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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헝가리여행

씰베스타를 준비하는 헝가리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12. 31.

12월 31일 밤을 준비하는 헝가리는 분주하다.

예배당 가는 길에 보니 공터마다 임시 장이 열렸다.

가면, 종이 뿔 나팔, 가발, 색종이 테이프, 스프레이 등등등....

그리고,

각종 다양한 불꽃놀이 제품이 팔리고 있다.

테스코에도 오숑에도 길거리에도.....

 

95년 처음 헝가리에서 그 해 마지막 밤을 맞을 때 깜짝 놀랐었다.

크리스마스가 너무 조용했기에 별생각 없이 송구영신예배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초저녁부터 여기저기 길거리에서

아이들 장난감 같은 나팔소리가 들리기 시작을 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그 소리는 더 많아지고 커지고....

궁금하던 차에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러 밤 11시가 넘어 집에서 나오니

길거리에 젊은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며 종이 뿔나팔을 분다.

헝가리 전통이란다.

12월 31일 밤을 씰 베스타라 부르고 그 날밤은 종이로 만든 뿔나팔을 불면서

친구들과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그 종이 뿔나팔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어깨를 치며 서로 복을 빌어 주고 액운을 쫓아 준단다.

몇 년 전 불꽃놀이 사용이 허용되면서부터는 뿔나팔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에서 폭죽 터지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온 동네

개들이 함께 짖어대 잠자기가 힘들 정도다.

 

예배드리고 들어 오는 길에 우리도 작은 것 몇 가지를 샀다.

종이 뿔나팔은 아빠가 내일 사오 시기로 하고......

 아빠를 기다리며 구경하는 딸들.

매년 다양하고 색도 화려해진다.

 테스코 주차장에 세워진 임시 가게다.

 하이퍼 마켓 오숑 안의 제품은 거의  다 팔리고 남은 제품은
좀 망가진 것이 많다.

고르다가 맘에 드는 것이 없어서 아빠가 내일 좋은 것으로 사 오기로 했다.

 장을 보다가 옆을 무심히 옆을 돌아본 나는 이 꼬마와 마주치고

어찌나 놀랐던지....

꼬마도 나도 그리고 꼬마의 부모도 나의 놀란 모습과 비명에

다 함께 기분 좋게 웃었다.

그리고 사진 한 장  찍었다.

 해적 가면을 쓴 하은이.

 하은이가 좋아하는 하얀 고양이가 된 하은이.

 그래도 밤은 추우니 모자가 좋겠지?

근데 딸의 표정이 영~~~~

 냉동 문어를 사러 인터 스파로 오니 거기도 임시 가게가 설치되고

일요일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손님이 끊임없이 온다.

딸들도 무얼 살까 열심히 의논을 하고.....

 

제품을 직접 만져 볼 수가 없고 상품 사진을 보고 결정을 한 후

돈을 지불을 하면 영수증을 들고 옆으로 가서

영수증을 제출하 고물 건을 찾는다.

물건이 파손될까 봐 그러나.... 아니면 위험해서....?

 아저씨가 영수증을 보고는 물건과 맞는지 확인을 하고 자세히

설명을 해주신다.

군인 의상과 풍기는 인상과는 달리 친절한 분이셨다.

 바로 앞에는 크리스마스 때 팔고 남은 생전 나무들이 쌓여 있다. 아깝다.....아깝다.....

딸들은 벌써부터 내일 밤이 기다려진다.

동그란 공처럼 생긴 것은 색 연기가 나는 것이란다.

긴 막대는 작은 불꽃. 상자에 있는 것은 공중에서 터진다고 하는데

불꽃이 어느 정도 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일 밤에는 완전 무장을 하고 온 가족이 길거리로 나갈까 보다.

일 년 동안 힘들었던 일, 가슴앓이한 일들. 슬펐던 일들......

다 뿔나팔 신나게 불면서 날려 버리고,

까만 밤하늘에 불꽃을 날리며 새해를 기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