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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빈이 이야기

화가가 된 하빈이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3. 20.

어제저녁,

작은 녀석 갑자기 그림을 그리겠다며 붓에, 물감에 종이에...

그러더니 뚝딱 그림 한 장을 완성했다.

본인은 별로 만족한 표정은 아닌데 확실히 에미는 눈에 콩깍지가 씌웠는지 무지 잘 그렸다. 

환한 낮에 그릴 것이지.....

화분 하나에 사과하나 갖다 놓고는 저리 그리고 있다.

갑자기 저녁 먹고 뭔 바람이 불었는지.....

사과가 맘에 안 든단다. 

그러고 보니 좀 그럴 수도.... 그래도 잘 그렸네 뭐.

이 정도면 잘한 거지....

남편도 옆에서 잘했다 칭찬해 주고.

이 그림은 작년 Y 씨에게 일주일에 한 번 그림 레슨을 받았었다.

그림이 전공이었던 새댁이 우리 아이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기꺼이 그림 그리는 것을 봐주었었다.

아이들은 매주 한 번가는 그날을 기다렸고 즐겁고 행복하게 다녔었다.

 아쉽게도 남편의 발령으로 9개월 만에 레슨을 중단하게 되어서 아이들이

많이 섭섭해했었다. 위의 3 그림은 그때 그린 것이다.

 혼자 무언가를 끄적끄적하더니 불쑥 내밀었다.

혼자 심심해서 그렸다나?

 이렇게 심심할 때마다 저리 캐릭터를 그려댄단.

   그림 그리는 것이 재미있단다.

헝가리에서도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을 텐데....

두 녀석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시간만 나면 무언가를 만들고 자르고 꿰매곤 한다.

그러다 또 심심하면 저리 휴지 말 이대로

성을 만들기도 한다.

가끔은 저리 바느질하며 앉아 있을 때는 내 상태에 따라

속으로 책 좀 읽으면 좋으련만.....

생각도 한다.

엄마에게 준다며 만들어 준 하트 핸드폰 걸이다.

그런데 뒤를 보니 뒤는 다른 천을 잘라서 했나 보다.

고리만 다른 것으로 바꾸어서 나중에 핸드폰에 걸어야겠다.

그러다 더러워지면 어쩌지......

그냥 상자에 고이 간직해야겠다.

너무 낡아서 버린 내 청바지를 잘라서는 저렇게

하트에 앙증맞은 옷까지 만들었다.

이건 도대체 무엇인지.....

어디서 love라는 글씨는

잘라서 붙이고.....

 

가끔 정말 헝가리에서 미술이나

디자인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딘가 있겠지만 아마도 내가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좀 더 시간이 지난 뒤에 이 녀석이

미술 공부를 하고 싶다 하면 적극적으로

알아봐야겠다.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아트클럽에서 만든 천사와 도자기.

자기 이름을 크게도 썼다.

혹시나 친구와 바뀔까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분홍하트는 하빈이 작품.

아래 강아지는 하은이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