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가 꽤 많이 내린다.
몇 분이 오늘 함께하지 못할 것 같다고 전화를 주신다.
처음이다.
이리 비가 많이 오는 날이....
외르보찬 오는 날 비가 온 것이 처음이다.
다들 조심조심 운전을 하고 도착을 해서는 우산 쓰고 사진한 장 찍었다.
선교사님들은 원장님 만나러 가시고 우리만 먼저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니 모여서 찬양을 하고 있다.
우리가 들어가자 박수를 치며 맞아 주신다.
열심히 헝가리 말로 크리스마스 찬양을 연습했는데.....
박 헤어스튜디오의 부부가 오셔서 머리 커트를 해 주셨다.
지난번보다 더 침착하게 머리를 맡기고 앉아 계시고
이렇게 잘라 달라 저렇게 잘라 달라 요구도 하시고,
머리가 맘에 드신다면서 너무나 기뻐들 하신다.
그 사이사이 단원들은 손톱을 예쁘게 칠해 드렸다.
그리고 어디에서 찾았는지 크리스마스트리를 들고 나온다.
함께 만들자고....
매년 12월 초에 방문을 하여 츄리를 만들어 드렸더니
오늘은 본인들이 상자를 찾아들고 나온다.
그래서 다들 즐겁게 크리스마스 츄리를 만들었다.
참 보관도 정성껏 잘해 놓았다.
빨간 리본과 방울 들은 우리 단원들이 모여서 직접 만든 것 들이었다.
오늘따라 새삼스럽다.
맞아 그때 모여서 즐겁게 웃으면서 이걸 만들었었지..... 하면서.
불을 켜자 다들 박수를 치시면서 예쁘다며 좋아하신다.
갑자기 방 안이 환해진다.
이곳에서 엄마로 아빠로 함께 사시는 졸리 아저씨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드렸다.
언제나 사람 좋은 푸근한 미소를 머금으시고 딸을 돌보듯 이분들을 돌봐주신다.
그런데 내막은 알 수 없으나 올해로 이곳을 떠나신다고 하신다.
데브레첸 근처의 다른 시설로 옮기신다며 아쉬워하신다.
그분 삶의 반 이상을 이곳에서 사셨다는데 너무나 섭섭하다.
마지막으로 졸리 할아버지를 이발해 드렸다.
외로우신 분. 그래서 이분들을 더 잘 이해하며 품어 주시는 분.
새로 가시는 곳에서 잘 지내시기를.....
남아 계시는 이분들 아쉬워서 섭섭해서 어쩌나.....
한동안 졸리 바찌를 찾으실 텐데......
준비해 간 크리스마스 선물은 사무실에 몰래 갖다 놓았다.
나중에 크리스마스 전에 함께 풀어 보시도록....
머리 손질과 츄리 만들기가 끝나고 나니 점심 식사 시간이다.
정성껏 준비해 주신 다과를 하나씩 먹고 급히 자리를 떴다.
그분들 점심 식사 시간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이별을 하면서 다음에 올 때는 지난번과 오늘 찍은
사진을 선물로 드려야겠다.
아마도 1월에 보게 되겠지.....
오늘 보니 4년 전에 비해 다들 나이가 들었다.
이분들도 늙는구나.
건강도 예전 같지 않아서 마음이 무겁다.
새로 오신 분들도 3분이나 보이고 안 보이시는 분들도 있다.
집에 갔나....? 그저 아프지 마시고 건강들 하세요.
겨울에 감기 걸리지 마시고 건강하게 겨울 잘 지내시고,
화창한 봄에 밖에서 햇살 받으며 찬양도 하고 풍선도 불고 그래요.
비가 더 많이 내린다.
그래서 더 마음이 칙칙하니 무겁다.
미장원 문 닫고 영업도 하지 않고 와서 봉사해 주신 분들이 너무나 고맙다.
그래서 비도 오고 국수를 대접하러 국숫집으로 이동을 했다.
따뜻한 국수 한 그릇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비 오는 날 이렇게
하루가 갔다.
비가 와서 이러나......
왜 이리 마음이 무거운지......
오늘따라 떠난 밀알 단원들이 더 보고 싶고 생각이 나서 그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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