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문자가 왔다. 페렌츠 엄마한테서.
월, 수, 금 학교 끝나고 축구 클럽에 갈 때
까로이, 페렌츠, 하겸 이렇게 셋이서 축구장까지 걸어가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하겸이는 월요일은 솔피지가 있어 축구를 못 가니까 수요일부터
함께 걸어가는 거로 하자고 했고,
그렇게 수요일이 되었다.
미리 아들한테
"오늘은 컬치랑 펫짜랑 같이 축구장까지 걸어가는 거야.
알았지? 엄마가 같이 안 가니까 횡단보도 잘 건너고. 축구장이 가까우니까
금방 갈 거야."
보호자가 와야만 아이가 학교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기에
일단은 학교에 가서 엄마 얼굴 도장 찍고 아들을 꺼냈다.
그리고 드디어 셋이 축구장으로 출발~~~
큰길로 장난 안 치고 잘 가는 거 보면서 먼저 난
축구장에 갔다.
물병에 물이 거의 없어서 찬 물 하나 사서 기다리는데...
도착할 시간이 돼도 안 온다.
분명 놀이터에 있을 터...
역시나...
놀이터에서 농구하고 있는 아이들.
4시 30분에 학교에서 나와서 걸어오면 10여분.
축구는 5시 30분에 시작이니 신나게 농구하며 논다.
사가지고 간 물을 아들 물병에 채워주고,
엄마 집에 갔다가 축구 끝나는 6시 30분에 오겠다고 말하고
난 집으로 가서 저녁 준비를 했다.
축구 시작도 안 했는데 땀이....
6시 20분에 갔더니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아이들.
코치 목이 터져라 큰 소리로 설명을 한다.
아이들 하나하나 붙잡고 왼발로 이렇게 돌려서 옆으로
이렇게 차고.....
6시 40분에 끝나고 집에 와서 씻고, 저녁 먹고,
숙제(딱 10분 만에 끝나고. 20분 책 읽기는 읽다가 주무시고)
하고, 첼로 연습 20여분 하고....
그래도 벌써 9시가 넘었다.
오늘 하루도 신나게 재밌게 열심히 불태운 우리 아드님.
올 해까지만 보호자가 아이를 데려간다.
내년부터는 울 아들 혼자 학교에 등하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축구장 아이들만 걸어가게 연습시키자고 먼저 연락을 준
페렌츠 엄마에게 어찌나 감사하던지.
이렇게 짧은 거리부터 연습을 하다 보면 우리 아들 혼자서
내년에는 학교 다닐 수 있겠지.
다음에는 아이들끼리만 영화관에 가는 연습도 시켜야겠다.
우리 아들 파닥파닥 날갯짓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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