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날은 아침부터 조금 긴장이 되었었다.
너무 오래 쉬었고 특히 영어가 안 되는 상태에서 가는 길이라서....
결혼하고 아이 키우면서 가끔 직장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의당 무지 바쁘게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언어의 문제가 있기에 오히려 아이들에게 집중하게 되어
나에게도 딸들에게도 참 좋은 시간이었다.
그러다 정식 직장은 아니지만 월-목 오후 2시까지 국제학교 유치부에
나가게 되었다.
옆에서 보조 교사처럼 도와 주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옆에서 도와 주면서 지금 생각은 2년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그 뒤의 일은 그때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출근을 한 지 벌써 한달이 되었다.
어쩜 그리 시간은 빠른지.....
매일 아침 딸들을 학교에 내려주고 서둘러 아침 출근 차량에 섞여서
내가 가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흥분시키며 매일이 기대가 되는 날들이다.
아이들이 나를 " miss sunmee" 라 부르며 도움을 청하고,
함께 놀아 달라 손을 잡으며 친구와의 불편한 일을 말하며 울먹이고...
이런 하나하나가 참 즐겁다.
아이들이 낯설은 나를 관찰하며 살피다가 나에게 친구 하자며 수줍게 내민
그림 선물 들이다.
몇 개만 올렸다.
이렇게 나도 아이들도 서로 익숙해지며 신뢰관계가 생기고 알아 가겠지....
루이스가 준 페라리 자동차란다. 무지 빠르고 빨간색 스포츠카라고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눈을 예쁘게 그리는 첸첸의 그림.
국제학교다 보니 미국, 스페인, 중국, 대만, 핀란드, 인도, 헝가리, 프랑스등
여러 나라의 7살 아이들이 모여있다.
자기의 모국어가 있지만 낯설은 영어로 수업을 하는 귀여운 아이들.
이번 주에는 갑자기 짠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도 헝가리 학교에서, 영어 학교에서 저렇게 낯선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느라 100% 다 표현하지 못하고 답답할 때도 많았겠구나 싶어서....
밝은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나 예쁘다.
가끔은 모두 마음 만큼 다 표현하지 못하여 안타까워 하지만 그래도 예쁘다.
여러 가지의 이유로 고국을 떠나 헝가리 땅에서 만나 친구가 된
특별한 인연의 아이들.
그리고 어쩌다 어떤 인연인지 그 속에 코리아 미스선미가 함께 하게 되었다.
매일 고사리 손 모으며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 말씀을 배우며
하나님의 사랑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 이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들이 기대가 된다.
학교에 가면 또 물을 것이다.
밖에서 놀 때 술래해 줄 거지?
잡기 놀이 함께 할 꺼지?
내일도 함께 놀아 줄 꺼지?
언제나처럼 난 똑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그럼. 당연하지. 내일도, 모레도, 언제든지 해 줄게.
'그룹명 엄마의 일 > 2008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BBQ 파티 (0) | 2008.08.29 |
---|---|
드디어 새 직원 연수가 끝나고.... (0) | 2008.08.22 |
나도 출근을 한다. (0) | 2008.08.14 |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들. (0) | 2008.05.16 |
필드 트립을 가다. (0) | 2008.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