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콘서트가 있다며 옷을 고른다.
그사이 체중이 불어서 마땅한 옷이 없어서 부득이
흰 치마를 사서 블라우스에 입혀서 보냈다.
콘서트를 본 에미의 소감은 한마디로 편안하고 아이다운 콘서트라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준비하여 한국에서 콘서트를 했다면 학부모들은 만족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난 이런 콘서트가 더 좋다.
아이도 학부모도 특히 교사가 큰 부담 없이 즐겁게 아이들하고
준비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모든 행사에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마치는 이 학교가 난 좋다.
이 날은 1-5학년의 콘서트였고 다음주에는 6-12학년의 콘서트가 있다.
귀염둥이 1학년의 앙징맞은 노래와 두드리면 각각의 다른 음이 나오는
봉을 두드리며 자기 음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다.
2-3학년은 함께 수화찬양과 율동을 했다.
어색하고 수줍은 남학생들의 몸놀림이 귀엽다.
큰 아이가 있는 4학년의 합창.
뇌성마비 메리그레이스를 위해 양옆으로 의자를 똑같이
놓은 모습이 참 좋다.
그리고 항상 모든 프로그램에 함께 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5학년의 합창은 소리가 벌써 다르다.
곱고 아름다운 소리로 합창을 하고 피리 연주를 했는데 역시 큰 언니, 오빠답다.
1시간의 프로그램이 끝나자 정말 우레와 같은 박수로 아이들을
격려하고 환호로 기쁨과 자랑스러움을 표현한 학부모들.
아이들 잡아가며 완벽에 가깝게 연출한 것보다 실수가 있고
허술한 듯 하지만 감동과 기쁨은 훨씬 크다.
그리고
드디어
큰 아이가 기다리던 운동회날이다.
그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걱정을 했는데 바람은 불지만 해가 있어서
김밥을 싸서 운동회 장소로 갔다.
학교가 작으니 가족적이라서 좋다.
역시
교장선생님 기도로 운동회가 시작되었다.
미리 제비 뽑기로 4팀(빨강, 초록, 파랑, 검정)으로 나누어서 경기를
진행하고 점수를 합하여 1등을 뽑는다.
먼저 각 팀의 응원전이 있었다.
4팀 모두 다 다르면서도 젊음이 느껴지는 멋진 응원이었다.
올해도 하은이의 게임파트너는 메리그레이스이다.
아이들이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함께 경기를 하며
즐기는 것에 의미를 두니 참 예쁘다.
고학년 언니 오빠들의 물풍선 던지고 받기 게임이다.
배구처럼 물풍선을 던져서 주고받다가 떨어 뜨리면 지는 게임이다.
응원이 엄청나다.
한쪽에서는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구멍이 뚫린 통으로 물 떠오기 릴레이이다.
유리집 강아지 나리까지 선수로 뛰고 싶은가 보다.
그날 나리는 정말 너무너무 신났다.
점심시간.
아침에 정신없어 과일도 사다 놓고 냉장고에 그냥 넣어 놓고 왔다.
선생님들께도 김밥과 불고기, 새우튀김을 드렸는데 맛이 있었다니
기분이 너무 좋다.
유난히 김밥을 좋아하신다.
그러니 당연히 준비해 드려야지....
아이들과 게임하느라 힘드실 텐데.
항상 모든 게임이 끝나면 물병과 물총을 준비하여 서로
물싸움으로 마무리를 한다,
모두들 흠뻑 젖어서야 교장선생님께서 수도를 잠그시고
드디어 운동회가 끝났다.
올해는 초록팀이 이겼다.
큰 아이는 올 해는 파랑팀이었다.
1년에 한 번인데 가을에도 하면 좋겠다.
아이들이 정말 행복해 보여서 보는 에미도 행복하다.
작은 아이 학교에 1시간 일찍 갔기 때문에
차 안에서 기다리는데 뒤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피곤했는지 코를 골며 잠든 큰아이.
나도 졸리다.
함께 차 안에서 1시간 동안 잠이 들었다.
가을에는 한인 운동회가 있지......
운동회는 정말 기다려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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