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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한국방문

뭐하나 쉬운 것이 없다.- 2010년 한국방문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6. 16.

아이들이 그리도 기다리던 날이 현실이 되었다.

아침부터 짐 싸고 청소기 돌리고 방 정리하고.....

그사이 아빠는 간단한 아침을 만들어 아이들을 먹인다.

여권, 비행기표, 그리고 빠진 것 없나 생각하는데 별로 생각이 안 난다.

 그리고 비행장에서 아빠에게 손 흔들고 좀 일찍 안으로 들어갔다.

2007년 2월에 방문했으니 3년 4개월 만의 방문인데도 참 오랜만인 것 같다.

아마도 아이들이 훌쩍 커서 가는 것이라 더 그러지 싶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도 신기해하고, 비행기 안에서 보는 구름도 신기하고....

2시간 만에 헬싱키에 도착을 했다.

 

북유럽 답게 물가가 어찌나 비싼지.

이것저것 구경을 하다가 게이트 35로 들어가려고 여권을 내밀었는데

이 아저씨 우리 여권을 한참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끈다.

도대체 들여보낼 기미가 없다.

그러더니 묻는다.

왜 여권이 이리 깨끗하냐고.....

왜 깨끗해? 깨끗한 것도 문젠가? 거야 2007년에 새로 받았으니까 그렇지......

우리가 헝가리에 사는데 EU 국가라 여행을 해도 스탬프를 찍어 주지 않아 깨끗하다고 했더니

그것이 아니란다.  자기 말은.....

그럼 뭐야?    우~~ 씨~~~~

그러다 그제사 알았다.

아~~~ 왜 비자가 여권에 없느냐는 것이구나......

다시 난 헝가리 장기 거주증이 있다고 말하고 꺼내서 보여주었는데

영~~~ 표정이 신통치가 않다.

다시 묻는다.

2003년에 영주권을 받았고 2007년에 여권을 새로 받았느냐고.....

이젠 짜증이 난다.

거기에 그렇게 쓰여 있걸랑요~~~!!!!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것을 눌러 참고 속으로만)

 그렇다고.

그때 알았다.

아~~~ 나랑 우리 아이들 여권이 너무나 깨끗해서 위조 여권으로 의심을 하고 있구나.... 를.

그래서 다시 두 아이들의 헝가리 장기 거주 증도 함께 보여주니 옆 동료에게 다시 물어본다.

두 딸 긴장하고....

그러더니 스탬프 찍어 주며 가란다.

그제사 안도의 한숨을 쉬고 들어가서는 또 한국 간다고 들떠서 신나 하는 딸들을 보며 나도

기쁘고 8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을 해서는 또 어리바리.

분명 수하물 찾는 곳을 따라 내려왔는데  웬 지하철?

너무 놀래서 잘못 왔다고 다시 올라가자고 하는데 함께 온 재욱 엄마가 직원에게 물어보니

맞단다. 이 기차를 타고 한 정거장 가면 수하물 찾는 곳이란다.

4 녀석들 엄마들의 어리바리함이 웃겨서 웃어대고.

씩씩하게 가방을 찾아서는 드디어 한국에 왔다며 나오는데 또 걸렸다.

이번에는 하빈이다.

공항 직원이 묻는다.

"하빈이는 외국에서 태어났지요?"

"예"

"이번이 처음 한국 방문이지요?"

"아닌데요. 3번째인데요."

"하빈이는 입국 기록이 전혀 없습니다."

".......... 그럴 리가 없는데요. 2007년에 왔었는데요."

"하은이는 있는데 하빈이는 없거든요. 분명히 하은이랑 엄마랑 두 분만 입국을 했습니다."

이건 뭔 말.......

하빈이 2살 때, 8살 때, 그리고 지금 온 건데.....

한참을 컴퓨터로 찾아보더니 확실히 하빈이는 입국 기록이 없단다.

그럼 어째야 하는 것인지......

나중에 항공사에 가서 비행기표 산 기록을 받아다가 출입국 관리소에 가지고

가서 신고를 하면 된단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안 해도 된다나....

함께 간 재욱 엄마가  너무 한국을 뜸하게 가니 그런 것이니 자주 가란다.

내참~~~ 어째 기록에서 누락된 것이야?

옆에서 하빈이 많이 긴장을 했나 보다.

혹시나 한국까지 와서는 공항 밖으로 못나갈까봐서 새가슴이 콩당콩당  했나 보다. 

공항밖으로 나오니 얼굴이 활짝 펴진다.

한국 한번 오기 이리 힘들어서야.

 

아침 8시 3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을 하니 하루가 시작이다.

큰 녀석이 토요일부터 열이 나고 토하고 해서 많이 걱정을 했는데 그래도 약 먹고 잘 버티더니

한국에 도착을 하니 긴장이 풀렸는지 다시 열이 오른다.

해열제 먹이고 언니가 사 온 약 먹이고 잠시 누워 쉬니 좀 나은가 보다.

그런데 밤부터는 하빈이 가 열이 난다.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던 한국을 왔는데 어째 두 녀석이 교대로 열이 오르는지......

그래도 빨리 낫고 싶은지 주는 약 찡그리면서도 잘 받아먹고 비타민C도 먹는다.

내일은 미장원도 가고 시장도 가고 할 일이 많은데.......

                                                                               06년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