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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폴리와의 일주일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11. 29.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고 오늘 오후 폴리가 집으로 돌아갔다.

우리 집에 남겨두고 티나 엄마가 떠나자

저리 문 앞을 바라보면 소리 없이 울던 폴리.

돼지뼈 하나로 조금 기분이 좋아진 폴리는 딸들과 친해졌다.

그런데

돼지 뼈를 맛있게 먹는 폴리를 보던 하은이가 스누피 생각에 또 울어대니

이것도 참 어렵다.

그리고는 시간 날 때마다 저리 폴리를 안고 뒹군다.

잠시도 떨어지려 하질 않는다.

그러더니 폴리가 하은이만 쫓아다닌다.

저리 하은이 얼굴에 발을 대고 누워서 뒹굴거리고,

하은이가 일어나면 따라 일어나고,

하은이가 나가면 바로 따라 나간다.

그런데 이 녀석이 밤이 되니 만만한 하빈이 침대를 차지해 버렸다.

놀기는 하은이랑 놀고 잠은 하은이 옆, 하빈이 침대로 올라가서는

슬금슬금 자리를 차지해 버린 것이다.

덕분에 하빈이는 자리가 좁아 불편했단다.

에고~~~~~

불쌍한 내 새끼.

이젠 아예 하은이 침대까지 올라갈 기세다.

그래도 폴리는 무지 얌전하다.

절대로 하지 말라는 것은 안 하는데 유일하게 잠은 꼭

침대에서 하빈이랑 자려고 한다.

저리 매일 놀던 폴리가 갔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하루 종일 꼼짝도 안 하고 하빈이 침대 위에

앉아만 있다가 우리가 오면 너무 좋아 뱅글뱅글 돌고,

아빠가 오면 어찌나 짖어 대는지 아빠가 왔구나 미리 알게 해 준 녀석이다.

아빠 저녁을 매일 탐내면서 혹시나 하는 눈빛으로 아빠 무릎에

턱에 받치고 식사 끝날 때까지 버티던 녀석.

고기 재는 옆에서 주변을 맴돌더니 간장종지를 바닥에 내려놓은 사이

홀짝 마셔버리고는 물을 한대 접이나 먹은 녀석.

아마 간장은 태어나 처음 먹어보았을 것이다.

다른 때 같으면 아까운 간장을 먹었다고 혼냈겠지만

상황이 너무 웃겨 웃고 말았다.

폴리가 있었던 흔적을 지우느라 딸들 방 이불보, 침대보

다 걷어 내고 새 걸로 깔았다.

폴리 털에, 냄새에......

우리 하은이, 하빈이 가 서운해서 어쩌나.......

아빠가 물어본다.

만약에 개를 키운다면 어떤 종류를 하고 싶으냐고.

딸들 혹시나 싶었는지 목소리가 커진다.

두 녀석 다 등치 큰 개를 키우고 싶단다.

옆에서 엄마가 찬물을 끼얹는다.

안돼! 나중에 이사해서 집이 커지면 그때 생각해 보자.

잘 가, 폴리.

우리 딸들이랑 좋은 시간 보내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