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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가끔은 일탈이 필요하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1. 8. 11.

전화가 왔다.

평일이지만 저녁에 잠시 시간 내서 놀잔다.

당연히 Yes~~~

퇴근하면서부터 갑자기 바빠졌다.

남편에게 집에 오면 내가 없을 것이라고 미리 말해놓고

하은이 집에 데려다 놓고,

갑자기(언제나 갑자기 뜬금없이 전화하고 초대하는 에다) 에다 집에서

슬립오버를 한다는 작은 녀석 데리고 차 놓고 이웃지기 차 함께 타고

출발~~~

고속도로를 들어갔는데 뒷좌석에 있던 하빈이가 작은 소리로

엄마, 무지개.

뭐시라~~~

진짜 무지개다.

헝가리는 습도가 낮아 비가 와도 무지개 보기가 쉽지 않다.

아줌마들이 일상에서 탈출해서 좀 놀 자하니

비 오던 날씨까지 도와주네.

잘 놀다 오라고 무지개까지 나와주고....

그런데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아줌마가

저녁에 한번 나가려면 왜 이리 바쁜 것이지.

아이들도  친구에게 맡겨야 하고,

저녁 준비도 해야 하고.....

다들 바쁘게들 그리들 하고 나왔다.

난 애들이 좀 컸다고 알아서 미숫가루 타 먹어....

남편에게는 급히 나오느라 찌개 못 끓여놨으니

그냥 라면 먹어주세요....

애들이 좀 크니 편하다.

그리고는 집이 아닌 곳에서,

그것도 평일날 저녁에 이리 나와서

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무지 기분이 좋다.

꼭 소풍 나온 애 같다.

그냥 웃음이 나오고,

와인이 술술~~~ 들어가도 취하지 않고,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나

자꾸만 웃는다.

어쩌다 한번 이런 일탈(일상에서의 탈출)이 참 좋다.

내일 아침 출근이지만 전혀 걱정이 안 된다.

일어나면 되지 뭐~~

뭔 걱정~~

그렇게 아줌마들의 수다가 이어지고

웃음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와인잔이 비워지고..... 안주 접시가 계속 나오고.....

좋다~~~ 하는 동안 째깍째깍 시간은 자꾸만 간다.

6시 30분에 만났는데

8시..... 9시.... 10시.... 11시.....

12시가  레스토랑 문 닫는 시간인지라 11시 50분에 일어섰다.

어디야?  남편이 기다렸나 묻는다.

가는 중~~~~

집에 가니 12시 30분이 넘었는데 피곤하지가 않다.

새벽 2시가 다 되어 잠이 들었나 보다.

그래도 어김없이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지고 커피 들고 출근.

저녁 외출이 다음날 영향을 주는 일은 없다고 난 강력히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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