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은,하빈이네 일상들

귀 얇은 어미라서......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10. 18.

SBS 스페셜 프로그램 옥수수의 습격을 보고는 너무 놀랬다.

남편과 딸들은 고기를 많이 먹기 때문이다.

난 아침마다 버터에 토스트를 해서는 아침 식사로 먹고.

또 남편과 하은이는 과체중이다. 나도.

유일하게 작은 녀석만 과체중이 아니다.

그런데 우린 옥수수를 먹지 않지만 모든 고기류와

과자, 먹거리에 다 숨어 있다 하니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나도 TV에서 본 것처럼

자연적인 계란과 우유, 고기를 사 먹기로 했다. 

남편은 언제나 귀가 얇아 이랬다가도 좀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가까운 데서 사 먹을 것 뻔히 알기에 ㅉㅉㅉ 하겠지만

일단 여드름 많고 과체중인 딸과 남편을 위해 움직여 보기로 했다.

처음에 간 곳은  peter 아저씨 농장이다.

소가 언제나 저리 자유롭게 풀을 뜯는 곳.

물어보니 소고기를 크리스마스 때나 살 수 있단다. 돼지고기도.

계란도 샀다.

30개.

가격도 일단 마켓보다 싸다.

저리 돌아다니는 유정란이니 일단은 안심.

다음 주에도 30개를 달라 주문까지 했다.

이러다 보면 매주 오게 되겠지........ 

주말이라 가족들이 와서 말을 타는데 다음 주가 여기에 

말을 맞긴 가족들의 말 타는 시합이 있단다.

그래서들 아이들 데리고 와서는 연습이 한창이다.

물어보니 4살 된 말은 백만 원 정도이고

이곳에서 맡아서 관리해 주는데

한 달에 25만 원이란다. 필요하면 연락 달란다.

내년쯤 말이나 하나 사서 키워볼까.....? 

 우유, 치즈, 계란, 꿀을 사서 나가는데 양들이 내 갈길을 막는다.

들어올 때는 소들이 막아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제 양들이다.

저리 한참을 나와 마주 보고 서있다가는 슬며시 길을 비켜준다.

 엉덩이가 무지 더럽다.

여기에 올 때마다 시골냄새가 물씬 난다.

어린아이....?

이젠 꿩이다.

또 비켜줄 때까지 기다린다.

에휴~~~~

차가 오는 소리가 나면 알아서 피해 주시지....

겁도 없나?

뭐 저리 한가한지......

또 소, 양을 기다렸듯이

꿩님 제갈길 갈 때까지 기다렸다 집으로 왔다. 

 삐떼르 아저씨 농장에서 사 온 염소젖과  염소젖으로 만든 치즈.

염소젖을 먹자마자  두 딸들

"아~~~~ 이 냄새!!!"

좋다는 표현이 아니다.

염소젖의 특이한 냄새가 일 년 전에 먹었던

그때의 기억을 다시 되살렸나 보다.

엄마, 난 이 특이한 냄새가 싫어요!

안돼!. 먹어야 돼. 한잔씩 숙제야.

두 녀석 억지로 염서 젖 한잔씩 먹고

치즈를 먹어 보더니 난리가 아니다.

염소 젖은 먹겠지만 이 치즈는 도저히 못 먹겠단다.

에휴~~~~~

조금만 살 것을.......

 그리고 꿀을 샀다.

색이 참 이쁘다.

모든 요리에 설탕을 안 넣고 꿀을 사용하니 꿀이 필요하다.

일단 한 병만 샀다.

 요것은 미스 노에미가 알려준 가게를 찾아가서

산 풀만 먹는다는 소의 우유와 버터.

딜리 역 뒤편에 있는 작은 가게였는데

토요일 아침이었는데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계속 가게를 찾으셨다.

버터는 아직 안 먹어 봤고 우유는 맛있었다.

떼이퓔(플래인 요구르트)이다.

진짜 진짜 맛있었다.

이 요구르트 때문에 이 가게는 일주일에 한 번은 가야 할 것 같다.

진짜 맛있어. 먹어봐.

두 딸들은 싫단다.

에휴~~~~~

그렇게 인스턴트 음식 안 먹인다고 했지만 모든 장을 사서 먹는

요즘이니 쉽지는 않은가 보다.

진짜 맛있는데.

 토요일 아침.

딸들 한글학교에 보내고는

키쉬 야노쉬 가게에 가서 우유와 버터, 요구르트를 사서는 다시 

노에미가 알려준 토요일마다 장이 선다는 노보텔 옆 주차장으로 갔다.

차가 꽉 차서 나오는 차가 있어야만 안으로 들어간다.

그래도 운이 좋았는지 많이 기다리지 않고 들어 갈 수 있었다.

 오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런 장이다. 모스크바 띠르, 레헬띠르, 모리츠..

다 없어져서 아쉬웠는데.

진짜 무지무지 반가웠다. 직접 농사짓는 분들이

토요일 아침 6시부터 1시까지만 물건을 가지고

와서 직접 파는 곳이다.

종류도 다양했다.

이렇게 꿀을 가지고 나오신 분도 계시고 직접 만들었다는 

과일 음료수, 잼, 곡류 등. 

 버섯이 무지무지 좋았다.

남편 출장 중이라 그냥 구경만 하다가 이곳에서 계란 20개를 샀다.

계란 박스는 다음 주에 꼭 가져다 달란다.

에고..... 저 이쁜 버섯들이 아깝다. 사다가 뭔가 하고 싶지만

허리 삐끗해서 아파 그냥 아쉽지만 돌아 섰다.

 사드리고 싶었지만

어찌 요리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재료들이라 그냥 돌아 섰다.

많이 팔고 돌아가시면 좋을 텐데.....

 저 당근을  안 사고 돌아 선 뒤에 집에 와서  두고두고 후회했다.

하은이에게는 당근이 좋다고 했는데....

살 것을..... 껄껄.....

다음에 가면 저 당근 꼭 사야지 사진 보면서 다시 다짐을 한다.

무지 달 텐데....

꼬마도 장을 보나보다.

뭘 샀을 꼬.....

 파도 두단 샀다.

파가 진짜 너무 좋아 파전을

해볼까... 했는데 아직도 냉장고에 있다.

내일 해볼까 보다.

 두 할머님께서는 우리식 김치 같은 절인 음식을

직접 만들어 가지고 나오셔서는 팔고 계셨다.

감자도, 모양이 울퉁불퉁한 호박과 야채들.

 이 총각한테서 사과 5개를 샀다.

만져보니 우리 집 사과처럼 단단하고 못난이라서 맛이 좋을 것 같았다.

우리 집 사과나무 3그루는 올해 열매가 없다.

무화과도.

사과 5알 사서는 만져보고 또 만져 본다.

단단한 것이 맛이 좋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헝가리 돼지 mangalica를 샀다.

헝가리 돼지는 등치가 무지 크고 털이 곱슬곱슬하다.

노에미 말이 헝가리 돼지 멍걸리쩌는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단다.

맛도 무지 좋다고 했다.

그래서 여기에서 멍걸리쩌 목살을 조금만 샀다.

구워 먹든, 아니면 김치찌개를 하든 딸들에게 먹여 보고 싶어서.

그리고 신랑 오면 구워줘야겠다.

콜레스테롤이 없다고 하니까 말이다. 

야채나 다른 것들은 가격차이가 별로 안 났다. 오히려 어떤 것은 더 저렴했다.

하지만 고기는 가격이 조금 비쌌다.

mangalica 자체가 많지 않으니

그럴 것이라고 혼자 생각하면서 조금만 샀다.

신랑이 봤으면 어이없어 웃었을 것이다.

우리 마누라 귀는 얇아서.

며칠이나 하려나.

이번에는 일 년은 해보렵니다.

토요일에는 노보텔 옆 장에 가서 야채랑 고기 사고,

딜리 역 뒤 가게에 가서 우유랑 버터를 사고, 피떼르 아저씨

농장 가서 꿀이랑 계란이랑 살 겁니다.

진짜로.....

일단 믿어 보세요.

일 년 뒤에 우리 신랑 배가 쏙 들어가고

하은이 체중이 쑥 내려갈지 어찌 압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