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올림픽데이와 메이페어를 마치고 색종이 접기 클럽까지
하고 나니 다리가 아프다.
남편에게 전화를 하니 오는 중.
오늘 작은 녀석 생일파티를 하기로 한날이라서
아이들을 태우고 집으로 가야 한다.
벌써 11살이라니 세월이 참 빠르다.
저 녀석 갖고 5개월을 힘들게 보냈었다.
몸과 맘이 아프고 지치고, 결국 임신 7개월에 큰 녀석 데리고
혼자 한국 가는 비행기에 올라 많이 울었었다.
기도하며 말씀으로 위로받고자 했던 시간들.
하나님의 위로가 이 녀석이었다.
그걸 알았나 보다. 작은 녀석.
순하고 이쁘고 착하게 자라주니 말이다.
이쁜 짓도 어찌나 많이 하는지.
아빠 차랑 두 차에 나누어 타고 집에 와보니
아침에 텐트를 미리 쳐놓고 출근을 했었나 보다.
아이들 오자마자 텐트부터 보고 신났다.
옷 갈아입고 나가더니 과자를 나뭇가지에 묶어 놓고는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면서 과자 먹기 게임을 한다.
좀 날씨가 쌀쌀한 것 같은데 아이들은 춥지 않단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과자와 빵을 었는데 배가 고프시단다.
정신없이 라면을 끓였다.
에다가 매운 것을 전혀 먹지를 못해서 안 매운 것으로 미리 사다 놨었다.
아이들 포크를 주었는데 싫단다.
모두 젓가락을 가지고 열심히 라면을 먹는 아이들.
이 녀석들은 보통 2시간 간격으로 먹어대니 생일 케이크는 2시간 뒤다.
식사 끝나자 바로 나가더니 놀이터 위에서 머리를 맞대고는 게임을 한다.
저걸 뭐라고 했는데.......
두 딸이 자기들 용돈을 모아서 산 게임이다.
비싸서 못 사준다 하니 둘이 4000 포린트
(2만 원 정도)씩 합해서는 허락을 받고
사서 친구들이 오면 저리 머리를 맞대고 논다.
아이들 노는 동안 남편이 불을 피운다.
아이들 불 피우는 것을 보더니 하나둘씩 모여든다.
저녁 숟가락 놓은 지 한 시간이나 되었나?
모닥불에 구워 먹으라 마시멜로를 주었더니 모두 저리 모여서는
달콤함에 푹 빠졌다.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굽는 아이들.
너무 이쁘다.
아직도 얼굴에 페인팅한 것이
남아 있다.
배가 부르신 지 다들 텐트에 들어가서는 누워보고 뒹굴고.....
그러더니 다들 들어와서는 영화를 본단다.
영화 한 편 보고 나니 벌써 저리 어두워졌다.
내일 아침은 김밥이라 미리 준비를 하는데
아이들이 배가 고프시단다.
정말 신기하다.
그래서 생일 케이크를 먹기로 했다.
올해는 작은 녀석이 초코파이로 하고 싶다 해서 미리 사다 놨었다.
오쇼에서 장을 보는데 저 우산을 사서는 초코파이에 꽂고 싶다 해서 샀는데
어떻게 꽂아야 할지 난감했는데 뒤쪽으로 그냥 병풍처럼 펼쳤다.
참 취향도 특이하셔라.
어쨌든 아이들은 이쁘다 한다.
아이들이 모여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준다.
작은 녀석 기분이 좋은가 보다.
빙긋이 웃는다.
하필 노란 무가 떨어져 아빠가 옆동네로 노란 무우 빌리러 갔다.
오늘 아빠 무지 바쁘다.
텐트 치랴, 불 피우랴, 노란 무 빌리러 옆동네 다녀오랴......
중국 친구 첸첸이 정성껏 써온 한글 축하 카드이다.
어떻게 알았을까.....
인터넷으로 알아봤나?
고맙다.
고마워, 첸첸.
에다, 깔로따, 페이튼,
그리고 두 하은이 언니.
얼마 전 창고 정리하다가 지난겨울에 사용하고 남은 불꽃놀이를 찾았었다.
캄캄한 밤에 모닥불에 모여 앉은 아이들 불꽃놀이를 하며 좋단다.
웃음소리와 떠드는 소리가 마당에 가득하다.
사랑해 딸.
평소처럼 5시 30분이니 눈이 떠진다.
살며시 일어나서 보니 거실이 썰렁하다.
어디들 갔지?
남편에게 물어보니 지난밤에 아이들이
안 들어오고 텐트에서 잤단다.
몸이 안 좋아서, 몸살기가 있어서 약 먹고
11시쯤 누웠는데 아이들이 그냥 텐트에서 잤단다. 안 추웠을까?
남편은 나가자마자 모닥불을 다시 피우고,
아이들 노는 소리가 마당에 울려 퍼진다.
아침에 김밥을 말아먹기로 했다.
아이들 지난번에 한번 김밥 만들어 봤다고 이번에는 제법 잘한다.
맛있게 먹는다.
지난밤에 춥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하나도 안 춥고 오히려 더웠단다.
아이들이 자기들이 만든 김밥을 집에 가지고 가고 싶단다.
그래서 작은 통에 담아 주었다.
아마도 엄마에게 자랑하고 싶은가 보다.
아침밥 먹고 영화 한 편 보더니 지루했나?
두 녀석 얼굴에 서로 장난을 하더니 이젠
립스틱으로 얼굴 전체를 저리 칠했다.
에휴~~~~
아침이라 다행이지 밤이었으면 얼마나 놀랬을까.
저리 얼굴을 하고는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아침 먹은 지 딱 한 시간 반 만에 배가 고프단다.
저리 놀으니 배가 고프시겠지요~~~
어제 깔로따 엄마가 만들어 주신
티라미슈 케이크를 꺼내서 아이들과 먹었다.
참 맛있다.
깔로따 엄마는 요리를 참 잘하신다.
이태리 요리를.....
그리고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고마운데 뭘 보내드리지?
그래서 김을 보내드렸다.
티라미슈 케이크를 먹고는 나가서들 보물 찾기를 한다.
두 하은이 언니도 함께.
하은이가 거의 죽어가던 불을 다시 살렸다.
냄비는 왜 올리나?
이젠 요리를 하려나?
이젠 갈 시간인데. 아이들을 불렀다.
침낭 정리하고 옷도 갈아입고 갈 준비를 하자고.
아이들 신나게 화장 연습하고 손톱에 칠하고
나간 방이다.
하은이에게 치워달라 하니 어라?
"왜 내가~~~?" 한다.
왜라니?
가족은 왜 내가 라는 말을 하면 안 돼. 딸.
그래서 가족인 거거든.
큰 녀석 엄마의 " 왜라니? 왜가 어디서 나와?"
소리에 열심히 치운다.
고마워, 큰딸.
다음에는 왜 내가?라는 말없이 해주면 더 고맙고. 엄마 도와줘서 고맙다. 큰딸.
하은이 엄마 많이 도와주는 거 엄마 알아.
그래서 항상 고맙고 엄마가 많이 의지하는 거 알지?
사랑해 두 딸들.
아이들 태우고 집을 나서자마자 비가 오기 시작한다.
어찌나 감사한지.
하나님께서 구름을 붙잡고 계셨나 보다.
아이들 신나게 놀게 말이다. 참았던 비가 쏟아진다. 여름 소나기처럼 말이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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