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학교에서 하겸이 태워 바로 호텔로 갔다.
오래전... 큰 딸이 아기였을 때 몇 번 수영장 이용하러 왔던 호텔이다.
정말 오래된 호텔.
접수처에서 등록을 하고 이름표를 받고,
체크인하고 짐을 풀었다.
7시에 순서 추첨을 한다고 해서 서둘러 호텔 뒤쪽에 있는
한국식당 진도로 가서 울 아들 돈가스 먹고 추첨을 했는데
"4번"이다.
리아는 "2번", 하람이는 "7번" 그리고 지안이는 "28번".
민찬이 형아는 다음날 아침에 뽑았는데 "16번"이다.
총 30명의 웅변연사들은 헝가리, 프랑스, 독일, 폴란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볼가리아, 알바니아, 네덜란드, 튀르키예에서 왔다.
순서 추첨하고는 수영장으로 출발~~~~
아이들이 어찌나 신나게들 노는지.
나는 따뜻한 온천물에서 오랜만에 쉬고...
아이들은 물이 차가운데도 수영장에서 신나게들 놀고,
방으로 돌아와서는 또 리아 방에 모두들 모여서 밤 12시가 다 되도록
놀았다.
그 시간에 나는 로비에서 설레며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참으로 고맙고 고마운 사람.
절대로 잊으면 안되고 잊을 수도 없는 가족.
하나님의 깜짝 선물로 헝가리 바로 이 웅변대회에 오신다.
헝가리에서 첫 아들 돌 전에 만나고,
이곳에서 둘째 딸을 낳고,
우리 아들이 2016년 4월 14일 목요일에 정말 가슴 졸이며
하루하루 애태우다 드디어 헝가리에 도착을 했고,
바로 다음 주에 출근해야 하는 나를 위해서 학교를 그만둘 때까지
두 달을 매일 우리 아들을 돌봐주신 분이다.
첼로 연주, 레슨... 정말 바쁜데... 우리 아들을 같이 사랑으로 안고
키워 주신 분.
우리 아들이 정말 복이 많다.
이렇게 사랑 가득한 또 한 분의 엄마 같은 이모가 매일 안고 두 달을
돌봐주셨으니 말이다.
그런데... 헝가리 웅변대회에 오게 되었다는 말에 나도, 하나 엄마도..
어찌나 감사하고 놀라고 감격을 했던지.
헝가리를 떠나고 7년 만의 만남이다.
그것도 유럽 차세대 웅변대회에서...
(조카가 핸드폰으로 찍어 준 사진)
2016년 4월 14일 목요일에 헝가리에 도착을 하고,
바로 다음 날인 15일 금요일 아침에 9시에 하나 이모집으로 갔다.
그날 조카랑 울 아들 안고 헝가리 오는 게 걱정되어 함께 온
친정언니랑 같이 방문을 했고,
하나누나가 우리 아들 손을 잡고 함께 식탁에 앉아 이모가 준비해 주신
스파게티를 맛있게 먹은 우리 아들.
이렇게 우리 아들과 하나 누나, 하랑이 형아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 우리 아들 보다 10개월 빠른 하나 누나는 매일 저렇게
우리 아들의 손을 잡고 산책도 매일 하고 유랑 서커스단의 동물들
구경도 하고...
그리고 낮잠 잘 때는 엄마의 품을 우리 아들에게 양보해 주었다.
하랑이 형아의 장난감을 많이 망가뜨린 우리 아들.
힘조절이 안되어 형아 장난감 참 많이 망가뜨렸는데
착한 형아는 화를 한 번도 안 냈다.
우리 하나에게 목걸이를 정말 눈물 나는 거 참으며 준비하고,
의젓한 형아랑 사진으로만 본 막내 동생 선물을 준비했다.
갑자기 모든 것이 결정되어 발 동동 구를 때 하나님이 귀한 가정을
우리에게 보내주셔서 우리 아들 헝가리 베이비시터 안 구하고
사랑 가득 받으며 적응할 수 있어 너무너무 감사 감사.
그리고 드디어
금요일 밤 헝가리에 도착한 우리 하나랑 고마운 동생을 만나서
피곤할 텐데 이야기하느라....
하나님의 깜짝 선물에 우린 흥분하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늦게까지 못 일어나는 아들(지난밤 12시쯤 잠이 들어서)
깨워 아침 먹으러 내려오니 입맛 없다는 아들...
아침 9시.
행사가 시작하니 행사장으로 내려가니 남편은 헝가리 한인회에서
모든 분들께 드릴 선물 준비하느라 임원들하고 바쁘다.
음료수에 간단한 디저트까지 준비하고....
울 신랑 너무 바빠 얼굴 보기도 힘들다.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인사말......
그리고 한 시간 "잃어버린 우리 역사를 찾아서"
라는 강연을 들었다.
1번 튀르키에, 2번 헝가리, 3번 프랑스
그리고 드디어 4번 우리 아들 순서.
너무너무 긴장이 되고 떨려서 힘들다던 우리 아들.
나가더니 손동작은 다 잊어버리고,
집에서 큰 소리로 하던 복식 호흡도 다 잊어버리고.
그래도 원고 안 틀리고 다 외워서 했으니 대견하다.
웅변대회라는 것을 처음 경험하는 우리 아들.
자기 순서 끝내고 나더니 그제야 배고프다고.
밖에 준비한 간식을 갖다 먹는다.
30명 중 18번? 까지 하고 점심을 먹으러 모두들 식당으로.
아직 순서가 안 된 연사들은 식사 끝나자 모두들 연습들 하고.
순서가 다 끝났지만 심사하는 동안 로비에서 커피 마시며
담소들 나누고.
생각보다 심사가 길어져서 장기자랑도 하고.
담대하게 손들고 나가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역시 중고등부는 다르구나... 싶고.
이런 모든 것을 우리 아들이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우리 아들은 본상은 못 타고
격려상을 받았는데...
격려상 시상이 헝가리 한인회장이네...
그래서 아빠가 아들에게 상을 주었다.
누나들도 꽃다발 준비해서 와서는 우리 아들 순서 보고,
나가서는 큰 딸이 작은 딸 공부하는 거 도와주면서 오후 4시까지
있었다.
그래도 혹시나 상을 받으면 축하해 주어야 하니...
오랜만에 다섯 식구가 모였다.
우리 하나는 장려상을 받았다.
너무너무 잘했다.
우리 아들이랑 같이 웅변대회에 나온 것도 신기하고 놀랍고.
함께 상도 받고.
상을 받든 못 받든 꽃을 준비하겠다는 딸에게
나도 장밀 5송이를 부탁해서 우리 헝가리팀에게 한 송이씩
주었다.
모두들 모여서 사진을 찍었다.
공인상장은 대상 1명-외교부 장관상 700유로 ,
최우수상 3명- 재외동포청장상 500유로,
우수상 3명- 재헝가리 대사상 300유로 이렇게 7명이고,
모든 참가자들에게 장려상 3명 200유로, 격려상 3명 200유로.
민주평통상 200유로, 특별상 100유로, 인기상 100유로,
작품상 100유로. 효상...... 이렇게 모두에게 상을 주었다.
각 나라에서 예선을 하고, 연습하고 노력하고 헝가리까지
차로 오거나 비행기 타고 온 아이들을 격려해주기 위해서
모두에게 상을 준다.
맨 앞줄의 색동 원피스를 입은 이탈리아에서 온 로아는
정말 너무너무 잘했다. 나는 로아가 대상이라 생각할 정도로.
모두들 들으면서 많이 웃고, 박수도 많이 치고...
그런데 이탈리아는 수상을 하면 2년간 참여할 수 없단다.
다른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기를 원한다는 뜻이겠지.
우리 헝가리팀 너무너무 잘했어요~~~~
시상식 끝나고 총회 할 동안 1시간 수영을 하는 아이들.
참 에너지가.... 어마어마 한 아이들이다.
그리고 6시 20분에 모여서 준비한 버스로 이동을 했다.
유람선을 타러.
뒤쪽에는 따뜻한 음식까지 준비가 되어서
선상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아름다운 헝가리 야경을
구경하며 서로서로 축하하고, 소식도 주고받고.
사진도 엄청 찍고.
호텔로 돌아오자마자 곯아떨어진 아드님.
아침을 호텔에서 먹고 다시 수영장으로 간 아드님.
예배당 출발 전에 뛰어와서는 바로 옷 갈아입고
예배당으로 갔다.
집에 오자마자 하나이모가 주신 선물 뜯어서 맞춘 아들은
자기한테 없는 게 딱 하나 람보르기니인데 이번에 이모가
람보르기니를 주셨다며 좋아한다.
그리고 작은 누나랑 뭐라 하더니
가격을 정했는데 21억으로 정했다고. ㅎㅎㅎ
어이없음.... ㅋㅋㅋ
그러더니 상금 200유로에서 백유로를 꺼내더니
"이건 엄마 거야" 하며 엄마한테 주는 아들.
세상에.... 이 귀한 돈을 에미가 어찌 받나.
상금 모두 울 아들 통장에 넣아야지.
우리 아들 다음에도 차세대 웅변대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에미는 또 놀라고.
30명의 연사들 원고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정말 정말.... 연습도 많이 했구나 알 수 있었고,
한글, 통일, 정체성, 한국인.... 내용이 하나 같이 너무나 좋았다.
이런 자리에 우리 아들이 있어서 감사했고,
연사들의 원고를 들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고 느낄 수 없다.
그냥 웅변? 스피치 대회? 그런 거를 왜 해? 하며
안 하기 쉽기 때문에 직접 그 자리에서 듣고 전율하고
함께 웃으며 손바닥이 아프게 손뼉 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이라서 너무나 감사했다.
그래 아들.
우리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꼭 참여하자.
https://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5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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