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바람이 좀 불더니 잠잠해지고 햇살이 좋다.
정말 오랜만이다.
계속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었던 한 주간이었다.
그 사이 풀도 많이 자라고 고추도 영글어 가고, 깻잎은 정말 많이 컸다.
아침부터 온 식구가 바쁘다.
저녁에 손님이 오시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해가 좋으니
그동안 미뤄두었던 마당 정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편은 달달달 잔디를 깎고 있다.
2주 동안 내린 비로 어찌나 많이 자랐는지.....
하은이는 청소기를 돌린다.
스누피 밖으로 나가서는 아빠와 하빈이 방해하느라 정신이 없다.
아직 청소기를 돌리기에는 힘에 부치는 하빈이는 상추와 쑥갓,
깻잎 따기 시범을 보이기는 했는데 제대로 잘하려는지....
맡은 일을 다한 딸들 이번에는 잡초 뽑기다.
옆에서 스누피 무지 방해된다.
난 안에서 컴퓨터로 영어 회화 틀어 놓고 다림질하고,
묵을 쑤고, 해물 부침할 준비를 하고.....
하빈이가 텃밭에서 따온 쑥갓과 상추는 묵과 함께 저녁에
양념장에 버무리고, 깻잎은 해물 부침에 썰어 넣어 부침을 하고.
고기는 어제 양념장에 재워두었으니 이제 케이크만 만들면 된다.
잔디 깎던 남편이 겨울 담요를 꺼내어 비눗물에 담갔다.
가끔 밤에 덮고 잤는데 그 사이 스누피 용감하게 오줌을 싸셨다.
요즘은 직접 반죽하지 않고 이렇게 인스턴트 가루를 사다가 만든다.
무지무지 편하다.
꾀만 늘어가지고는.....
오늘 손님은 꼬마 손님이 없어서 생강 케이크로 하기로 했다.
다 만들어 위에 가루 설탕을 뿌리니까 완성.
수박을 썰어서 냉장고에 넣었으니 이제 후식도 준비 끝!
열심히 신나게 담요를 밟고 또 밟고.....
아빠의 도움으로 베란다에 널었으니 끝!
두 딸 배고프다고 난리다.
오늘은 너무 바빠 인스턴트 냉면으로 점심을 했다.
여기서는 아주 귀한 것이기에 인스턴트 냉면은 별식이다.
오늘 손님으로 오시는 서울에서 오신 분이 어제 남편 손에
들려 보내주셨던 것이다.
세상에~~~~~ 난 라면만 보았었는데 이젠 라면처럼
금방 끓이는 인스턴트 냉면이 다 있다니.
오늘 처음 먹어 보았다.
어찌 전문식당의 냉면에 비하랴마는 그래도 헝가리에서
먹는 것이니 맛있다.
난 유난히 물냉면을 즐겨 먹었었다.
회냉면도......
그래서 몇 년 만에 서울 들어가 냉면을 먹으면 어김없이 체했다.
밤새 고생하고 다 토하고.....
너무 오랜만에 먹으니 그랬는지.....
너무 고팠다가 먹어서 체했는지.....
그래도 서울 가면 꼭 냉면을 먹는다.
오늘은 서울 냄새라 생각하며 인스턴트 냉면을 먹었다.
도움은 하나도 안 되고 방해만 하던 스누피.
아니~~~ 지가 뭐 한일 있다고 저리 피곤해서 곯아떨어지냐고요~~~~~
아주 팔자가 상팔자입니다. 그려.....
시간이 빨리도 지나고 드디어 손님이 오시고,
딸들 도움으로 상을 차리고, 유쾌한 저녁 식사를 했다.
날씨가 화창하니 좋은 어느 날 우리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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