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부터 큰 아이는 마음이 분주했다.
발명품 발표회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못 정했고, 과학에는 젬병인 에미가
도와줄 수도 없었기 때문에 거의 포기를 했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하은이 말이 누구는 케이크를 만들고,
누구는 쵸코쿠키를 굽는단다.
오잉~~~~?
그것이 무슨 발명품인고......?
다시 물어 보니 확실하단다.
갑자기 의욕이 생기며 그렇단 말이지? 그럼 한번 해봐?
이번 주에는 하은이의 정보를 들어보니 이건 발명이나 창작이라기보다는
각자가 자기가 좋아하는 걸로 무슨 소꿉놀이 같은 거다.
그럼 우리도 해보자!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기가 찬 아이디어가 떠오르질 않는다.
요리한다는 말에 하빈이는 쵸코밥을 해보잔다.
쵸코밥!
그걸 누가 먹나....?
그러자 좀 단순한지 쵸코밥을 동글동글 말아 겉에 김치를 싼다나?
진짜 그럼 누가 먹나? 집에서 한번 해 보고 하빈이가 먹기로 했다.
엄마의 아이디어는 차 앞자리 등받이에 스프링 권투글러브를 넣었다가
뒤에 앉은 딸들이 떠들거나 싸우면 단추를 눌러 권투주먹이 날아가
딸들을 잠재우는 것.
(하은, 하빈 재미있어 웃느라 숨을 못 쉰다.)
정말 한번 만들어 봐?
결국은 인터넷도 뒤지고 해서 "옷걸이의 변신"을 하기로 했다.
만들다 보니 이건 과학작품이라기보다는 폐품 재활용이다.
그래도 어쨌든 하은이가 대 만족이다.
특히 하빈이가 만든 메모지 꽂이는 내가 봐도 걸작품이다.
일단 평이하기에 상은 포기하고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었다.
아침에 하은이가 묻는다.
"엄마, 오늘 학교에 오실 수 있어요?"
"아~~~~. 미안. 엄마 못 가는데..... 오늘 구역예배가 있거든.
하은이 혼자 열심히 해. 파이팅!"하고 보냈다.
그런데 구역예배 가는데 유리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학교에 올 거냐고.... 못 간다고,
하은이 반에도 한번 가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시간이 궁금해서 물어보니 오후 2시란다.
오후 2시? 그럼 어쩌면 가능할 수도......
일단 구역예배를 마치고 시간을 보니 가능하겠다.
그래서 서둘러 학교로 들어가니 하은이 알아보고 입이 귀에 걸린다.
오길 잘했지!
3층 구강당에서 3.4.5학년 아이들이 자기 작품을 전시하고는
설명을 한다.
그리고 심판 3분이 돌아다니며 채점을 한단다.
6가지 작품을 전시하고는 찾아오는 분들에게 설명을 하는 하은이.
I.C.S.B 교장선생님께 하은이가 작품설명을 해드리고 있다.
핸드폰으로 찍은 동영상이라서 상태가 좀 안 좋다.
그리고 소리가 잘 안 들린다.
대체 무엇을 어찌해야 소리가 잘 들릴라나......
개구쟁이 혜린이도 보이고.....
빗자루에 모든 청소 도구와 세제가 다 붙어 있다.
필요에 따라 하나씩 때어서 사용하면 된다고.....
본인이 개발한 쿠키.
빗자루에 나무를 묶어서 손을 안 대고 사용할 수 있다며
시범을 보인다. 그런데 쪼끔 불편할 듯....
쿠키를 만들어서 상을 받은 하은이 반의 헤더.
본인의 작품을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이 예쁘다.
선풍기가 돌아가면 자동으로 밥을 준단다.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서 만든 접시와 젓가락, 숟가락.
나중에 밀가루로 만든 접시와 도구도 다 먹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
게임기를 만들었단다.
스프링을 이용한 탁구공 튕겨서 통 안에 넣기란다.
심사가 다 끝나고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말씀과 함께
심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일단 모든 참가자에게는 상장 수여가 있었다.
이른바 참가상이라고나 할까.....
하은이도 참가상을 받았다.
그리고 각 학년에 두 명씩 창작상을 주었다.
모든 참가자에게 준 상장.
이 상장받고 하은이는 무지 만족한가 보다.
참 칭찬을 많이 해준다.
학교를 방문한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은
각 코너를 돌면서 어찌나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지.....
칭찬만 들어보면 거의 노벨상 수준의 발명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역시 아이들은 사랑과 칭찬을 먹고 자란다.
오늘 참 많이 반성하는 날이다.
구역예배에서도 아이들의 실패에 화를 내거나 아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말고, 실패를 통해 더 성숙해지고, 겸손해지며
마음 넉넉한 아이로 키우 자고 기도하고 왔는데,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기를 팍팍 키워주는 칭찬을 들으면서 내 모습에 한숨이 나온다.
어찌 인내심을 갖고 아이를 기다려 주지 못하는지....
칭찬 한 번 하면 잔소리는 3-4번을 하니 칭찬이 빛을 보지 못한다.
요놈의 입이 좀 참아야 하는데 자꾸만 참지 못하고 잔소리를 한다.
다시 결심을 한다.
내일부터는 칭찬을 많이 하고 좀 더 기다려 주고 잔소리도 안 하고(?)
멋진 엄마가 되어 봐야지.
'우리들의 이야기 > 하은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I.C.S.B 크리스마스 콘서트 (0) | 2007.12.20 |
---|---|
큰 딸 스케이트장 도우미 (0) | 2007.12.19 |
I.C.S.B Middle School뮤지컬 (0) | 2007.11.11 |
2007년 하은이의 그림 (0) | 2007.08.18 |
친구랑 밤샘하는 하은이 (0) | 2007.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