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2012년 3월 9일 고마운 발걸음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3. 10.

일 년에 한 번인가 보다.

우리 집에서의 구역예배는.....

내가 방학하면 여성 구역예배도 방학 시작.

내가 연휴로 쉴 때면 아이들 학교도 쉬기에 함께 연휴.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우리 학교만 봄방학이라서 우리 집에서 구역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그래서 또 살짝 긴장.

하은이는 아빠 차로 아침에 유로콘 콘퍼런스로 가고,

하빈이는 나를 도와 집을 치우고. 날씨가 참 좋다.

아침에 물을 주려고 보니 이렇게 많이 컸다.

이 녀석들 진짜 신기하네...

그냥 물만 주는데도  어쩜 이리 쑥쑥 크지?

 

10시 30분이 되니

내가 속한 구역 식구들이 우리 집을 방문해 주었다.

예배당에서 스치며 인사는  했지만 함께 이렇게 소그룹

예배를 드리기는 처음이다.

카스텔라는 잘 구워졌는데 시간이 있었으면 한번 더 구울 것을......

다음에 이모가  또 구워줄게.. 했다.

예배드리는 중에 어찌나 얌전히들 있는지

이젠 정말 다 컸다. 아가들.

어젯밤에 국물을 낼 때 간을 안 봤었다.

아침에 간을 보니 좀  싱거워서 소금이랑  간장을 넣었더니 짜다......

에고~~~~

다시 물을 붓고. 국수를 넣으면 괜찮으려나?

아무래도 다들 좀 짠 국수를 드셨을 것 같다.

구역예배도 낯선 느낌. 나에게는......

혼자 하는 신앙생활은 참 힘들구나.... 다시 생각한다.

우리 하랑이 왕자님은 기분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자 졸려서 칭얼칭얼.

그러면서도 보고 웃기는 어찌나 잘하던지.

그렇게 웃어주지만 말고 엄마 떨어져 이모한테도

좀 와줘요~~~~

엄마 힘들어서 어쩌누.....

자주 못 만나기에 어쩌다 한번 이렇게 보면 훌쩍 커있는 아가.

전에는 뒤뚱뒤뚱 아슬아슬하게 걷더니 오늘은 진짜  잘 걷는다.

아이들이 이렇게 자라고 있었다.

이쁜 아가들. 

꽃이 피고 날씨 풀리면 이모 마당에서 뛰어다니며 놀자. 하랑아~~~

저녁 준비 끝내고 콩나물 물을 주려 열었다가 깜짝 놀랬다.

아침보다 훌쩍 자라 있어서....

세상에.....

그러다 생각한다.

나도 이 콩나물처럼 쑥쑥 믿음이 자라면 좋겠다고.

아침, 저녁이 다르게 크는데....

난 어째 이러는지....

 

오늘 구역모임에 참여하면서 새삼 생각했다.

참 좋은 분들이 내 옆에 있어 주었고,

나보다 믿음 좋고 성격 좋은 그분들은 내 투정을 다 받아 주면서 기다려 주었고,

자기랑 다른 거야. 그러니까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야 해 주었었다.

아니야,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해. 그것은 틀린 것이니까.

자기가 이상한 것이 아니야. 해주었었다.

가끔은 투정 부리면서 나 스스로 정리가 되기도 했었다.

그러면 서로 마주 보고 웃었었다.

그렇게 의지하고 기대면서 함께 갔었다.

지금 내가  그때 그분들의 나이가 되었는데

난 아직도 언니처럼, 친구처럼 다 받아주고 기다려주는 그런 사람을 기다리고

바라고 있으니.... 어쩌나....

내가 지금 그때 그분들처럼 누군가의 의지가 되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지혜롭게

함께 해주지 못하고 말이다.

정말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새 뒤로 숨어서는 혼자 성경 보고, 혼자 기도하고, 혼자 찬양을 한다.

그래서 그랬나 보다.

자꾸만 내 등을 밀어 무리 속에 넣으려는 손길이 느껴지는 것은.

그런데 힘든가 보다. 아니 겁이 나고 힘들다.

만 4년을 이렇게 뒤로 숨어 있다 보니.

어제, 오늘 겨우 이틀인데도 혓바늘이 돘고  오른쪽 눈이 내려앉는다.

집안 정리 끝내고는 전기장판 켜고는 누워버렸다.

얼핏 잠이 들었나...? 신랑이 전화를 한다.

나 전기장판 켜고 누웠어. 오른쪽 눈이 내려앉았거든.

조금 있다가 내가 전화할게.....

그리고  생전 안 자던 낮잠을 30여분 자고 나니 눈이 떠진다.

 

2012년 3월 9일 우리 집을 찾아준 고마운 분들과 예배를 드리고,

오늘도 3가 정의 이름을 외우고,

나를 돌아보며 아직도 어린 나를 보며 하루가 지나갔다.

내일 스페인 여행을 가는데 짐은 내일 아침에 싸기로 했다.

지금은..... 그냥...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