싶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하은이는 아이들과 함께 작업을 했다.

만드신 케이크와 티를 준비해 주셨다.

작은 미니 머핀이 맛있어서 3개나 먹었다.

아이들이 쿠킹 포일을 잘 구기질 못해서

하은이랑 오은이가 옆에서 도와주고.

활발하지 못한 작은 녀석은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있다.

헝가리 말도 잘하는 녀석이 이럴 때 언니처럼 함께 어울리면 얼마나 좋을꼬......

에미의 욕심이다.

오는 차 안에서 아이들에게 집시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왜 가난이 세습되는지.....

왜 사람들이 꺼려하고 무시하는지.....

집시들은 왜 그리 사는지......

그러고 보면

처음 외국 선교사님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선교를 할 때

우리의 상황이 집시만 했을까?

화장실도 없고, 종이도 없고, 여자는 그저 소처럼 일만 하는

너무나 가난하고, 너무나 무지하면서 고집만 억세게 센

이해하기 힘든 나라였으니까.

그러고 보니 하나님의 은혜를 참 많이 받은 나라다. 우리나라는.

헝가리 교인 한분이 직접 뜨개질로 만든 장식이라면서

하나씩 주셔서 감사히 받아 왔다.

오는 길도 여전히 안개였다.

어찌나 안개가 짙은 지......

게다가 퇴근길에 걸려서 2시간 30분이 넘게 걸려 집에 오니

무릎이 너무 아프다.

그저 딸들이 나중에 나중에 어느 날 아련히 기억이 나면서 그랬었지.....

참 우린 행복하고 감사하는구나... 하면 좋겠다.

 

그저 내 딸들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삶이면 참 좋겠다.

내 딸들로 인해 누군가가 위로받고 웃을 수 있다면 좋겠다.

내 딸들로 인해 누군가가 절망 중에 소망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딸들로 인해 누군가가 주님을 품는 복된 삶으로

변화되었으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