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하빈이의 9월 19일 일기이다.
제목"하!하!하!하!하~~~!
오늘 아침에 학교를 갈 때 역사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다.
차에서 엄마랑 재미있게 이름 바꾸면서 그리고 알아듣기 쉽게 공부를 했다.
Hernando de soto를 소똥이라고 이름을 바꾸었고
Vasco de balboa는 대발이라고 이름 바꾸었다.
역사 시험을 볼 때 이름들이 생각나서 계속 웃음이 나왔다.
ㅋㅋㅋ....하!하!하!...
집으로 갈 때 엄마가 시험 어떻게 보았냐고 계속 물어보았다.
영어 학교에 간지 이제 3 주가 된 하빈이는
그 3주 사이에 퀴즈와 테스트를 벌써 여러 번 보았다.
그런데 영어가 안되니 내가 먼저 읽고 한국말로 설명을 해준다.
그런 다음에 한국말로 설명을 하는 사이사이 영어 단어를 넣어서
다시 정리를 해주면 하빈이는 나름 자기 방식으로 메모도 하고
암기도 한다.
그런데 지난주에는 역사 시험이 있었는데
인명과 역사적 사건을 연결하는 것이 좀 헷갈렸나 보다.
그래서 시험이 있는 금요일 아침에 학교 가는 차 안에서
아이들과 장난치며 공부를 했다.
예를 들면,
Soto는 "하빈아, 이름이 좀 웃긴다. 소똥이 뭐냐? 개똥도 있고 말똥도 있는데 말이야"
그러면 딸들 웃고 난리다.
소똥?.ㅎㅎㅎㅎㅎ
소똥은 도대체 왜 유명한 거야?
아~~~ 미시시피 강을 발견했구나~~~
대 발보아? 대발이라고? 그럼 발이 무지 큰 거 아니야?
그 큰 발로 대체 무엇을 했길래 그리 유명한 거야?
가마? 뭘 가마? 아~~~ 가마가 아프리카 둘레를 감고 또 가마서
인도로 갔다고? 그래서 가마구나..... 또 감은 것은 없다냐?
이러면서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정리하며 가다 보니
학교 가는 차 안에서 어찌나 딸들이 웃어 대는지 아침부터 배가 다 아프단다.
그리고 시험 보는 동안 자꾸만 차 안에서 엄마랑 한 이야기가 떠올라
웃음이 실실 나왔단다.
물론 차안에서 엄마랑, 언니랑 장난치며 한 공부는 다 맞았단다.
나중에 시험지를 받아 보니 정말 함께 차안에서 웃으며 공부한 것은 다 맞았고
밤에 혼자 책을 보며 한 부분은 헷갈렸나 보다.
힘들었겠지...... 이제 겨우 한 달인데......
지난번에는 과학을 이렇게 공부했었다.
이모가 제일 싫어하는 애벌레를 가진 나방은?
엄마가 유일하게 잘 아는 나비는?
변태?
그럼 변태를 하려면 완전히 변태를 해야지 어설프게
불완전하게 변태를 하면 안돼요.
변태라는 말에 두 딸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자기들끼리 완전변태, 불완전 변태를 가지고
말장난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작은 녀석은 큰딸과는 달리 두 번만 이야기하면 화를 낸다.
얼마 전 스펠링 테스트가 있는데 숙제를 다한 작은 녀석
피곤하다고 자고 싶단다.
난 한 번만이라도 보고 잤으면 싶어서
내일 스펠링 테스트니까 한 번만 봐라~~~
대답이 없이 씻고 가방 정리한다.
그냥 잘 꺼야? 한번 보고 자라니까!
바로 날 쳐다보면서 말한다.
"엄마가 자꾸만 말하니까 내가 불안해지잖아요.
내가 내일 시험을 잘 못 볼 것처럼 자꾸만 불안해 진단 말이에요."
우 씨~~~~
생각해서 말한 건데 자기가 불안해지는 것이 엄마 탓이라며 오히려
짜증을 낸다.
작은 녀석은 그렇다.
언제나 자기가 생각해서 이 정도면 되었다 싶으면 바로 자거나 다른 일을 한다.
그리고 시험 결과에 연연해하지를 않는다.
가끔 나는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하면 정말 아주 잘할 것 같아 말하고 싶은데
두 번만 말하면 바로 저리 대꾸를 하니 진짜 불안해할까 봐 말도 못 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차 안에서 농담처럼 시작해서 웃으면서 공부하는 것이었다.
그랬더니 작은 녀석 웃느라 공부라 생각을 안 하고 재미있었나 보다.
까다롭기는......
며칠 전에는 시험 본 시험지를 주기에 아무 생각 없이(절대 이러면 안되는데
가끔 에미라는 사람이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말을 한다.)
어라? 많이 틀렸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작은 녀석 속상했는지 운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난 아직 영어를 못한단 말이에요. 한 달도 안 되었잖아요.
무슨 말인지 모른단 말이에요~~~
아니~~ 잘했다고.... 잘했다고 한 거야.
잘했어. 영어 학교 간지 3주 만에 95점, 80점 이면 정말 잘한 거야.....
뒤늦게 정신 차리고 하빈이 위로하지만 무지 속상했나 보다.
자기는 시험지를 받아도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엄마가 그리 말하니 말이다.
사실 헝가리 학교 3년 다니는 동안 공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숙제도.
항상 학교에서 다 하고 시험도 혼자 알아서 다 했던 녀석이
생각만큼 성적이 안 나오는 것도 속상한데 에미가 위로가 아니라
많이 틀렸네? 하니 얼마나 속상했을꼬.....
정말 이제 4주밖에 안되었는데....
다음에는 정말 조심해야겠다.
이러다 보면 어느 사이 작은 딸도 에미보다 더 영어를 잘하게 될테고,
나중에 엄마를 도와주겠지?
지금은 엄마가 도와주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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