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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이 먼 곳에서 친구를 만나니 넘 좋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9. 7. 28.

 친구가 헝가리로 선교여행을 오려한다고 연락을 해 온 지 두 달.

드디어 오늘 친구를 만났다.

10여 년 만인가 보다.

어찌나 반가운지.....

참 이상타. 10년이 훌쩍 지나간 시간인데도 친구는 어색하지가 않다.

10년의 공백이 없었던 듯 한 느낌. 바로 작년에 만났다 헤어진 것 같은 그런 기분.

이래서 친구인가 보다.

전화로 가져갈 것 없느냐고, 필요한 것 없느냐고 물어 왔을 때 짐도 많을 텐데.....

싶어 그냥 콩과 간수만 조금 부탁을 했었는데.

무겁게 두 보따리를 이고 지고 왔다.

집에 와서 풀어놓으니 딸들 이쁜 지우게 와 스티커, 알록달록 껌에 신이 나서 어쩔 줄을 모른다.

하은이가 묻는다.

"엄마, 우리도 엄마 친구 만날 수 있어요?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어요."

그래야지..... 저녁에 함께 가서 만나자.

그런데 엄마는 오래오래 이야기할 건데 심심하다 하면 어쩌나.....

책을 가지고 나가야겠다.

친구는 나보다 일찍 결혼을 해서 큰딸이 벌써 고등학교 3학년이란다.

에휴~~~~ 이제 초등학교 6, 4학년인 이 녀석들은 언제나 크려나.

한국 상품은 디자인도, 색도, 품질도 좋아서 인기가 많다.

딸들 좋아서 벌어진 입이 다물어질 줄을 모른다.

저 이쁜 누룽지는 직접 만들어서 가지고 왔단다.

국화차를 마실 때마다 생각나겠다. 그리고 가고 싶어 질 것 같다. 한국에......

고맙다. 친구야.

 내가 부탁한 것은 두부 만들 콩 조금과 약간의 간수였는데.

무거워서 어찌 들고 왔는지.

책을 보자 미안하면서 너무 좋아 덥석 받았다.

담임 목사님이 쓰신 책이란다.

광염교회 조현삼 목사님이 쓰신 책을 몇 권 읽었던 터라 더 반가웠다.

잘 읽을게. 고마워. 친구야.

 

하은이가 묻는다.

"엄마, 엄마 친구는 어떤 분이세요?"

엄마 친구는 착한 사람.

엄마랑 대학교 1학년 때 만나서 지금까지 사이좋게 지내는 속 깊은 사람.

그리고 똑똑해서 장학금 받고 대학에 들어왔지만 생활이 어려워

대학을 중간에 그만두고 직장생활을 해서 생각할 때면 가슴 아린 친구.

대학 졸업했으면 좋은 선생님이나 아니면 출판사 등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재능을 펼쳤을 아까운 친구.

 

난 아동발달 심리학과였고, 그 친구는 국문과였지만

우린 생활관에서 만나서 6개월을 한방에서 지냈다.

경영학과 순애랑, 나랑 같은 과였던 은복이랑.

은복이는 170이 넘는 큰 키의 순한 아이였고,

순애는 키가 작았지만 야무지고 용감한 아이였다.

그 사이에서 명숙이는 큰 언니처럼 우리들을 잘 달래고 어우르곤 했었다.

우리 방은 항상 깨끗했고 조용하고 그러면서도 서로 존중하면서 잘 지냈었다.

은복이 결혼 전까지는 자주 만났었는데......

오늘 소식이 끊겼던 순애 소식도 들었다.

내년에 서울에 가면 순애도 만나고 순애 딸도 고3이라는데 선희와 원탁이도 만나 봐야겠다.

사실 순애 아이들은 소식만 들었지 본 적이 없다.

명숙이는 내 결혼식에 두 딸을 데리고 왔었다.

그 아이들이 벌써 고3, 중3 이란다.

헝가리에서 15년을 사니 이런 날도 다 있다.

내일도 저녁에 친구를 만나러 가야겠다.

두 딸을 데리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