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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꺼띠 선생님 아들 Andras의 결혼식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10. 17.

아이들 바이올린 선생님 꺼띠는 아들만 셋이다.

아니 입양한 딸이 있으니 딸까지 넷이다.

제일 먼저 딸이 결혼을 했고 줄줄이 드디어

오늘 막내 아들인 언드라쉬가 결혼을 했다.

신실한 크리스천 가정인 꺼띠 선생님 댁은

항상 교회에서 기독교식으로 식을 올리는데

매번 조금씩 다르다.

결혼식이 끝나고 작은 녀석이 묻는다.

"엄마 헝가리는 매번 결혼식이 달라요. 그렇지요?"

그랬다.

형식이 없는 것 같다.

본인들이 원하는 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하는지 매번 달랐다.

교회에 도착을 하니 풍선이 결혼식이 있다고 말해준다.

결혼식 청첩장에

두 사람의 사진과 함께

하나님의 말씀으로 두 사람이

믿음 안에서 하나가 됨을 알렸다.

결혼식이 있는 예배당에 들어서니 이쁜 공주님들이 

나비처럼 나풀나풀 날아다닌다.

어쩜 저리 이쁜지.... 

 헝가리 결혼식에서는 신랑 신부가 앉아서 식을 진행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결혼식이 1시간 30여분이 되니

서있다면 무지 다리 아플 것이다.

 3시 40분 드디어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노란 넥타이를 매신 분의 소리가 정말 좋았다.

다들 잘하셨지만....

꺼띠 선생님 가정은 모두 음악을 하신다. 전공이 아니고 취미로.

딸을 플룻, 아들들은 트럼펫, 바이올린, 첼로.

남편 거비는 혼? 이던가?

관악기였는데...

그래서 결혼식 때는 가족 모두가 함께 연주를 하곤 했었다.

 언드라쉬가 엄마인 꺼띠와 함께 입장을 한다.

막내아들장가 보내면서 감동인지 자꾸만 우시는

꺼띠 선생님.

 신부가 아빠의 손을 잡고  입장을 한다.

벌써 울었는지 코가 빨간데

아빠 손을 잡고 입장을 하면서도 운다.

신부가 우는 모습을 언제 보았던가....?

참 곱고 이쁜 신부다.

유치원 선생님이라더니 아가 손님들이 참 많았다.

그리고 무지 떠들었다.

조용히 좀 하시지....

말하고 싶은 것을 꾹 참고.

목사님 말씀.

좀 긴 듯.

하빈아 뭐 하시는 거야?

.....

목사님께서 뭐라고 하시는 거야?

.... 사랑.....

아~~~

우 씨~~~

나도 사랑이란 말은 알거든?

길게 좀 통역해주지.

딸랑 그 단어 한마디 해주고는

침묵.

이럴 때는 큰 녀석이 아쉽다. 

 축가 순서.

내용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신랑 신부를 향한 축복송이다.

모두 다 일어섰다.

혼인서약을 하는 순서.

모두가 서서 경건하게 신랑 신부가 하나님과 성도들 앞에서

혼인서약을 했다.

그리고 울리는 성가대의 찬양.

이 찬양이 너무나 아름다워 소름이 돋았다.

정신 차리고 나서야 동영상을 찍을 걸~~~~ 후회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찬양이었다.

다시 듣고 또 듣고 싶은.

천사의 소리 같은. 

 성가대의 찬양으로 결혼식은 더 엄숙하고 경건해졌다.

그리고 목사님께서 신랑 신부의 손을 잡고는

축복기도를 해주셨다.

신랑 신부가 평생 따뜻한 가정을 이루겠다며 초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신랑, 신부의 친구들이 모두 나와서 함께 축복송을 불렀다.

이 아름다운 한쌍을 위해서.

 아까 성가대와는 또 다른 느낌의 축복송이었다.

 그리고 밝고 경쾌하면서도 아름다운 찬양.

결혼식이 꼭 작은 음악회에 앉아 있는 것 같다.

결혼식이 기도로 끝나고

저녁식사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지만 우린 그만 일어나기로 했다.

헝가리의 웨딩케이크는 항상 밤 12시가 되어야 컷팅하기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오늘도 큰 녀석 데리러 우린 일어섰다.

 이렇게 줄을 서서 신랑 신부에게 축하 인사를 하고

선물도 전달해야 하는데 줄을 서서 하다 보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신랑 아버지인 거비에게 카드와 축의금을

전달하고 축하한다

인사를 대신하고 우린 결혼식장을 떠났다.

우리 까띠 선생님 많이 허전하실 것 같다.

아들 셋이 다 떠나고 이젠 거비랑 둘만 남아서.

그래도 항상 손님으로 북적거린다. 꺼띠네 집은.

입양한 딸이 아들 둘을 낳았고, 큰며느리가 얼마 전 딸을 낳았으니

주말이면 아이들 소리로 시끄러울 것이다.

참 복된 가정이다.

신실하게 하나님을 섬기는 멋진 가정이다.

부모의 본을 받아 딸과 세 아들들도 경건한 가정을 만들어 갈 것이다.

꺼띠와 거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