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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엄마의 일/2008년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5. 16.

학교에서 난 수업을 하지는 못한다.

아직 영어가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난 아이들을 도와주고 담임을 맡고 있는 미셸을 도와서

수업이 잘 진행되도록 옆에서 돕는다.

그리고 에너지가 넘쳐서 주체가 안 되는 녀석들과 잠시 놀아 준다.

무엇보다 기쁨은 아이들이 날 무척 따른다는 것이다.

눈이 마주치면 웃어 주고 살며시 와서는 반복되는 질문을 하고는

안심을 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그 사이사이 사진을 찍었다.

너무나 예뻐서. 그 사진들 중 몇 장을 올린다.

나중에 보고 싶을 때 보려고. 한 달이 지나면 1학년으로 올라가고

또 본국으로 돌아가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여름방학이 지나서 만나면 많이 커서

이 모습이 없어질 것 같아서.

 요즘 아이들은 벌레 잡아서 관찰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공주님들 오늘은 소꿉놀이에 열중이다.

 얼마 전 맨 땅이던 이곳에 이렇게 자잘한 돌들을 깔아 놓았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 돌 위에서 놀기를 좋아한다.

덕분에 손과 옷은 먼지로 하얘지지만....

한동안 단짝이 된 제이든과 맥심.

서로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녀석이 어찌나 다정하게 지내는지.

보는 내가 다 기뻤었다. 그런데 오늘은 제이든이 베스트 프렌드가 루이스란다.

에~~ 잉~~ 맘이 변했나....?

가만히 보니 맥심도 쏘냐에게 자꾸만 같이 놀자고 보챘다.

그러더니 나에게 와서는 난 쏘냐랑 잡기 놀이하고 싶은데

쏘냐가 싫다고 하니 선미가 쏘냐에게 함께 하라고 말해 달란다.

네가 직접 말해 쏘냐에게... 하니,

여러 번 말했는데 쏘냐가 싫다고 한다며 시무룩하다.

가만 보니 쏘냐는 여자 아이들과 소꿉놀이가 더 재미있지

남자 아이랑 잡기 놀이는 싫은 표정이다.

그리고 물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렇단다.

자기는 싫단다. 

어쩔 수 없지 뭐.... 싫다는데..... 그러고 보니 두 녀석 다 맘이

다른 방향으로 가나 보다.

 마태오, 뭐하니?  벌레를 잡나?

 에고~~~  말괄량이 아가씨들. 조심하라고 제발 조심하라고

아래서 이야기하니 별 걱정을 다하셔요~~~  표정이다.

 2주 전에 유치반 텃밭에 콩을 심었었다.

그 싹이 나와서 텃밭을 살피러 수업 중에 나왔다.

 요즘 계속 비가 오더니 이렇게 예쁘게 싹이 올라왔다.

 모두들 자기가 심은 자리를 살피며 서로 자기 싹이라며 말들이 많다.

짜식들~~~~  내가 다시 심었걸랑요~~~~~

그러니 다~~~  내 거거든요~~~~  

 달팽이를 발견했다. 모두들 서로 보겠다며 난리다.

 미셸 선생님이 모두의 손 위에 한 번씩 달팽이를 올려 주었다.

교실에 가서 손 씻기로 하고서...

관심이 없는 듯 보이던 맥심도 친구들 순서가 끝나자

살며시 가서 보고 싶단다.

이럴 때 달팽이가 그 멋진 모습을 드러내 주면 좋으련만

무서운지 들어가서는 꼼짝을 안 한다.

 유치부부터 각 학년별로 작은 텃밭이 있는데

오늘 보니 창세기 1장 12절 말씀이 적혀있다.

그런데.... 루씨?  거기서 뭐하세요?  다들 내려가려고 줄 섰는데.....

아이들과의 하루는 시간이 너무나 빨리 간다.

그래서 나의 1월부터 5월인 지금까지의 시간이 참 빨리 간 것 같다.

그리고 곧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딸들도 나도 여름방학을 무지 기다린다.

그런데 올 해는 개학도 기다릴 것 같다.

이 아이들이 많이 컸을 것을 기대하면서 보고 싶어 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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