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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에미 노릇하기 이리 힘들어서야.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9. 4. 5.

 

 지난주는 한글학교가 오후 2시에 있었다.

왜 그랬지? 어쨌든 빌려 쓰는 학교에서 수업이 있어 우리 아이들은

오후 2시부터 수업이 있기에 그동안 미루어 왔던

작은 녀석 친구들을 초대했었다.

일명 EAL 동기들.

9월에 낯선 학교로 와서 영어 한마디 못하던 아이들이 서로 마주 보고

웃음으로 대화하며 의지하더니 서로 아주 친해졌다.

그래서 그런지 4명의 아이들이 서로 돌아가며 집에 초대해서 놀기도 하고

파자마 파티도 하고 했다.

하빈이도 한번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생각만 하고 부담만 갖고 있다가

드디어 한글학교 오후 수업있는 날 금요일에 아이들을 초대했다.

그런데 

난 이리 정신이 없을 줄 몰랐다.

학교에서 함께 집으로 와서는 일단 과자 먼저 주고 저녁 준비하는데 

아주 간단히 하는데도 혼이 다 빠진다.

 어찌 준비했는지 모르게 준비해서 저녁 먹이고 일단 영화를 보라 했다.

그사이 설겆이 하고는 미리 사다 놓은 구슬을 꺼내서 보여주고는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라 했다. 목걸이를 하겠다, 팔찌를 하겠다 하더니만

생각보다 긴시간 만들기를 힘들어하더니 결국 완성은 못했다.

 베네수엘라 친구 에다가 자기 애완동물이 거북이를 데리고 왔다.

거북이 밥먹인다고 사과를 달라 하더니 우리 집 거북이랑 달리기 시합도 하고

또 한참을 신나게 논다.

그런데 왜 잠을 안 자는 거야? 12시가 넘어서 가만히 들여다보니

하빈이랑 일본 친구 유리는 벌써 잠이 들었는데 에다와 이탈리아 친구 깔로따는

안 자고 계속 논다.

겨우 1시가 되어서야 불이 꺼져서 나도 잠을 자러 갔다.

새벽부터 일어나 노는 아가들.

엄마가 아침 준비하는 동안 뒷마당에 가서 놀라 했다.

그리고 사진기를 주면서 하은이 보고 사진 찍어주라 했더니 제법 잘 찍었다.

저리 재미있는 표정도 잡고.

스누피, 무지 신났다. 미끄럼틀을 아래서부터 위로 뛰어 올라가고

위에서 주르륵 미끄럼 타고 내려오고.....

자기가 더 신났다.

저녁은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계란찜에 김에 닭튀김에 한국식으로 했었는데

아침은 토스트에 계란에 과일을 주었다.

그런데 아침을 토스트를 주는데도 바쁘다.

그래도 잘 먹어주니 그저 고맙고,

 에다 거북이도 아침을 주었는데 생각이 없나 보다.

 하빈이가 웃으며 나보고 오란다. 빨리.

뭔 일인가 싶어 가보니 에다 거북이가 내 슬리퍼에 저리 들어가서는

잠을 잔다. 우 씨~~~~ 저리 자다가 오줌 싸면 안 되는데.......

잠자리가 바뀌어서 밤에 잠을 못 자셨나?

아침 먹고 서둘러 봅슬레이 타는 곳으로 이동을 했다.

아가씨들 처음 타보는 봅슬레이에 무지 신났다.

언제나 무서워하던 하빈이도 친구들과 함께 타니까

무서움이 줄어들었는지 처음으로 혼자 저리 탄다.

그리고 속도도 제법 내면서 말이다.

예전에는 혼자 못 탔고 혼자 탄다 해도 어찌나 속도가 느린지

뒷사람의 불평이 말이 아니었었다.

그런데 이젠 제법 속도도 내면서 재미있다나....?

아가씨들 언제 또 탈 수 있냐고 묻는다.

내 대답은 준비한 대로 여름방학에 이다.

그리고 간단한 중국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니 벌써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러 왔다.

이렇게 하빈이의 첫 파자마 파티가 끝이 났다.

에미 노릇하기가 어찌나 힘든지.

이리 힘들어서야 어디 하겠나......

작은 녀석에게 미리 못 박아 두었다.

다음 파자마 파티는 여름방학에 한다고,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말했다.

다음에는 여름방학에 수영장도 가고 봅슬레이도 또 타자고........

작은 녀석 만족스러웠는지 입이 헤~~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