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말아. 내 말 좀 들어라~~~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7. 26.

요즘 날씨가 선선하다 못해 추워서 아이들 말타기는 정말 좋은 날씨이다.

여름 더운 날에 말 타는 것을 기다리는 에미는 지치고 지루하고....

게다가 파리는 어찌나 많은지.

그런데 요즘은 날씨가 싸늘해서 그런지 파리도 많지 않고,

기다리면 책 읽기도 좋다.

이번 주 화요일부터 아이들이 혼자 말을 리드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하은이는 제법 잘한다.

힘도 있고 고삐를 힘 있게 잘 잡아당기니까 말이 말을 잘 듣는데,

하빈이는 영~~~~ 잡아당기는 힘이 약해서 그런 거라고

삐떼르 아저씨가 말씀하신다.

그래도 겁 없이 말과 친하고 잘 타는 것이라며 칭찬을 해주신다.

 숫자 8의 모양으로 걷기 연습을 하는데 하은이는 제법 잘하는데

하빈이는 시몬이 말을 잘 안 듣는다.

오른쪽 방향은 오른쪽 고삐를 탁탁 잡아당겨야 하는데

하빈이는 한다고 하는데 시몬에게 잘 전달이 안 되는지

자기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자꾸만 간다.

발을 식히려 저리 물속에 서 있고, 풀 있는 곳으로 가서 풀을 뜯어먹으려 한다.

그때마다 아저씨가 "시몬. 안돼. 제자리고 가!" 하면 눈치 보다가

다시 제자리로 간다.

그렇게 어렵게 여러 번을 했지만 영~~~  하빈이 맘처럼 안된다.

 일단 무게감이 느껴지니 시몬도 말을 잘 듣는다.

게다가 힘 있게 고삐를 좌, 우로 잡아당기니 원하는 방향으로 잘 간다.

 오늘 엄마 말 안 듣고 짧은 바지 입고 말을 탄 하빈이는

종아리가 여기저기 많이 멍이 들었다.

집에 오더니 다리를 보여주면서, "엄마, 다음에는 꼭 긴바지 입을 거예요." 한다.

나중에 물어보았다.

"세게 잡아당겨야지. 그래야 말이 어디로 갈지 알고 가지" 했더니

"세게 하면 시몬 입이 아프잖아. 아플까 봐...."

에휴~~~~  이러면 앞으로도 쉽지 않겠다 싶다.

 경사길을 오를 때는 몸을 앞으로 최대한 숙인다.

어~~~~ 제법 잘하네....?

 경사길을 내려갈 때는 몸을 뒤로 많이 젖힌다.

균형을 잘 잡아야 안 떨어진다.

 수업이 끝나면 말 재갈을 풀은 뒤에 깨끗이 씻어서 걸어 놓아야

그날의 레슨이 끝난다.

지난번에는 하은이가,  오늘은 하빈이가 씻는 순서인가 보다.

그러면 그다음에 말에게 당근을 줄 수가 있다.

 시몬, 수고했어, 고마워.

사과와 당근을 주는데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옆에서......

 분명 아까는 없었는데 당근과 사과 냄새를 맡았나 말 두 마리가

고개를 길게 빼고는 쳐다본다.

 혹시나 물을 까 봐 아저씨가 먼저 주시고,

그 다음에 하은이와 하빈이게 당근을 주라고 하신다.

고럼 고럼~~~~ 당근도 사과도 나누어 먹어야지요~~~~

 이름이 "이쁜이"란다.

정말 눈도 이쁘고 귀도 쫑긋하고 너무 이쁘다.

이름처럼 이쁜 말이다. 

"이쁜아, 너 정말 이쁘다."

 하은이 말 타는 동안에 어디서 왔는지 아주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나타났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주 작은.

 삐떼르 아저씨께서 이번에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원하면 가져가도 좋다고 하신다.

하빈이 눈이 반짝반짝한다.

한마디로 잘랐다.

안된다고....

스누피도 골치 아파 죽겠는데 저리 작은 고양이까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아저씨에게 고맙지만 집에 작은 강아지가 있어서 안 데려가겠다고 했다.

봄이면 여기도 새 생명이 많이 태어난다.

송아지도, 개도, 고양이도, 염소도, 그리고 양.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돼지와 당나귀를 보여 주겠다면서 데리고

들어가신다.

난 그냥 차 안에서 기다렸다.

작은 녀석 나오더니 엄마도 같이 갈 것을 그랬다며 아쉬워한다.

새끼 돼지가 너무너무 귀여웠다고,

당나귀도 너무 예뻤다고,

에휴~~~~ 너희들만 봤으면 됐어요.

딸들 계속 새끼돼지 이야기다.

설마 돼지새끼까지 사 달라고는 안 하겠지?

'우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6년의 시간이 흐르고 그녀는......  (0) 2008.07.30
쨍하고 해뜬 날 우리는.  (0) 2008.07.27
가무락 공연  (0) 2008.07.21
두나 강의 뱃놀이  (0) 2008.07.18
1995년 어느 가을 날.......  (0) 2008.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