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족발 6개에 허벅지살 큰 것 3개, 그리고 돼지 귀를 12개를 샀다.
추수감사예배 때 여전도회에서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토요일 저녁 4시간에 걸쳐 편육을 만들면서 새롭다.
일 년 만인가?
아니 더 오래되었나 보다.
어쨌든 정말 오랜만이다.
집안 가득 돼지 삶는 냄새가 꽉 찼다.
2-3일은 날 것 같다. 이 냄새가.....
저녁에 손님이 오셨다.
작년 하빈이 선생님이 여행 가는 동안 폴리를 맡겼는데 정말 얌전한 개다.
엄마가 가자 저리 문 앞에서 슬퍼하는 폴리.
그래도 전에 우리 집에 왔던 둘리는 꽤 오랫동안 밤만 되면 울었는데
폴리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래서 더 짠하다.
폴리,
딱 일주일만 우리집에 있는 거야. 알았지?
두 딸은 폴리가 일주일 우리 집에 있게 되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행복지수 한없이 업되었다.
고기 삶아 정리하면서 큰 뼈를 잘 씻어서 주었더니
눈에 눈물이 있는 채로 뼈 하나로 행복해진 폴리.
그러더니 딸들과 장난도 하고 잘 논다.
편육은 내가 만들고 써는 것은 항상 남편 몫이다.
써는데 손목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내가 썰 때면 손목에 파스 붙이고 며칠은 고생해야 한다.
오늘도 남편이 칼을 잡고는 능숙하게 고기를 썬다.
어제저녁 만들면서 피곤해서 항상 말던 랩을 생략했었다.
그래도 잘 굳을 것 같아서.
보기에는 똑같은데 씹을 때 랩으로 말았던 것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다.
다음에는 꽁꽁 랩으로 다시 말아야 될 것 같다.
그래도 돼지 귀를 구할 수 있어서 어찌나 다행이던지......
작은 녀석 도시락 반찬으로 싸 달란다.
대신 새우젓 말고 양념간장으로.
그러지 뭐~~~
올해 추수감사예배도 끝나고 벌써 성탄절 찬양연습에 들어갔으니
정말 얼마 안 남았구나.
괜스레 싱숭생숭해지네.........
내년이면 40대 후반으로 접어드니 참 세월이 빠르구나.
언젠가부터 한 해를 정리한다느니, 새로운 해를 준비한다느니 하는 것들이
사라져 버렸다.
그저 한해를 가족들이 건강하게 잘 지낸 것이 기적 같고,
또 한해를 무탈하게 지금처럼만 지내주길 바라는 그런 마음이었다.
올해도 그럴 것 같다.
2010년이 6주 정도 남은 지금 올 한 해가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내년은 알 수 없으나 그저 지금 같기만 하면 좋겠다 싶다.
폴리로 인해 많이 웃고 행복한 딸들.
이것도 참 감사하다 그렇지?
우린 감사할 것이 참 많다 그렇지? 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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