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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편육 일 년 만인가? 아니 더 오래되었나?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11. 22.

돼지 족발 6개에 허벅지살 큰 것 3개, 그리고 돼지 귀를 12개를 샀다.

추수감사예배 때 여전도회에서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토요일 저녁 4시간에 걸쳐 편육을 만들면서 새롭다.

일 년 만인가?

아니 더 오래되었나 보다.

어쨌든 정말 오랜만이다.

집안 가득 돼지 삶는 냄새가 꽉 찼다.

2-3일은 날 것 같다. 이 냄새가.....

저녁에 손님이 오셨다.

작년 하빈이 선생님이 여행 가는 동안 폴리를 맡겼는데 정말 얌전한 개다.

엄마가 가자 저리 문 앞에서 슬퍼하는 폴리.

그래도 전에 우리 집에 왔던 둘리는 꽤 오랫동안 밤만 되면 울었는데

폴리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래서 더 짠하다.

폴리,

딱 일주일만 우리집에 있는 거야. 알았지?

두 딸은 폴리가 일주일 우리 집에 있게 되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행복지수 한없이 업되었다.

고기 삶아 정리하면서 큰 뼈를 잘 씻어서 주었더니

눈에 눈물이 있는 채로 뼈 하나로 행복해진 폴리.

그러더니 딸들과 장난도 하고 잘 논다.

편육은 내가 만들고 써는 것은 항상 남편 몫이다.

써는데 손목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내가 썰 때면 손목에 파스 붙이고 며칠은 고생해야 한다.

오늘도 남편이 칼을 잡고는 능숙하게 고기를 썬다.

어제저녁 만들면서 피곤해서 항상 말던 랩을 생략했었다.

그래도 잘 굳을 것 같아서.

보기에는 똑같은데 씹을 때 랩으로 말았던 것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다.

다음에는 꽁꽁 랩으로 다시 말아야 될 것 같다.

그래도 돼지 귀를 구할 수 있어서 어찌나 다행이던지......

작은 녀석 도시락 반찬으로 싸 달란다.

대신 새우젓 말고 양념간장으로.

그러지 뭐~~~

올해 추수감사예배도 끝나고 벌써 성탄절 찬양연습에 들어갔으니

정말 얼마 안 남았구나.

괜스레 싱숭생숭해지네.........

내년이면 40대 후반으로 접어드니 참 세월이 빠르구나.

언젠가부터 한 해를 정리한다느니, 새로운 해를 준비한다느니 하는 것들이

사라져 버렸다.

그저 한해를  가족들이 건강하게 잘 지낸 것이 기적 같고,

또 한해를 무탈하게 지금처럼만 지내주길 바라는 그런 마음이었다.

올해도 그럴 것 같다.

2010년이 6주 정도 남은 지금 올 한 해가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내년은 알 수 없으나 그저 지금 같기만 하면 좋겠다 싶다.

폴리로 인해 많이 웃고 행복한 딸들.

이것도 참 감사하다 그렇지?

우린 감사할 것이 참 많다 그렇지? 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