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면 한두차례 부다페스트에서 국악 공연이 열린다.
지난주 주일 예배후 공연 광고가 있었다.
방학이 아니었어도 아이들과 함께 갈 것이었겠지만 방학이니
더 마음이 가벼웠다.
일찍 집에서 출발하여 남편 사무실 가까이에서 함께 만나 피자로 저녁을
대신하고 극장으로 갔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나라밖에서 보는 태극기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우라니아 극장.
현 헝가리 대사님의 인사말.
막이 열리고 1986년 아시안 게임에서 경축공연으로 추어진<청산녹수> 작품
중의 하나를 공연하였다. 제목은 한국의 인상.
가야금 산조.
엄마~~ 인형 같아요. 움직이는 인형.
하빈이의 속삭임이다.
정말 조금씩 움직이는 모양새도 얼굴 표정도 모두 인형같다.
화려한 태평무.
선의 춤 이란다.
엄마, 불 같아요. 부채가 펄럭이는 것이 불이 난것 같아요. 그치요?
설명을 읽어보니 천의 날림으로 환희와 희망을 상징한다고 하니 제대로
표현을 한 것 같다. 일단 하빈이가 그리 느꼈으니까.....
민요.
난 민요 이 순서가 제일 좋았다. 그냥 우리네 소리라서.
거칠고 투박하면서 감성이 들어 있어 좋았다. 논두렁이나 밭두렁에서 들리는 것 같은.....
장고 춤
제목이 숭례문 이란다.
불이 탄 숭례문, 그리고 회복을 표현한 작품.
숭례문의 회복을 표현한 이 작품이 하빈이는 제일 맘에 들었단다.
안내 프로그램에 연필을 달라더니 "제일 맘에 들었다" 그리 써 놨다.
그리고 외국 손님들도 좋았는지 많은 박수를 받은 작품이었다.
가야금 병창
몽유도 원도.
부채 펼치는 소리가 꼭 칼 소리 같다.
빠질수 없는 사물놀이.
마지막을 장식한 부채춤.
클래식 공연은 헝가리에서 언제든지 갈수 있고
또 주변 어디에서든 들린다.
예를 들면 바찌 거리를 걸어도 자주 듣고 배를 타도 듣고
엄마 차안에서도 매일 듣는다.
그러나
우리네 소리와 춤사위는 딸들에게 보여주기가 참으로 힘들다.
부채춤이든 장구춤이든 여기서 살면 사회책의 사진으로 접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기회에 직접 보면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소리도.....
가야금의 소리, 거문고의 소리, 대금과 단소의 소리등.....
어제도 참으로 귀한 시간이었다.
하은이는 아빠 옆에 앉았기에 중간중간 어떤 느낌이었는지 들을 수가 없었지만
좋았던 것은 분명하다.
일년에 한번 정도 있는 이런 시간이 우리에게는 체험학습의 시간이기도 하고
우린 한국사람이라는 뿌리를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너무나 서양음악과 서양 몸짓소리에 익숙해 있는 우리 딸들.
우리네 소리에,몸짓에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다.
서울에 있었다면, 아니 몇개월 장기간 서울에 머문다면
딸들에게 거문고도 해보게 하고 싶고,
붓글씨도 써보게 하고 싶다.
손으로 ,눈으로 ,온 몸으로 느껴보게 하고 싶다.
잊혀지지 않는 냄새를 기억하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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