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며칠 날이 좋으면 또 며칠 바람 불고 비가 온다.
그렇게 하루하루 어느새 정신 차리고 보니 4월 중순이다.
사순절이 시작된다 했는데 고난 주간이고, 내일이 부활주일이다.
사람들은 벌써 여행들을 떠나고...
인스타, 페이스북에는 여행 사진들이 계속 올라온다.
사진들을 보면서 부활절임을 실감한다.
그렇지... 아이들 학교가 방학이고,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연휴니까..
울 아들은 다음 주부터 2주의 방학인데 에미가 수업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에미 따라 학교에 가야 한다. 아빠가 출장 중이니 사무실에 있을 수도
없고... 어쩌겠나...
페렌츠 집이나 아니면 작은 누나 스케줄 보고 부탁을 하든가...
4월 3일-밀레니엄 파크 벚꽃
아들 첼로 레슨 받는 동안 차 안에서 학생들 과제 체크하다
졸고 있는데 작은 딸한테서 전화가...
밀레니엄 파크에 왔는데 벚꽃이 예쁘다며 걸어올 거냐고...
걸어서 5분 거리인데... 졸다가 깬 나는 귀찮아서..
-딸, 그냥 사진 찍어서 엄마 보여줘. 엄마 어제 잠 못 자서 너무 졸려.
했더니 사진 많이 찍어서는 보여주는데...
귀찮아도 갈 것을... 나중에서야 후회했다.
지금은 다 지고 없다는....
이르드 우리집 마당에 명이가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고 있었다.
남편이 전화를 했다.
잠깐 이르드 집에 와서 도와달라고...
뒷마당 정리 중이고, 남편은 아래층 청소 중이고.
나는 위층 유리창 닦고...
나중에 사람 불러서 다시 청소해야 하지만..
체리꽃이 피었다...
우리 집 체리는 참 맛있었는데..
4년 동안 우리집 체리는 누가 따먹었을 까...
올해는 새 주인이 와서 먹으면 좋겠다.
10여 년 전에 명이를 뜯어 왔는데 뿌리가 있는 것이 있어
앞마당에 심었었다.
그리고 매년 봄에 몇 잎이 뿌리내리고 나오곤 했었는데...
앞마당에 제법 많이 명이가 뿌리내리고 자라고 있었다.
명이 잎 뜯어와서 저녁에 삼겹살 구워 쌈 사 먹으니 어찌나 맛나던지..
새 주인에게 봄이면 마당에 명이가 자란다고 알려 줘야겠다.
헝가리 사람들도 명이를 즐겨 먹으니까.
연휴시작인 금요일 비엔나에 다녀왔다.
목요일 방과 후에 축구하다가 삐에르가 밀어서
넘어졌다더니 아침에 일어나서는 어제보다 더 발이
아프다는 아들.
작은 딸 신발 보는 동안 아빠는 아드님 발을 주물러 주고...
울 아들은 작은 누나 비 맞을까 열심히 우산 받쳐주고,
누나 쇼핑하는 동안 짐 들어주고...
옆에서 큰 누나는
-그럼 그럼, 하겸아 나중에 여자 친구에게도 그렇게 해야 하는 거야
가르치고..
어째 얼마 전에 본 드라마 애순이랑 관식이가 떠오른다.
앞집 고양이 보이는 하루 종일 우리가 나오나, 들어가나
지켜보나 보다.
우리만 보이면 어찌나 잽싸게 달려오는지...
누가 보면 우리 집 고양이인줄 알겠네.
비엔나에서 좀 늦게 왔는데도 바로 따라 들어오는 녀석.
간식 먹고서야 다시 자기 집에 간다.
작은 딸이 예뻐라 하니 매일 출근도장 찍는다.
이 녀석 간식거리 또 사다 놔야겠네.
오랜만에 재봉틀 꺼내 달달달 ~~~
큰딸이 바지 4개를 들고 왔다.
수술복 바지는 너무 길어서 대충 접어 입었는데
수술실에서 넘어질까 겁난다고 선생님들이랑 간호사가 제발
줄여 입으라고 했단다.
일단 수술복 바지는 대충 줄여도 괜찮은 거라서 바로 박아주고.
새로 샀다는 바지는 어찌나 신경이 쓰이는지...
그래도 삐뚤빼뚤.... 큰 딸 괜찮단다.
비엔나에서 산 내 청바지도 길다...
어째 여기서 옷을 사면 팔도 길고 바지 길이도 길고...
다 줄여야 한다.
키가 작아서...
내 바지니까 신경 안 쓰고 그냥 박았다.
그런데 작은 딸 청바지는 아무래도 신경 쓰여 맡겼더니만
10400 포린트(4만 원)를 달란다.
바지단 줄이는데 4만 원이라니.....
다음에는 그냥 삐뚤빼뚤해도 내가 해야겠다.
출장 가기 전에 남편은 잔디를 깎는다.
마누라가 절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출장 가려면 이것저것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울 신랑.
아들은 친구집에 놀러 가서 신났고,
다음 주 방학 때는 우리 집에서 놀자고 했다.
페렌츠 엄마는 내가 수업 가는 날도 시간을 맞춰보자고 하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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