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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은이 이야기

꼬마 요리사 하은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7. 5.

3년 전부터 방학이면 하은이에게 한 가지씩 요리를 가르쳐왔다.

처음 가르친 요리는 계란 프라이였다. 하은이 8살 때,

가스불을 여러 번 실패 끝에 성공하고,

계란을 제대로 잘 깨지 못해서 껍질째, 또는 깨면서 바닥에 그대로 계란이

떨어져서 거의 한판을 실습용으로 없앴다.

그렇게 가르쳐 놓으니 2년 전 수술하고 누워있을 때에는 하은이가

계란 프라이를 해서 동생을 먹였다.

나중에는 하빈이는 계란은 그만 먹고 싶다고 할 정도로 하루를

계란 프라이만 해서 그래도 언니라고 동생을 안 굶겼으니 대견하다.

 

그다음에 가르친 요리는 핫케이크 만들기였다.

반죽하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시 종이 타월로 닦은 후

한 국자 얹고 구멍 뻥뻥 뚫리면 뒤집는다.

이번에는 뒤집기에서 연속 실패하더니 나중에는 선수가 되었다.

어쩌다 쉬는 날 엄마가 늦잠을 자거나 몸살기가 있어서 누워있으면

자기가 핫케이크를 만들어 동생과 아침을 먹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배운 요리는 김치 부침개.

하지만 아직은 김치 썰기가 좀 어려운가 보다.

차갑고 냄새나고 힘을 안 주면 다 붙어있어서.....

그래서 반죽을 해놓으면 자기가 알아서 부치고 접시에 받쳐 내놓는다.

 

손님올 때 식탁의 세팅은 하은이 몫이다.

잔소리 안 할 정도로 능숙하게 하니 큰 도움이 된다.

 

어제는,

뜨거운 물 사용도 잘할 것 같아서 계란 삶기를 가르쳤다.

처음인데 너무나 잘했다.

타이머에 20분을 맞춰놓고 5분을 센 불에 15분을 약한 불에서 잘 굴려서 삶는다.

다 삶아지면 뜨거운 물을 버리고( 여기서 하은이가 많이 조심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예전에 뜨거운 물에 손을 크게 데인적이 있어서 더 조심하나 보다.)

찬물을 두 번 바꾸어 준 뒤 찬물에 10분 담가둔다.

 처음 삶은 계란인데 안 깨지고 잘 삶았다.

하은이 자신도 기분이 아주 좋은가 보다.

뜨거운 물이 좀 무서웠지만 괜찮았단다.....

작은 녀석은 그저 언니가 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올 해부터는 시간 날 때 설거지는 하은이가 했다.

오늘은 자신이 간식을 만들었으니 뒷 설거지도 자기가 해야 한다면서

설거지까지 마쳤다.

작은 녀석은 언니가 삶은 계란이 너무 맛있다며 또 해달라고 언니를 조른다.

기분 좋은 하은이.

앙코르 요리로 계란 4개를 다시 한번 삶았다.

이번에는 엄마 도움 없이 자기 혼자서 했는데 처음처럼 아주 잘 삶아졌다.

 

이렇게 하나씩 배우면서 준비를 해야겠지 싶다.

해외에서 그것도 우리 집만 떨어져 살다 보니 가끔 내가 앓아 누워버리면

시리얼로 하루를 먹기도 했다.

아빠가 들어와서야 아이들 저녁을 챙기게 되니......

이젠 하은이가 제법 커서 밥만 있으면 자기가 다 챙겨서 동생과

먹고 설거지도 해 놓으니 참 감사하다.

 

하은이가 컵라면 말고 진짜 라면 끓이는 것을 알려 달란다.

계란도 잘 삶으니 이젠 라면도 잘 끓이겠다 싶다.

올여름방학에는 마침 라면도 한 상자 선물 받은 것도 있으니

라면 끓이는 실습을 해야겠다.

점심마다 라면 먹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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