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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살아 있는 장어를 손질하는 아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9. 7. 11.

금요일 오후 남편이 전화를 했다.

지금 장어를 사러 출발한다고....

웬 장어? 지금이 오후 3시쯤인데 언제 어디로 사러 간다는 말?

그럼 난 뭘 해야 하지?

머릿속이 복잡 복잡하다.

얼마 전 TV를 보던 남편이 아이들에게 묻는다.

"너희들 장어 먹고 싶어?"

장어를 본적도 먹어 본 적도 없는 딸들. 힘차게 대답한다.

"네!"

그리고 남편은 헝가리 어디에서 장어를 파는지 찾기 시작했고

드디어 그 장어를 사러 가신단다.

오후 5시가 넘어 남편이 살아 있는 장어를 손에 들고 개선장군처럼 귀가했고,

딸들은 그저 신기해서 난리다.

비닐장갑 하나씩 손에 끼고는 장어를 만져 보고 던져 보고

캬아아아아~~~ㄱ 소리 지르고.

 욕조에서 놀래서 난리 치는 장어들.

아이들 생각보다 귀엽단다.

 저 표정 하고는.....

태어나 처음 보고 만져보는 장어.

장어도 아이들 소리에 놀라고, 아이들도 놀래서 팔짝팔짝 뛰는

장어 잡아 보느라 놀래고.

첫 만남이 무지 요란하다.

비린내 진동하더니 남편이 한 시간에 걸쳐서 장어를 손질하고 있다.

뼈도 다 발라내고......

장어가 너무 불쌍해서 안 먹을 거라던 혜린이.

요렇게 맛있는 고추장 양념 치장하고 숯불에서 기름기 빠진 장어를 본 딸들.

언제 장어가 불쌍했더라....? 잊은 표정들이다.

너무 맛있단다. 혹시나 처음 먹어보는 장어에 맛없다, 이상하다 할까 봐서

계란찜도 해 놓고 이왕 피워 놓은 불이니 삼겹살도 굽고....

그런데 장어 무지 맛있단다.

다행이다. 그런데 자주는 못해 먹겠다.

손질이 너무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낮에 아이들하고 쿠키 구워 장난을 했다.

혜린이가 만든 가족 쿠키. 아빠는 엄마를 만나 사랑에 빠져

눈이 뿅~~ 하고 가서 하트란다.

안경 쓴 언니, 제일 이쁘게 만든 엄마, 귀걸이 한 오빠.

그리고 이쁜 자기란다.

아~~~ 나이 들어 늙은 개 태풍이도 있단다. 그

런데 태풍이 얼굴이 사람 같다.....

초콜릿 너무 많이 쓴다고 동생들에게 구박받으며 만든 하은이 작품들.

하빈이 것은 비슷비슷한데 만들면서 하나씩 먹어 버렸다.

언제 봐도 열심히 재미있게 만들고 또 미련 없이 무지 맛있게 먹는 하빈이.

 굽기 전에 반죽에 장식을 해서 구운 쿠키.

요것도 나오자마자 찍었으니 사진이나마 있지.

딸들, 다음에도 하고 싶단다.

생각 좀 해보고.....

과자 너무 좋아하면 안 되지. 살찌잖아요. 아가씨들.

방학인데 자주 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