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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겸이의 성장일기

2박 3일 캠프에서 돌아 온 아드님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2. 4. 30.

아들이 없는 3일은 정말 집안이 적막강산이었다.

특히나 밤이 되면 조용~~~~~

울 아들이 오니 드디어 시끌시끌.

나중에 씻겠다는 아들 소리 질러서 욕조에 물 받아 씻겼다.

머리부터 신발 속까지 모래... 모래...

신발을 들어 뒤집으니 모래가 주르르륵....

장화 속에도 모래가....

케리어 가방 안에도 모래가.....ㅠㅠ

"엄마, 까딸린 푸스타에는 모래가 정말 정말 많더라."

하는 울 아들.

 

2시 도착 예정이었는데 계속 늦어지다가

2시 40분이 좀 넘어서 도착을 했다.

도착하자마자 첼로 시험 보러 간 울 아들.

도착하자마자 바로 시험을 봤는데.....

수요일부터 캠핑을 가서 연습을 못했고,

그리고.... 선생님이 분명히 튜닝을 하셨는데 이상했다.

소리가.

하겸이도 연주를 시작하다가 소리가 이상하니까 몇 번 다시 하고.

결국 자기가 소리를 찾아가면서 끝내기는 했지만....

당황한 울 아들.

하겸이가 늦게 와서 제일 마지막으로 시험을 보고

고학년이 다음 순서로 기다리고 있어서

홀을 나서려는데 눈물이 터져버린 울 아들.

속상했나 보다.

품에 안겨서는 계속 운다.

"엄마 소리가 이상했어.

아무리 해도 소리가 이상했단 말이야"

커띠 선생님이 우는 하겸이를 보고는 오셔서

괜찮다고, 잘했다고 하시면서

초콜릿을 하겸이 손에 쥐어 주는데도 소리 없이 우는 아들.

"괜찮아, 지난주 토요일에 본 시험을 잘 봤잖아. 괜찮은 거야."

선생님께 인사하고 차로 돌아와서야 초콜릿 먹으며

기분이 좀 나아진 아들.

"하겸아, 이런 일이 생각보다 많아. 살다 보면.

정말 어이없이 실수하거나 

예상도 못한 일이 생기면서 속상한 일들이 정말 많거든. 괜찮아"

하겸이가 가방에서 공책을 꺼내더니 보여주면서 설명을 한다.

하겸이가 그린 그림이란다.

너무 잘 그렸네. 내 새끼.

까딸린 푸스트란다.

"하겸아. 이건 선생님이 써주신 거야?"

"아니~~~ 내가 쓴 거지"

"진짜? 하겸이가 쓴거야? 와~~~ 너무 잘 쓴다. 우리  아들"

깜짝 놀랐다.

하겸이 글씨체가 이렇게 예쁘다니.

우리 아들 잘 쓰는구나.

9시까지 스케줄이구나.

첫날밤에 야간 산행을 하고,

둘째 날 밤에는 파티를 했다고 메일이 왔었다.

우리 아들 캠핑 가서 친구들하고 게임한 거 엄마한테 알려주고.

재밌는 이야기도 해 준다.

하겸이는 2층 침대 위에서 잤고, 자기 친구들 모두 다

같은 방에서 자서 너무 좋았단다.

"엄마, 근데 츄니반에 다비드가 새벽에 2층 침대에서

미끄러져서 떨어졌어.

그래서 밤에 선생님이랑 병원에 갔어"

"진짜? 큰일 날 뻔했다. 그래서 집에 갔어?"

"아니~~ 아무렇지 않아. 계속 까딸린 푸스타에 있었어.

근데 여기 (손가락으로 이마, 눈썹 위를 가리킨다.)를 다쳤어."

"큰일 날 뻔했다. 선생님들 엄청 놀랬겠다."

"근데 난 자느라고 몰랐어. 떨어진 것도 몰랐고,

병원에 간 것도 몰랐어, 난 잤거든"

이 말이 어찌나 웃기던지. 

우리 아들은 한번 잠들면 죽은 듯이 자니까. 

 

그런데....

울 아들 가방을 열고는 기가 막혀 입이 다물어지질 안았다.

빨래 넣으라는 봉지에 않 넣고 다 가방 안에 쑤셔 넣었는데....

"아들~~~ 하겸아!!! 이거 누구 옷이야? 어?

이건 누구 양말이야?"

위에서 내려온 울 아들 가만히 보더니 

"마크 거야. 마크 옷이랑 양말인가 봐"

"근데 왜 네 가방에 있어?"

"몰라. 내가 넣은 건 아니야."

헐~~~~

일단 다 빨아서 마크 엄마한테 사진 찍어서 보내 봐야겠다.

난 왜 우리 아들이 설명해 준 대로 빨래랑 신발이랑 잘 정리해서

올 거라고  당연히 생각을 했을 까. ㅠㅠ

정말 가방 안에 다 쑤셔 넣어서 지퍼가 겨우겨우 올라가게 해서

들고 왔다.

가방을 여는 순간 충격이. ㅠㅠ

울 아들 자전거 타이어가 터진걸 아빠가 고쳐왔다.

캠핑 간 사이에.

고쳐온 자전거 타고 아들이랑 산책 가는 날.

엄마는 그저 기분 좋고 행복하고

그런데.....

하겸아~~~ 기다려~~ 기다려~~~

우 씨~~~

최 태산!!!

이게 증말.....

남의 집 담장에 왜 똥을 싸~~~~

넓고 넓은 공터에 싸면 얼마나 좋아~~~ 이게 증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