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하나 없는 토요일.
아침 8시 30분 아이들은 유리 엄마 차에 태워 한글학교로 보내고
나는 장을 보러 갔다가, 간신히 10시 오전 집회에 참석을 하고
12시 끝나자 마자 한글학교로 딸을 태우러 갔다.
2시까지 스프링콘서트 장소까지 가야 하기에......
간단히 맥도날드 피시버거로 점심을 차 안에서 먹이고
콘서트 장에 가니 좀 이르다. 늦는 것보다 괜찮다. 다행이다.
6학년 하빈이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올해 콘서트에서 3학년 에이든의 가족 연주가 아주 멋졌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진짜 멋지지? 아빠랑 딸이랑 아들이랑 연주하고"
나중에 우리도 하지 뭐.
진짜? 어쨌든 남편 말이 나중에 우리도 하잔다.
말이라도 그리 해주니 좋다.
무대위에 서기만 해도 귀엽고 이쁜 아가들.
연습할 때 보다 노래도 더 크게 잘 부르고.
서툰 몸짓 하나하나에 다들 크게 웃어 주며 박수를
주니 우리 아가들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그리고 긴긴 지루한 시간들.
우리 아가들에게는.
1,2부 모두 합해 2시간
30여분의 긴 시간의 콘서트
시간 동안 그래도 잘 있었다.
저리 몸살을 하며 장난도 했지만 그래도 크게 떠들지 않고 방해하지 않았으니
잘한 것이다.
아침에 하빈이가 불쑥 말을 한다.
"엄마, 나 다음에는 솔로 연주는 안 할래요."
"왜?"
"그냥, 좀 긴장되고 긴장하면 손가락이 부드럽지 않아서 자꾸 실수를 해요."
"괜찮아, 틀리면 어때. 하빈이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엄만 얼마나 좋은데."
" 난 아냐, 다음에는 안 하고 싶어요."
"그래, 그럼. 솔로는 하지 마."
이제 컸다. 작은 녀석.
그전에는 전혀 긴장을 하지 않는 이상한(?) 딸이었었다.
하은이랑 난 손바닥에 땀이 나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었는데 하빈이는 옆에서 졸고 있었다.
그런 녀석이 이젠 긴장이 된다고 하니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그래서 솔로 연주는 하지 말고 다 같이 할 때는 함께 연주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렇게 아이가 자라고 있었다.
탁월한 연주 실력을 뽐낸 우리 예본이.
4학년인데 헝가리 전국대회에서 2위를 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의 딸이다.
그날도 멋진 연주를 들려주었다.
처음 예본이를 헝가리에서 만났을 때는 아장아장 걸음을 떼던 아가였는데......
저리 음악적 재능이 탁월한 줄 몰랐었다.
우리 아가들이 참 잘 자라고 있다.
하은이는 플루트 연주를 실수했다며 안달이다.
괜찮아요~~~~
아무리 말해주어도 엄마라서 위로하는 거라며 속상해한다.
집에서는 실수 없이 잘했는데 긴장을 하니 입술도 마르고......
하지만 에미인 난 진짜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이 녀석 엄마 말을 안 믿으려 한다.
어이가 없어서.
내년에는 두 녀석 다 하이스쿨이다.
올해로 학부모로서의 콘서트는 마지막이다.
참 잘했다. 우리 아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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