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밀가루 반죽 놀이를 했다.
집에서 5가지 색을 만들어 가지고 갔다.
평소보다 40여분 더 일찍 일어나서 열심히 반죽을 했다.
밀가루 4Kg을......
이렇게 15명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반죽을 나누어 놓으니 색이 참 곱다.
딸들과 집에서 놀 때보다 좀 더 색을 진하게 했다.
아이들에게 보여줄 견본을 간단히 만들었다.
손 안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반죽이 참 잘되었다.
좋다.
난 이 느낌이 좋아서 언제나 집에서 밀가루에 식용유 넣어 반죽을 해서는
딸들과 참 많이 놀았었다.
시중에서 파는 점토는 사 본 적이 없다.
예전 어린이집을 할 때도 매일 색을 바꾸어서 아이들이 놀게 해 주었다.
글자 공부도, 숫자 공부도, 가위질 연습도, 칼질 연습도 모두
이 밀가루 반죽으로 하곤 했었다.
아이들과 함께 창세기 1장에 나오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창조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 앞에서 밀가루 반죽으로 뱀, 달팽이, 물고기 등을 만들어 보면서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에게 반죽을 나누어 주었다.
반죽을 받은 아이들 표정이 환하다.
아마도 유치원 생각이 나나보다.
아침이면 하루 걸러 울고 오는 KE가 축구공을 제일 먼저 만든다.
그러고 보니 모든 소지품이 축구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도시락 주먹밥도 항상 엄마가 김을 잘라서 축구공 주먹밥을
정성껏 만들어 주신 것이 생각난다.
축구를 좋아하는구나. KE가......
R이 만든 달팽이 삼총사다. 아니 삼 형제인가?
H가 만든 거북이. 꼭 H처럼 앙증맞고 귀엽다.
보마가 만든 꽃이란다.
키가 커서 자꾸 큰아이처럼 느껴지지만 아직 어린 보마.
항상 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을 하고 행복해하는 K.
풀밭 위의 뱀이란다.
RI가 만든 달팽이와 꽃과 나비.
유난히 그리기를 좋아하고 또 나이보다 잘 그리는 공주님이다.
팔찌까지 이쁘게도 만들었다.
J가 만든 거북.
언제나 조용한 아이인데 거북이는 참 크고 시원시원하다.
그러고 보니 가끔 남자아이들이랑 놀 때 보면 의외로
터프하더니 아직 영어가 안되어 조용한 것인가 보다.
말이 되면 하고 싶은 표현이 많을 것 같다.
R이 만든 여러 가지 들.
R도 역시 아직 영어가 안되어 그렇지 말문이 트이면
아주 활동적이고 표현이 많은 아이일 것 같다.
마음속 그림이 많은가 보다. 이것저것 가득 찼다.
시간이 다되어 아쉽게 정리를 했다.
그날도 수업을 하면서, 그리고 끝내고 나서 왜 이리 아쉬운지......
많은 표현을 하고 싶고, 알려주고 싶고, 물어보고 싶고, 듣고 싶고.......
아직도 말은 안 되어 아주 짧은 문장으로만 표현을 해야 하니 참으로 답답하다.
그리고 결혼 전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수업하던 때를 떠올려 보니
정말 오고 가는 많은 이야기들이 생각나서 또 한 번 우울해졌다.
40명이 넘는 아이들의 기발한 생각들.
그 멋진 표현들.
자신의 생각을,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해서 말로 나머지를 다 쏟아 놓던
감성 풍부한 아이들이 보고 싶어 졌다.
그리고 그 옆에서 아이들의 생각의 끈을 잡아서 슬며시 잡아당겨 풀어 주던
내가 그리웠다.
그랬었는데.....
그때는 아이들의 표정만 봐도, 말 한마디만 들어도 그 안의 생각이 그려져서
옆에서 던져주는 나의 한마디 표현에 아이들의 머릿속 그림이
밖으로 술술술 나오곤 했었는데......
난 그것이 너무나 신기하고 즐겁고 기뻤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보는 것이......
오늘도 조금은 보았다.
아직 영어가 서툰 아이들의 마음속의 그림을......
한 주가 또 이렇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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