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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난생 처음 헝가리 패션쇼도 가보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9. 4. 7.

몇 주 전 남편이 갑자기 전화를 했었다. 학교로.

그러더니 묻는다. 패션쇼에 갈 거냐고, 토요일 밤이라면서.

당연하지요. 난 한번도 못 가 봤는데 당연히 가지요. 게다가 토요일인데....

그리고 지난주 토요일(4일)에 남편하고 헝가리에서 제일 좋다는 호텔로 갔다.

안경 벗고 일년에 한 번 낄까 말까 하는 렌즈를 끼고 화장도 하고 말이다.

이럴 때 색조화장 하는 법도 알면 좋으련만. 내가 하는 것은 립스틱이 전부다.

옷도 나름 골라 입고 아이들 챙겨 놓고 한번 구경해야지 해야지 하던 호텔로

들어서니 정말 이쁘다.

예전에는 그냥 아파트였었다.  오래된 아주 멋진.

그런데 전체를 사서는 호텔로 바꾸었다.

이유는 그 건물에서 보는 야경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바로 란쯔히드(체인브릿지) 앞에 있어서 아름다운 란쯔히드도 다 보이고

아름다운 야경의 부다성과 두나강이 다 보이기 때문이다.

난 그저 오래된 건물(아파트)로만 기억을 하고 있어서 무지 궁금했었다.

도대체 어떻게 구조를 바꾸었을까......

그냥 아파트를 어떻게 헝가리에서 제일 좋은 호텔로 만들수가 있었을까......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호텔이라 하던데.....

제일 처음 들어서면서 문부터 난 맘에 들었다.

중세 유럽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고  리셉션도 맘에 들었다.

다른 호텔들 처럼 불이 환하면서 앞이 확 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좀 무거운것 같고(밤이라 그랬는지 모르지만) 차분했다. 

 난 이상하게 조명을 눈여겨보고 인상에 남는다.

너무 이뻐서 목아픈것도 모르고 한참을 고개 들고 쳐다봤다.

너무 이뻤다. 그래서 다른곳 조명도 보러 돌아다녔다.

 패션쇼 시작 전에 화장실을 들어갔는데 또 너무 깨끗하고 이쁘다.

특히 일인용 손 닦는 수건이 맘에 들었다.

 이번 패션쇼에 남편 회사도 후원을 했단다.

그래서 이렇게 프로그램에 남편 회사 이름도 나오고 초대장도 온 것이다.

그런데 흐려서 잘 안 보인다.

 이분이 오늘의 특별 손님이시다. 반짝이 옷 입으신 귀부인.

바로 파트리찌아 구찌다. 구찌의 딸이라고 했던가?

이분이 디자인한 핸드백과 그림을 전시했고 판매도 했다.

 그림이 여러 점 있었는데 바로 위의 그림이 제일 맘에 들었지만

절대 살 수는 없다.

그림 가격이......

에휴~~~~ 그냥  아! 나도 봤지요~~~~~ 하는 거다.

 미리 좌석이 정해져 있었다.

방송이 나와서 내 자리에 앉으니 밤 9시.

빵을 고르라 한다. 이제 저녁 식사하는 건가?

 위를 보니 유리다.

아~~~ 그렇구나. 그럼 여기가 정 사각형 안의 정원이었겠구나.....

그 위를 막아서 홀을 만들고 위에 유리로 지붕을 덮었구나.

그럼 저 위의 창문들의 예전에는 개인집들이 었고 지금은 객실이겠구나.

행운권 추첨이 있다며 사란다. 한 장에 10,000포린트(6만원이 좀 넘나?) 란다.

우리도 한장 샀다. 저 행운권 파는 분을 남편이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란다.

그런데 낯이 익기는 하다. 어디선가 함께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9시 30분이 되자 애피타이저가 나왔다.

거위 간으로 만든 것.

사실 난 거위 간을 안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고소하니 좋았다.

 그리고 드디어 패션쇼가 시작되었다.

옆방은 TV를 연결해서 볼 수 있게 했다.

그래도 TV로 안 보고 실제로 보니 재미는 있다. 신기해서.....

늘씬한 모델들이 내 앞까지 왔다가 눈 마주치고 돌아서 간다. 

에고~~~~ 신기해라. 촌스러워도 할 수 없다.

 그리고 파트리찌아 구찌의 그림도 전시를 한다.

몇 점은 시작도 전에 팔렸던데....

 그리고 밤 10시에 메인디쉬가 나왔다.

배고픈 우리 신랑 이 사이에 끼겠다~~~~~

 이번에는 헤어디자인쇼라나?

이번 패션쇼에 협찬하면서 함께한 헤어디자이너 인가 보다.

머리가 무지 신기하다.

 그리고 선글라스와 운동복.

나중에 사진을 보여주자 하은이는 선글라스와 운동복 쇼가 제일

좋고 맘에 든단다.

밤 10시 30분 후식이 나왔다.

이젠 슬슬 피곤하고 지치고 졸리다.

그런데 12시에 끝난다니 어쩐다나요.......

그래서 웨이터를 불렀다.

에스프레소 찐한 커피 한잔 부탁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