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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짱구 하빈이 이야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10. 24.

우리 집 짱구 하빈이.

이젠 스스로도 자기가 짱구 같다고 인정을 한다.

하빈이는 어둠을 무서워한다.

그래서 언제나 엄마나 언니를 귀찮게 한다.

언니, 방에 같이 가자.

언니, 화장실 같이 가자.

언니, 내가 빨리 할게 물 마시러 함께 가자........

그러면 하은이는 귀찮아서 몇 번을 거절하다가 같이 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은이 숙제가 너무 많고 다음 날 시험도 있던 날

하은이는 도저히 함께 방으로, 화장실로 가줄 수가 없단다.

보다 못한 내가 엄명을 내렸다.

하빈! 네 나이가 벌써 10살인데 아직도 화장실을 혼자 못 가고

방에도 혼자 못 가면 어떡합니까?

오늘부터 혼자 가는 연습을 하도록. 알겠나?

우리 집이 2층이라서 혼자 2층으로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집이 무지 커서 어두운 복도 지나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엄마가 여기서 다 보이거든? 그러니까 혼자 가서 불 켜봐.

앞으로 언니는 혼자 방을 쓰고 싶다고 하는데 넌 어떻게 할 거야?

오늘부터 혼자 가든지 아니면 바지에 오줌을 싸시던가. 알아서 결정!

그러자

고민, 고민하는 하빈이.

결국 못 참고 혼자 가나 기대를 했는데......

갑자기 하빈이 스누피를 찾는다.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스누피? 스누피~~ 누나한테 와봐요~~~~

아무것도 모르고 꼬리 흔들며 오는 스누피.

스누피와 함께 방에도 가고 화장실도 가고....

내참!!! 어이가 없어서....

야! 최하빈!!!

어떻게 넌 스누피랑 다니냐? 자존심이 있지 말이야~~

괜찮아요, 엄마. 스누피랑 같이 가면 안 무서워요.

에고~~~~

스누피 너도 밥값은 하는구나.

늦은 밤 언니는 숙제하고 자기는 너무 졸려 방에는 가야겠고

결국 잠든 스누피 억지로 깨워서는 비몽사몽 간에 끌려가는 스누피.

그 모습이 너무 어이없어 웃음밖에 안 나온다.

그래도 이젠 하은이랑 나를 귀찮게 하지는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그런데 며칠 그리 끌려 다니던 스누피, 이젠 귀찮다며 뻐띵긴다.

야! 스누피! 일어나! 가자고~~~~

누나랑 방에 가자고~~~ 빨리////

엄마, 스누피  말 안 들어요.

이 보세요. 스누피! 못 들어 가게 할 때는 난리를 치더니

함께 가자하니 왜 튕기십니까~~?

어서 따라가셔요. 그래야 과자라도 팁으로 받지.

오늘도 하빈이는 스누피를 찾는다.

방에 가자고, 화장실에 가자고,......

 

 

 

 그리고 무지 서로 다정해졌다.

그런데 좀 요상하다.

어째 내 눈에는 스누피가 하빈이를 보살펴 주는 것처럼 보이누....

 

그런 하빈이가  안 무서워하는 것이 있다.

 

 얼마 전 교회에서 작은 거미를 잡아서는 요요처럼 놀고 있다.

그리고 엄마에게 보여 준다며 왔다.

탁 아래로 치면 거미가 아래로 내려갔다가 살살 다시 올라오고

다시 탁 치면 아래로 내려가고.

그뿐인가.

초록, 연두 애벌레는 또 얼마나 이뻐하는가.

게다가 혜린이랑 지렁이를 가지고는 또 얼마나 재미있게 노는지.....

뱀도 귀엽다는 녀석이 개구리는 징그럽다고 또 도망 다닌다.

참 알 수 없는 녀석이다.

짱구 같은  녀석이 왜 불을 못 켜고 저리 쩔쩔매는지....

좀 크면 괜찮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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