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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믿음의 여정

2010년 여름 수련회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0. 9. 5.

1995년 여름 벌러톤 어딘가에서 여름 수련회를 했었다.

새댁이라면서 배려도 깊었고 이런저런 일에서 빼주기도 했지만

너무나 낯설어서 어정쩡하게 서있다가 서툴게 뒷정리 정도 하면서

그렇게 헝가리 한인교회에서의 여름수련회를 했었다.

언제나 2박 3일 교회 식구들이 모두 자면서 수련회를 했었는데

작년부터는 부다에 있는 야노쉬산의 캠핑장에서 하면서

잠은 집에서 자게 되었다.

짐 싸고 풀지 않아 좋기도 하지만 새벽 7시 예배 참석이 좀 힘들었다.

30도가 넘는 날씨였는데 갑자기 온도가 20도로 떨어지더니

토요일은 15도로 그리고 주일아침은 11도였다.

갑자기 떨어지는 온도에 아이들 건강이 걱정되었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해주었다.

주일학교 아이들이 손 전도사님과 함께 말씀을 배우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곳이다.

작년보다 훨씬 아늑하고 깨끗한 장소라서 맘에 들었다.

재주 많으신 전도사님께서 이쁘게 꾸며 놓으셨다.

선생님들과 함께. 

그리고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신 전도사님과

아이들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표현을 했다.

내 눈은 작은 녀석 작품 찾느라 바쁘고.......

예전에는 하은이 때문에 가슴이 저렸었는데

올해는 또 작은 녀석 때문에 가슴앓이가 시작되나 보다.....

걱정했는데.......

그래도 하은이 때보다는 훨씬 낫지 싶다.

 세조로 나누었는데 이 시냇가에 심기운 아름다운 나무가

작은 녀석이 속해있는 조란다.

하빈아,

언니도 겪었던 시간들이었어.

엄마, 아빠의 결정이고 너희들도 하나님 말씀을

배우는 작은 학교가 너무나 좋다고 하며 다니니

이 정도는 감당해야지.

그래야 시냇가에 심기운 나무란다.

이 정도는 충분히 하빈이 가 감당할 수 있어.

그러다 보면 유리 언니처럼,

하은이 언니처럼 튼튼한 시냇가에 심기운

나무가 되는 거란다.

사철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깊이 뿌리를 내리고 굳건하게 서있는

그래서 나그네까지 쉬어갈 수 있는 그런 나무가 되길 엄마가

기도한단다.

사랑해, 너무나 많이 사랑한다.

하빈.

 이쁘다.

우리 하빈이가 그린 교회.

정말 이쁘다.

아담하니 꽃도 있고 아름드리나무도 있고.

예전에 엄마가 어렸을 적

이런 교회에 다닌 적이 있었지.

거기에는 종탑이 있었단다.

친구 없어 안 가고 싶어!

그 말에 또 가슴이 내려앉고.

괜찮아.

그냥 엄마랑 있으면 돼.

예전에 언니도 그랬는데 지금은 하나님이 친구도 보내주고 잘 지내잖아.

하빈이도 하나님께서 친구 보내주실 거야.

싫으면 엄마랑 있어.

그랬더니 그래도 주일학교에 있고 싶다더니 나중에는

재미있다고 한다. 어찌나 다행이던지.

 예배드리는 틈틈이 작은 녀석 있는 곳을 내 발이 찾는다.

어찌 지내나........

멀리서 보니 잘 노는 것 같아 안심이 되고.

마음으로 기도한다.

하나님, 우리 하빈이 반에도 한국 친구 한 명만 보내주세요....

여자 친구로요.

외국 친구는 많은데 한글학교나 교회에서도 함께 한국말로

함께 놀 수 있는 친구요.

에미라 욕심을 부립니다.

라고.

처음 걱정과는 달리 재미있었다고 하니 다행이다. 정말.

하빈아,

친구는 예수님이 제일 좋은 친구야.

평생 함께할 가장 신실하시고 좋은 친구.

그리고 하빈이의 모든 것을 아시고 예비해 주시는 분이

하빈이의 하나님 아버지 시란다.

그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자.

 큰 녀석은 표현을 잘한다.

좋다, 싫다, 슬프다.....

반면 작은 녀석은 평상시에는 표현이 거의 없다가 불쑥불쑥

표현을 하니 준비 없이 듣는 나는 당황을 한다.

그날이 그랬다.

당연히 기쁘게 갈 줄 알았다가 이런 엉뚱한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하나님 말씀을 배워야  하는데.....

하나님을 찬양해야 하는데.....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중고등부들 학생들이

하나님 말씀을 배우는 곳이다.

한 곳은 남학생들이 머물고 이곳은 여학생들이 머무는 곳이다.

예전 이곳에서 밀알 사랑의 캠프를 했을 때 손님들이 이곳에서 머물렀었다.

너무나 익숙한 장소.

그리움이 안개처럼 올라온다.

그리운 얼굴들이.........

 

큰 녀석이 머무는 숙소.

방안을 들어가 보니 다들 나가고 없었다.

기온이 너무 떨어져 걱정이 되지만 아이들은 상관없는 표정이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날 밤 밖에서 오래 있었는지

다들 열이 좀 나고 힘든 얼굴들이었다.

날씨가 너무 추워 이곳에서 수영은 할 수가 없었다.

사랑의 캠프 때 물장구치던 아이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전도서의 말씀이 참으로 진리구나.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어.

그렇게 신나게 함께 섬길 때가 내게도 허락되었었지.

그리고 지금은 다른 자리에 내가 서있고,

이러다 언젠가 또 때가 되면 우린 다른 곳에 있겠지.

그저 그때그때 성실하게 살면 되겠지.

참 교만한 표현이지만

내 속이 시원한 말씀을 들었다.

하은이가 함께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틈날 때마다 딸들과 나누었던 말씀을 목사님께서 정리해서 다시 들려주셨다.

물질도, 복도, 기도도.

그리고 북한.

우리의 아픔.

 한국 방문중 정말 너무나 가보고 싶어서 무지무지

애쓰고 애썼지만 못 가본 곳이 한 곳이 있었다.

바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딸들과 그곳을 꼭 가보고 싶어 전화통 붙잡고 하루를 허비하고

결국 30명을 모집 못해 포기해야 했었다.

통일부에 전화해서 혹시 신청하는 단체가 있으면 함께 가면

안 되겠느냐 물으니 알려 줄 수 없단다.

그리고  통일전망대와 임진각으로 만족해야 했었다.

수련회에서 목사님 말씀을 들으면서 다음에 한국에 들어가게 되면

꼭 30명을 모아서 가봐야겠다

다시 다짐을 해본다.

내 딸들을 우리나라 현실 앞에 세워두고 싶다.

그리고 생각하게 해주고 싶다.

이 현실이 우리나라야. 너희들의 조국이야.

하은이 아기였을 때 헝가리에 있는 난민수용소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교수였고, 박사였던 사람들도 난민촌에서는

남, 여로 나뉘어서 생활하고 있었다.

두고 온 자기 집 사진을 보여주고 행복했던 때의 사진들을

붙여놓고는 보여주었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신청서를 내놓고 하염없이 기다리던 사람들.

헝가리에서 언제까지 머물 수 없기에 아는 사람 다 동원해서

자기를 받아줄 나라를 찾고 있었다.

 

함께 기도하던 분들이 많이 많이 그리웠다.

북한을 위해서 눈물로 기도했던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서

간절히 간절히 기도하던 그 시간들.

정말 너무나 행복했었다.

그래서 또 감사하다.

나에게도 그런 기쁨이 있었기에.......

정말 때가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소홀히 한다면 나중에 나중에 이 시간을

되돌아볼 때 이런 감사가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