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작은 녀석 갑자기 그림을 그리겠다며 붓에, 물감에 종이에...
그러더니 뚝딱 그림 한 장을 완성했다.
본인은 별로 만족한 표정은 아닌데 확실히 에미는 눈에 콩깍지가 씌웠는지 무지 잘 그렸다.
환한 낮에 그릴 것이지.....
화분 하나에 사과하나 갖다 놓고는 저리 그리고 있다.
갑자기 저녁 먹고 뭔 바람이 불었는지.....
사과가 맘에 안 든단다.
그러고 보니 좀 그럴 수도.... 그래도 잘 그렸네 뭐.
이 정도면 잘한 거지....
남편도 옆에서 잘했다 칭찬해 주고.
이 그림은 작년 Y 씨에게 일주일에 한 번 그림 레슨을 받았었다.
그림이 전공이었던 새댁이 우리 아이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기꺼이 그림 그리는 것을 봐주었었다.
아이들은 매주 한 번가는 그날을 기다렸고 즐겁고 행복하게 다녔었다.
아쉽게도 남편의 발령으로 9개월 만에 레슨을 중단하게 되어서 아이들이
많이 섭섭해했었다. 위의 3 그림은 그때 그린 것이다.
혼자 무언가를 끄적끄적하더니 불쑥 내밀었다.
혼자 심심해서 그렸다나?
이렇게 심심할 때마다 저리 캐릭터를 그려댄단.
그림 그리는 것이 재미있단다.
헝가리에서도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을 텐데....
두 녀석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시간만 나면 무언가를 만들고 자르고 꿰매곤 한다.
그러다 또 심심하면 저리 휴지 말 이대로
성을 만들기도 한다.
가끔은 저리 바느질하며 앉아 있을 때는 내 상태에 따라
속으로 책 좀 읽으면 좋으련만.....
생각도 한다.
엄마에게 준다며 만들어 준 하트 핸드폰 걸이다.
그런데 뒤를 보니 뒤는 다른 천을 잘라서 했나 보다.
고리만 다른 것으로 바꾸어서 나중에 핸드폰에 걸어야겠다.
그러다 더러워지면 어쩌지......
그냥 상자에 고이 간직해야겠다.
너무 낡아서 버린 내 청바지를 잘라서는 저렇게
하트에 앙증맞은 옷까지 만들었다.
이건 도대체 무엇인지.....
어디서 love라는 글씨는
잘라서 붙이고.....
가끔 정말 헝가리에서 미술이나
디자인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딘가 있겠지만 아마도 내가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좀 더 시간이 지난 뒤에 이 녀석이
미술 공부를 하고 싶다 하면 적극적으로
알아봐야겠다.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아트클럽에서 만든 천사와 도자기.
자기 이름을 크게도 썼다.
혹시나 친구와 바뀔까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분홍하트는 하빈이 작품.
아래 강아지는 하은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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