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왔다.
평일이지만 저녁에 잠시 시간 내서 놀잔다.
당연히 Yes~~~
퇴근하면서부터 갑자기 바빠졌다.
남편에게 집에 오면 내가 없을 것이라고 미리 말해놓고
하은이 집에 데려다 놓고,
갑자기(언제나 갑자기 뜬금없이 전화하고 초대하는 에다) 에다 집에서
슬립오버를 한다는 작은 녀석 데리고 차 놓고 이웃지기 차 함께 타고
출발~~~
고속도로를 들어갔는데 뒷좌석에 있던 하빈이가 작은 소리로
엄마, 무지개.
뭐시라~~~
진짜 무지개다.
헝가리는 습도가 낮아 비가 와도 무지개 보기가 쉽지 않다.
아줌마들이 일상에서 탈출해서 좀 놀 자하니
비 오던 날씨까지 도와주네.
잘 놀다 오라고 무지개까지 나와주고....
그런데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아줌마가
저녁에 한번 나가려면 왜 이리 바쁜 것이지.
아이들도 친구에게 맡겨야 하고,
저녁 준비도 해야 하고.....
다들 바쁘게들 그리들 하고 나왔다.
난 애들이 좀 컸다고 알아서 미숫가루 타 먹어....
남편에게는 급히 나오느라 찌개 못 끓여놨으니
그냥 라면 먹어주세요....
애들이 좀 크니 편하다.
그리고는 집이 아닌 곳에서,
그것도 평일날 저녁에 이리 나와서
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무지 기분이 좋다.
꼭 소풍 나온 애 같다.
그냥 웃음이 나오고,
와인이 술술~~~ 들어가도 취하지 않고,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나
자꾸만 웃는다.
어쩌다 한번 이런 일탈(일상에서의 탈출)이 참 좋다.
내일 아침 출근이지만 전혀 걱정이 안 된다.
일어나면 되지 뭐~~
뭔 걱정~~
그렇게 아줌마들의 수다가 이어지고
웃음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와인잔이 비워지고..... 안주 접시가 계속 나오고.....
좋다~~~ 하는 동안 째깍째깍 시간은 자꾸만 간다.
6시 30분에 만났는데
8시..... 9시.... 10시.... 11시.....
12시가 레스토랑 문 닫는 시간인지라 11시 50분에 일어섰다.
어디야? 남편이 기다렸나 묻는다.
가는 중~~~~
집에 가니 12시 30분이 넘었는데 피곤하지가 않다.
새벽 2시가 다 되어 잠이 들었나 보다.
그래도 어김없이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지고 커피 들고 출근.
저녁 외출이 다음날 영향을 주는 일은 없다고 난 강력히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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