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바쁘다는 표현보다는 많이 왔다 갔다 하면서 딸들을 데려오고 데려가고
해야 는 정신없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눈은 왜 그리 하염없이 내리는지......
아직까지도 생전나무에 장식을 하는 헝가리 사람들.
그래서 올해도 많은 나무들이 저리 주인을 기다린다.
전날 에다생일 파티에 간 작은 녀석 태워서는 다시 주은이 생일 파티에 보내고,
두 하은이를 한글학교에서 태워서는 맥도널드에서 간단히 요기를 했다.
그리고 다시 교육관으로 출발.
다음 주에 있을 크리스마스 축하예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이 이리 쏟아지는 날 뭔 일인지 자꾸만 생각지 못한 일들이 생긴다.
스노타이어인데도 에다집 언덕길을 못 올라가 결국 차를 밑에 세워두고
헉헉 거리며 죽을 듯이 걸어 올라가질 않나,
교육관 문이 안열려 결국 50여분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목사님이 오실 때까지.....
이거 오늘 저녁 콘서트나 잘할 수 있으려는지........
3시 15분 콘서트가 있는 곳으로 미리 이동을 했다.
콘서트 전에 하이스쿨 콰이어들이 실버팀(양로원)에 음식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휴~~~~~
또 길을 잃었다.
어째 매년 가는 길인데도 매번 이리 길을 잘못 들어 헤매는지......
그래도 일찍 출발해서인지 10분 전에 도착을 했다.
3주 전부터 우리 학교 전학생들이 음식을 모았었다.
매년 11월 말부터 이렇게 음식을 모아서는 전달을 하는 것이다.
독거노인들이나 아주 가난하신 분들에게.......
들어가기 전에 그레함 목사님께서 기도를 하신다.
지하라서 그런지 들어서면서 쾌쾌한 냄새가 난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벌써 와서 기다리고 계셨다.
헝가리가 개방되고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바뀌는 그 과정을 모두
몸으로 겪으신 분들이다.
누구 말 표현대로 라면 그 과정에서 적응을 못했거나, 아니면 정부 돈을
빼내지 못해 신분상승을 못하고 조금씩 생활이 곤란해지면서 지금이 되신 분들이다.
그분들은 말하곤 한다.
그때가 좋았다고..... 그때는 특별히 가난한 사람도 없고 다들 행복했다고.....
지금은 감자에 빵만 먹으며 고기라면 어쩌다 닭고기가 전부라고.......
옛날을 그리워하시는 분들.
원장님의 감사 말씀이다. 체육선생님 레카가 옆에서 통역을 한다.
하이스쿨 콰이어가 찬양을 한다. 좀 어색한 듯, 수줍은 듯......
외로운 어르신들은 여기나 한국이나... 아니 사람 사는 곳 어디나 같을 것이다.
찬양이 끝나고 아이들이 어르신들께 그동안 모은 음식을 전해 드렸다.
무엇이 들었나 살펴보시는 분들.
인사드리고 우린 크리스마스 콘서트 시간이 다 되어 나오는데
헝가리 분들이 주님을 찬양한다.
같은 찬양을 헝가리 말로 하시는데 뭐라 표현이 안 되는 특별한,
감동이라 표현해도 될는지....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우린 그동안 연습했던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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